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연패]삼성이 분석한 원동력, 시스템 야구

  • 등록 2014-10-15 오후 10:02:11

    수정 2014-10-15 오후 10:02:11

삼성 나바로가 15일 대구 LG전서 8회 결승 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삼성 라이온즈가 또 한 번 역사를 썼다.

삼성은 15일 대구 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서 5-3으로 승리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1시즌 이후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 이전의 그 어떤 팀들도 이뤄내지 못한 위업을 또 한 번 완성했다. 한국 프로야구는 아직 삼성 이외의 팀에는 정규 시즌 3연패도 허락한 바 없다.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우승이라는 어려운 목표가 당연해 진다는 건 그만큼의 부담과 위험 요소가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또 자만이라는 내부의 적과도 싸워야 했다.

특히 오승환이 빠진 마운드는 그 공백을 적잖이 느껴야 했다. 임창용의 복귀로 어느 정도 완화 효과가 있었지만 오승환이 지워 준 아웃 카운트 3개의 무게감은 시즌 내내 삼성을 괴롭혔다.

하지만 삼성은 방망이의 힘으로 빈 자리를 메웠다. 팀 타율에서 1위에 오른 꾸준하면서도 파괴력 있는 타격은 삼성이 1위를 놓치지 않는데 가장 큰 힘이 됐다.

삼성은 우승 후 장문의 보도자료를 통해 감격의 우승 소감을 대신했다. 삼성 라이온즈 내부에서 진단한 삼성의 4연패 원동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다음은 삼성의 우승 요인 분석 보도자료 전문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리가 또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전혀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끈기와 근성이 있었기에 지금에 이르렀다.

삼성 라이온즈(社長 金仁)가 다시 한번 정상에 섰다.

삼성 라이온즈는 15일(수) 대구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2014년 페넌트레이스 우승 매직넘버를 소멸시켰다. 지난 2011년 이후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다. 지난해 이미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란 신기록을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는 그 기록을 4시즌으로 확장시켰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위기 상황에도 직면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꾸준하고도 끈질긴 팀컬러를 바탕으로 뛰어난 회복력을 보여줬다.

연속 우승이란 성과 속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 스타일도 확연히 달라졌다. 투수력을 바탕으로 한 ‘계산이 서는 야구’에서 ‘좌충우돌, 그러나 강한 야구’로 변신했다. “삼성 라이온즈 야구가 재미있어졌다”는 의견이 많아진 한시즌이었다.

■끈기와 근성으로 상징되는 삼성의 2014시즌

정규시즌 개막 후 4월19일 현재. 삼성 라이온즈는 5승9패의 성적으로 7위까지 처진 상태였다. ‘그래도 삼성은 곧 만회할거야’란 판단과 ‘역시 삼성도 3년 연속 우승의 후유증을 겪을 수밖에 없나’라는 시선이 공존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다. 차츰 승수를 쌓아가더니 약 4주 뒤인 5월16일 현재 20승1무13패의 성적으로 1위 탈환에 성공했다. 그 때부터 바로 오늘까지, 삼성 라이온즈는 단 한차례도 1위를 내주지 않았다.

그 후 흐름이 나빠진 경우는 몇 차례 있었다. 전반기 막판에 투타 밸런스가 무너지며 4연패를 기록한 채 올스타브레이크를 맞이했다. 게다가 주축 타자 최형우의 옆구리 실금 부상으로 인해 4번타자 없이 후반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추락은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6연승을 달렸고, 최형우가 없었던 13경기에서 11승2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8월 중순에 최형우가 컴백하자 팀성적이 더 좋아졌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8월말에는 류중일 감독 취임 후 최다인 5연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로 인해 8월26일 현재 2위 넥센과 7.5게임차로 벌어졌던 간격이 9월9일 현재 2.5게임차까지 좁혀졌다. ‘사라졌던 1위 경쟁이 다시 시작됐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라이온즈 라커룸에 위축되는 분위기가 전혀 없었다. 이미 지난 3시즌 동안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들이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은 좁혀진 게임차를 즐긴다는 듯 근성을 발휘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지켰다. 시즌 막판에도 넥센에게 추격을 당했지만 버텨냈다.

■4년 연속 우승의 핵심 키워드 : 끈기와 근성에서 비롯된 회복력과 내구성

이제껏 처음인, 앞으로 다시 나오기 힘든 정규시즌 4연패다. 이 과정에서 삼성 라이온즈는 엄청난 끈기와 참고 이겨내는 회복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정규시즌. 9월14일 현재 삼성 라이온즈는 한화에게 패하며 1위 LG와의 간격이 2.5게임차로 벌어졌다. 시즌 15경기만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2.5게임차는 사실상 뒤집기 어려운 수치로 보였다. 그러나 이튿날부터 거짓말 같은 8연승을 달리며 1위 탈환에 성공, 프로야구 역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를 달성했다.

대상을 포스트시즌으로 확대할 경우, 지난해 한국시리즈는 삼성 라이온즈의 끈기가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보여준 최고의 사례였다.

당시 삼성은 5차전까지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최대 위기에 내몰렸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3패로 몰린 팀이 역전 우승을 차지한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 ‘삼성, 확률 0%에 놓이다’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럴 경우, 선수단은 최악의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역사상 최대 반전이 일어났다. 삼성 라이온즈는 5차전부터 내리 3연승을 거두며 ‘확률 0%’의 벽을 깼다.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통합 3연패. 오히려 드라마틱한 과정이 있었기에, 사상 첫 통합 3연패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끈기와 근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통계치가 있다. 올해 삼성 라이온즈는 7회까지 리드 당한 경기에서 9승33패(10월14일 현재)를 기록했다. 7회까지 리드 당한 경기의 승률이 2할1푼4리라는 건 놀라운 수치다.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8개 팀의 올시즌 7회까지 뒤진 경기 합산 성적은 43승4무418패(10월14일 현재)로 승률 9푼3리에 머물고 있다.

삼성 투수진의 내구성(Durability)도 근성의 산물이다. 내구성은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평가 잣대로 삼는 중요 개념이기도 하다. 정규시즌 4연패를 이루는 동안 삼성 투수진은 매우 뛰어난 내구성을 보여줬다. 주요 투수 가운데 치명적인 부상이나 수술로 장기간 마운드를 떠난 사례가 없었다. 윤성환, 장원삼, 배영수, 안지만, 차우찬 등이 선발과 불펜에서 핵심 역할을 해줬다. 많은 투수들이 2~3년간 활약한 뒤 후유증을 겪는데 반해, 라이온즈 투수들은 별다른 이탈자가 없었다.

올시즌만 해도 삼성은 선발투수 5명이 모두 100이닝 넘게 소화하는 드문 사례를 보여줬다. 여러 해설위원들이 “거의 모든 투수가 특별히 아픈 곳 없이 매해 꾸준하다는 점이 삼성의 강점”이라고 평가한다.

마무리 오승환이 올초 일본프로야구로 떠났다. 삼성 라이온즈는 개막을 앞두고 임창용을 데려왔다. 시즌 중반 이후 블론세이브가 많아진 건 사실이지만, 라이온즈가 시즌 초반에 상승 기류를 타는데 있어 임창용이 분위기를 잡아줬다는 점에 이의를 달 팬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시스템 야구의 결실

지난해 통합 3연패를 달성하면서 삼성 라이온즈의 시스템 야구가 화제를 모았다.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경산볼파크 준공 등을 통해 하드웨어 시스템을 정비해온 삼성은 최근 몇 년간 소프트웨어 시스템과 인적 시스템 강화에도 큰 노력을 기울였다. 올시즌에도 시스템 야구는 좋은 결과물을 낳았다.

□화수분 야구로 위기 탈출

올해 개막을 앞두고 주전포수 진갑용이 팔꿈치 수술로 인해 전력에서 제외됐다. 백업 포수인 이지영마저 개막전 한 경기를 뛴 뒤 늑간 근육 부상으로 이탈했다. 하지만 2년차 포수 이흥련이 시즌 초반에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이뿐만 아니다. 외야 전력에 차질이 빚어지자, 신고선수 출신인 박해민이 등장해 맹활약을 했다. 기존 주전 선수들은 “내가 없어도 팀성적이 떨어질 것 같지 않다.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고 말하곤 했다. 6월 중순에는 지난 1월 론칭한 BB 아크(Baseball Building Ark) 출신의 왼손 신인투수 이수민이 부상중인 장원삼을 대신해 1군에 올라 첫 승을 따내며 활약하기도 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수년간 외부 대형 FA를 영입하지 않고 내부 육성에 힘썼다. 차우찬, 김상수, 정인욱, 심창민, 배영섭, 이지영 등 1군 전력을 자체적으로 키워냈다. 거슬러 올라가면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 현재 주축 타자들도 내부 육성의 전형이다. 올시즌에는 박해민과 이흥련이 잠재력 폭발을 보여줬고, 박찬도와 김재현 등 어린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신구 조화

올해가 풀타임 첫해인 박해민은 “선배들과 1군에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게 많다. 늘 여유있어 보이면서도 경기 상황에 들어가면 타이트한 승부를 즐기는 것 같다. 이렇게 저력 있는 팀에서 신인 시절을 보내고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게 느껴진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박해민이 언급한 ‘저력’을 상징하는 선수로 이승엽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부진했던 이승엽은 개막부터 6번 타순에 고정됐다. 이승엽은 7년만에 30홈런을 넘어서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박해민이 번트로 2루타를 만들거나 외야에서 야생마처럼 뛰어다니며 호수비를 보여주는 동안, 이승엽은 ‘홈런 치는 6번’의 이미지를 쌓은 한해였다. 신구 조화의 전형이다.

□팀(Team) 삼성은 스타플레이어 보다 강하다

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3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음에도 개별 타이틀홀더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많이 배출하지 못한 편이다. 많은 야구인들이 이 점을 주목한다.

역설적으로 삼성의 강점이기 때문이다. 특정 한두 선수에 편중되지 않은 대신, 팀플레이에 강점이 있다. 꼭 필요한 1점을 뽑거나 혹은 그걸 막아야 할 때 강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올시즌 1점차 승부에서 21승14패(10월14일 현재), 승률 6할로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강했다.

□류중일 감독의 결단력

지난 시즌을 끝으로 배영섭이 군복무를 시작하면서 삼성 라이온즈 1번 타순이 비었다. 이런 저런 시도 끝에 류중일 감독은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를 4월20일부터 1번 타순에 배치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나바로가 1번으로 나선 그 날부터 5월25일까지, 라이온즈는 23승1무4패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류중일 감독 취임후 최다인 11연승도 이 시기에 이뤄졌다. 30홈런에 성공한 나바로는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역대 네번째 외국인타자가 됐다. 2루수로서 20-20 클럽에 가입한 프로야구 세번째 선수이기도 하다.

시스템 야구에 필요한 지도자 영입을 중시하는 류중일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분석에 능한 김평호 코치를 영입했다. 그 결과 김상수는 삼성 라이온즈가 역대 단 한번도 품에 안지 못했던 도루 타이틀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팀 전체로도 도루 수가 크게 증가했다.

■박한이에게서 삼성이 보인다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의 과정에서 삼성 라이온즈는 일관된 컬러를 보여줬다. 첫째, 화려하진 않으나 꾸준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둘째, 상대적으로 스타플레이어가 많지 않지만 끈끈한 팀워크로 뭉쳐진 팀이다. 셋째, 근성이 있는 팀이다. 넷째, 계속해서 ‘의미 있는’ 신인이 등장했다. 다섯째, 고참 선수들과 신참 선수들의 조화가 돋보였다.

이 같은 삼성의 강점을 언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외야수 박한이의 성실함과 꾸준함이 오버랩 된다. 화려한 선수는 아니지만 책임에 충실한 선수다. 자기 관리가 잘 되니 기복이 심하지 않다. 박한이는 올해 14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꾸준하면서도 끈질긴 성과를 이어갔다. 삼성 라이온즈가 추구하는 팀컬러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다.

개인과 팀, 현장과 프런트의 상호 존중과 소통이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삼성 라이온즈의 2014년 정규시즌도 좋은 결말을 맺을 수 있었다. 통합 4연패란 더 큰 목표를 위해, 삼성 라이온즈는 한국시리즈까지 남은 기간 동안 전력을 다해 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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