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오르네·불꽃놀이”…울산 이재민 묵는 호텔에 ‘조롱 메모’

  • 등록 2020-10-15 오전 8:36:47

    수정 2020-10-15 오전 8:36:47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대형 화재가 발생한 울산시 남구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아파트 이재민들이 임시로 묵고 있는 호텔 객실에서 이들을 조롱하는 메모가 발견돼 논란이다.

대형 화재가 발생한 울산 남구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이재민들이 임시로 묵고 있는 호텔 객실에 이들을 조롱하는 메모가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이재민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조롱성 메모. (사진=페이스북 캡처)
자신을 화재 피해 이재민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악성 메모를 발견했다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A씨는 “저는 OO 호텔의 객실이 부족해 다른 곳에서 지내다가 지난 11일부터 OO 호텔에 투숙하게 됐다”며 “다음 날인 12일 아침 객실 내에서 아무것도 안 쓰여 있어야 할 메모지에 적힌 이런 글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 속 메모에는 ‘이재민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라고 적힌 밑에 오마이걸의 ‘불꽃놀이’, 태연의 ‘불티’, 방탄소년단(BTS)의 ‘불타오르네’, 블랙핑크의 ‘불장난’, god의 ‘촛불 하나’, 전영록의 ‘불티’, 옥슨80의 ‘불놀이야’ 등 제목에 ‘불’이 들어간 노래 7곡이 나열돼 있었다.

A씨는 “저희를 향한 비난이 너무 많았던 터라, 다들 더 상처를 받으실까 얘기하지 않고 있다가 이제야 얘기 꺼내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정확한 사실 관계는 아직 모르지만, 불 속에서 구조됐던 저희를 향해 이런 리스트를 적어뒀다는 게 도를 넘은 악의로만 느껴진다”면서 “지금 글을 적으면서도 손이 떨린다”고 토로했다.

그는 “주민 대다수가 잠도 못 자고 후유증으로 힘들어하고 있고, 여러 글과 댓글에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다”며 “저희를 향해 저주를 붓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안 좋고 많은 이재민들이 지내고 있는 호텔에 이런 걸 적어둔 사람이 있다는 게 무섭기도 하다”고 말했다.

A씨는 “직접적인 위해가 없어서 (경찰에) 신고가 불가능하다”며 “정말 어려운 상황에 여러 허위 사실 때문에 저희가 안 좋게만 보이지고 있다. 불 속에서 살아나온 사람들의 마음에까지 불을 내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호텔 측은 메모가 적힌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8일 오후11시7분께 울산 남구 삼환아르누보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16시간 만인 9일 오후 2시50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이 화재로 주민 등 93명이 연기 흡입, 찰과상 등 경상을 입었다.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울산시는 9일부터 화재 피해 주민들을 위해 인근 비즈니스호텔에서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호텔에 묵고 있는 주민은 175명에 이른다.

이를 두고 이에 일각에서 세금으로 호텔 숙식을 제공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일었고, 울산시는 지난 11일 해명자료를 통해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차단과 화재 피해자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숙박비와 식비는 재해구호법의 재해구호기금 집행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지침에 따르면 구호·생계지원을 위한 지급 기준은 숙박비 6만원(1박), 식비 8000원(1식)이다. 숙박비는 7일분을 지급 원칙으로 하되, 불가피한 경우 연장할 수 있다. 숙박료가 6만원 이상 측정된 곳은 차액만큼 본인부담이다.

지난 11일 오전 울산 남구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3층 테라스에서 울산지방경찰청 수사전담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관계 기관 등이 참여하는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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