(김우중 귀국)김우중은 누구..5년8개월의 세월

68년 대우실업 창업..재계 2위 `대우신화` 창조
세계경영 과도한 확장과 외환위기로 `물거품`
5년8개월 해외 도망자 생활..지병으로 고생
  • 등록 2005-06-13 오전 11:52:47

    수정 2005-06-13 오전 11:52:47

[edaily 양효석기자]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아무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하려고 하는 그런 사람을 우리는 개척자라고 부른다` 지난 89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69)이 펴낸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당시 노사분규 등으로 쓰러져 가던 대우조선을 다시 일으키려고 1년7개월을 옥포에서 먹고 자며 절치부심하던 시절 써낸 공전의 베스트셀러다. 이처럼 대우신화를 만들어냈던 김 전 회장은 우리 경제성장사에 남긴 족적이 많아 그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엇갈리고 있다. 1936년 대구에서 교육자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린시절 집안과 동생들을 보살피기 위해 신문배달과 열무·냉차 장사를 했고, 학생시절에는 차비를 아낀 돈으로 책을 사 공부를 했던 일화는 `김우중 성공신화`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다. 김 회장은 경기고(55회)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67년 자본금 500만원, 직원 5명으로 창업한 대우실업은 대우그룹의 모태가 됐다. 당시부터 98년 재계서열 2위까지 올라선 대우의 성장사는 한마디로 우리 경제사의 축소판이다. 트리코트 원단 수출의 귀재로 불린 31세의 청년이었던 김 전 회장은 서울 충무로의 열평 남짓한 사무실에 대우실업을 만들었다. 대우실업은 정부의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 힘입어 셔츠와 내의류 원단을 동남아에 수출, 설립 1년 만인 68년 대통령 표창을 받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70년대 들어 대우는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발빠르게 편승하면서 무역에서 중공업분야로 급속히 사세를 넓혀나갔다. 76년에는 대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기계를, 78년에는 대우조선의 전신인 옥포조선, 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새한자동차를 각각 넘겨받았다. 80년대 들어 대우실업이 ㈜대우로 바뀌면서 그룹회장제가 도입됐고 그룹 외형이 갖춰졌다. 90년대 들어 대우는 내수보다 해외시장에 역량을 집중했다.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는 베스트셀러를 펴냈던 김 전 회장은 93년 세계경영의 경영이념을 선포하고 해외로 뛰쳐나가면서 세계기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 전 회장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학생·노동운동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던 시절 100여명의 운동권 출신들을 과감하게 채용, 재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그룹경영의 모토였던 `세계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주력집단으로 키우기 위해 직접 면접을 봐가며 이들을 채용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높은 파고를 결국 넘지 못했다. 93년 먼저 세계경영을 선언, 루마니아·폴란드·우즈베키스탄 등 동구권과 구소련 지역에 진출하는 한편 99년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는 등 확대경영 전략을 폈으나 결국 몰락을 자초하고 말았다. IMF 체제 이후 모든 기업들이 감량경영에 몰두하던 상황에서 김 전 회장의 선택은 대세에 역류하는 팽창경영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99년 6월말 대우 사장단 전원이 사표를 제출한데 이어 7월19일 유동성위기 극복방안으로 김 전 회장과 대우 계열사의 10조1000억원 상당의 담보제공이라는 처방이 제시됐고 결국 퇴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김 전 회장은 99년 10월18일 중국 산둥성의 옌타이 자동차부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종적을 감춘 뒤 해외에서 잠행을 계속해왔다. 김 전 회장은 99년말께 미국 동부지역으로 떠나 두달간 머물며 심장질환 치료를 받은 후 프랑스, 모로코, 베트남, 태국, 독일 등을 옮겨다니며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김 전 회장은 인터폴의 국제 적색수배를 받았던 `도망자의 몸`이었다. 적색수배는 인터폴 5단계 수배유형중 가장 가장 단계다. 지난 5년8개월동안 그를 직접 봤다는 목격자들도 적지 않았다. 2000년 2월 프랑스 니스의 파블롱 인근에 있는 고급 주택에 머물며 인근 쇼핑 센터와 골프장을 들르는 모습이 교민들에게 목격됐고, 베트남 호치민시의 대우호텔에도 여러 차례 머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사업 재기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또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의 골프장에서 목격됐다는 현지 교포의 제보가 대우차 노조에 접수되기도 했다. 간간이 국내외 언론을 통해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2002년에는 동남아 한국가에서 문화일보 객원기자였던 도올 김용옥씨를 만나 "대우는 죽었어도 대우의 정신은 살아야한다"며 "대한민국은 나에게 너무도 싸늘한 배신의 등을 돌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듬해 1월에는 포천지와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잠시 (외국에) 나가 있으라고 말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도피 이후 지금까지 지병에 시달려왔다. 장협착증과 심장질환 등으로 미국 등을 오가며 치료와 요양을 병행해 왔다. 김 전 회장은 피곤한 도피생활과 병마와 싸우면서도 베트남 하노이의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등 재기의 끈을 놓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은 그의 귀국을 둘러싼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5년8개월만에 해외 방랑자 생활을 접고 14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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