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들 '형량 차별'에 벙어리 냉가슴..그룹간 희비 교차

2012년 경제민주화 붐 이후 '징역3년 집유 5년' 공식은 깨져
재판부 따라 형량과 수감기간 지나친 차이..SK, CJ "벙어리 냉가슴"
  • 등록 2014-09-14 오후 4:09:08

    수정 2014-09-14 오후 4:37:2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내 재벌 총수들에 대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이라는 ‘정찰제 판결’이 무너지고 있지만, 선고 결과가 너무 달라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재벌이라고 해서 무조건 사법처리를 면제받을 이유는 없지만, 재판부에 따라 형량이 지나치게 차이가 나고 실제 수감기간 역시 크게 다른 이유에서다.


1천400억원대의 횡령ㆍ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호진 전 회장(왼쪽)이 2011년 6월 모친 이선애씨와 함께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벌총수에 대한 판결은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 붐이 일던 2012년 2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선고 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재판 중 간암 수술을 받았던 이호진 전 회장에게 징역 4년6월의 실형이, 당시 84세의 고령이던 모친 이선애 전 태광산업 상무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되면서 ‘모자 구속’이란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연이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LIG그룹 비리 사건에서는 구자원 회장이 78세의 고령에도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었다.

이는 과거 횡령·배임·분식회계 등 ‘화이트 범죄’ 혐의로 재판받은 재벌 총수들이 한결같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라는 판결을 받고 대부분 특별사면으로 나온 것과 온도 차가 난다. 과거 이건희, 정몽구, 최태원, 박용성 회장 등이 이런 경우였다.

형량과 수감기간 차이 커

재벌이든 아니든 법정에서 양형 기준에 따라 판결받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게다가 대법원 양형 기준은 횡령 배임의 액수 등에 대해 세밀한 기준이 있고, 유죄에 대해서도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김승연 회장과 최태원 회장, 이재현 회장에 대한 선고내용과 사법부가 인정한 배임·횡령 혐의 등을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배임 1585억 원의 김승연 회장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횡령 450억 원의 최태원 회장은 징역 4년을, 배임 309억 원과 횡령 115억 원, 조세포탈 251억 원의 이재현 회장은 징역 3년(항소심)인 것이다.

물론 재판 대응 과정에서 변호인 등의 실수로 첫단추를 잘못 끼워 ‘양치기 소년’으로 오해받게 됐거나, 고령이거나 건강 문제가 심각해 법정 구속이 어려운 경우 등 여러 사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 놓인 SK나 대법원 상고를 추진 중인 CJ는 ‘벙어리 냉가슴’인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은 2013년 1월 31일부터 지금까지 600일 가까이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이는 역대 재벌총수 중 최장 기록이다.

이재현 회장은 2013년 7월 구속영장 발부 이후 107일 동안 구치소 생활을 하는데 그쳤지만, 만성신부전증으로 아내의 신장을 이식받은 뒤에도 구치소에서 응급실로 실려갈 만큼 건강이 악화됐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이 너무 안 좋아 실형은 사형선고와 마찬가지”라면서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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