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대표적 건강 불청객 ‘온열질환·심장마비’에 대처하는 법은?

  • 등록 2023-08-01 오전 9:29:15

    수정 2023-08-01 오전 9:29:15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본격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말만 들어도 즐겁고 들뜨기 마련인 휴가인데, 때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건강을 해쳐 휴가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안전하고 즐거운 휴가를 위해서는 사전 대비가 필수다. 여름 휴가철 대표적인 불청객인 온열질환, 외이도염, 심장마비 등의 진단·대처·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일사병(열탈진)과 열사병’

흔히 일사병이라 부르는 열탈진은 심부(몸속)체온이 섭씨 38~40도 사이로 상승한 상태를 말한다. 체액(수분)이 부족한데, 소실된 체액을 전부 보충하지 못하면서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의식은 명료하나 두통, 구토, 피로, 무력감, 몽롱함, 구역감 등 증상이 있다.

열사병은 신체의 열 발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심부체온이 섭씨 40도 이상으로 상승하는 경우를 말한다. 중추신경계 기능이상, 무한증이 나타나는 고체온 상태다. 의식장애, 경련, 편측마비, 운동실조, 근육 강직 등 증상이 발생한다.

인천세종병원 응급의학과 고원빈 과장은 “일사병·열사병으로 환자가 쓰러졌을 때는 우선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긴 후 의복 및 장구류 등을 해제한 뒤 냉찜질 등 냉요법으로 체온을 낮춰야 한다. 열사병의 경우 30분 이내로 심부체온을 40도 이내로 낮춰야 한다. 미지근한 물을 몸에 뿌린 뒤 선풍기 바람을 쐬게 하거나, 두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하면 도움이 된다.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마실 물을 줘도 되지만, 의식이 없다면 강제적으로 물을 먹이지 말고 신속히 응급실로 이송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일사병과 열사병 구분이 어려운 환자가 많은 탓에 병원에서는 일단 열사병에 준해 환자를 치료하게 된다. 정맥을 통한 수액 치료를 우선으로 하며 감염이나 염증, 약 부작용, 갑상선 질환, 악성 고열증 등을 감별하는 과정도 거친다. 환자가 혼수상태이거나 경련을 보이면 산소를 투여하고 기도 유지 처치를 하는데,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기관삽관 후 인공호흡기 치료를 진행한다.

고원빈 과장은 “일사병·열사병 예방에는 주기적 휴식과 수분 섭취가 핵심이다. 부득이 고온의 환경에 장기간 노출돼야 하는 경우 응급처치 키트 등 물품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외이도염

덥고 습한 여름은 외이도염이 발생하기 쉬운 계절이다. 잦은 물놀이도 외이도염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귓속 환기를 방해하고 습기를 증가시키는 보청기나 이어폰 등 기구도 외이도염의 위험 인자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외이도염은 귀지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약산성의 귀지는 세균과 곰팡이 번식을 막고, 기름막을 형성해 수분을 차단하는 등 외이도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물놀이 후 이러한 귀지를 자주 닦아내는 경우 외이도 피부 보호층을 파괴시키는 행위와 다름없다. 외이도 피부에 국소 염증이 발생하면 가려움이 유발돼 외이도를 더 긁게 되며, 이런 악순환으로 피부 손상을 악화하고 각종 세균이 침범하는 이차 감염으로 진행된다. 드물지만 건선이나 아토피 피부염 등 피부질환과 귀걸이나 샴푸, 화장품 등 성분에 의한 알러지 반응으로도 외이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인천세종병원 이비인후과 김태욱 과장은 “외이도염 증상은 가려움이 가장 흔하며, 염증이 심해짐에 따라 통증과 분비물이 생긴다. 심한 경우 부종과 분비물로 인해 외이도가 막혀 이충만감과 청력감소가 나타나게 된다”면 주의를 당부했다.

외이도염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면봉으로 귀지를 자주 닦아내지 않는 게 중요하다. 물놀이 중 귀에 물이 들어가 멍하다면 고개를 살짝 흔들거나 쿵쿵 뛰어 물기를 빼고 드라이어의 약한 바람으로 말려주는 것이 좋다. 물놀이 전에 귀마개를 써서 외이도 내 물의 유입을 차단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의 귓구멍에 비해 지나치게 커서 단단히 끼는 이어폰 제품은 피하고, 이어폰을 손소독제나 알콜솜 등으로 자주 닦아주는 것도 외이도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 심장마비(심정지)

폭염과 익수 등 이유로 여름철 심장마비 환자 발생은 증가한다. 국내 병원 밖 심장마비 환자의 생존율은 5%에 불과하다. 심장마비 환자를 살리려면 최초 목격자의 응급처치(심폐소생술·CPR)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심폐소생술에 탁월한 자동심장충격기(자동제세동기)가 주변에 있다면 즉시 가져와 사용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인천세종병원 응급의학과 김순용 과장은 “심장마비를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수 분 내 목숨을 잃게 된다. 반대로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면 생존율은 2~3배 정도 높아진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어깨를 두드리며 괜찮은지 큰 소리로 물어 먼저 반응을 확인해야 한다. 반응이 없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하며, 119 응급의료전화상담원과 스피커 통화를 유지하면서 안내에 따라 가슴뼈 부위를 반복적으로 압박하는 가슴압박 소생술을 시작해야 한다. 인공호흡까지 병행하는 심폐소생술 방법을 모르는 경우, 가슴압박 소생술만 하도록 권장한다.

가슴압박 소생술은 가슴뼈 아래쪽 절반 부위를 강하고 규칙적으로, 빠르게 압박하는 게 핵심이다. 한쪽 손바닥을 압박 위치에 대고, 그 위에 다른 손바닥을 겹친 뒤 팔꿈치는 편 상태로 체중을 이용해 압박해야 한다. 압박 깊이는 5㎝(소아는 4~5㎝), 속도는 분당 100~120회를 유지해야 한다.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모두 하는 경우 가슴압박 30회, 인공호흡 2회 과정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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