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이데일리 이용성, 이성기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참사 현장을 비공개로 찾았다. 지난 12일 밤 돌연 선거운동 일정 전면 중단 선언 후 숙고에 들어간지 나흘 만에 사실상 선거 일정을 재개한 셈이다. 대선 행보 복귀 선언을 앞두고 사고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진보 정치의 소명을 되새기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 심상정(오른쪽) 정의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참사 현장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강은미 의원.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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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에 따르면 심 후보는 당과 사전 조율 없이 이날 오전 11시 35분께 사고 현장을 찾아 실종가족대책위원회를 만났다. 심 후보는 이 자리에서 “애타는 심정이실 텐데 빨리 수색이 완료되기를 바란다”면서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는 취재진에게 “마음이 찢어져서 내려왔다. 참사가 났는데 물러서있기 죄송스러워 실종자 가족의 얼굴을 뵈러 왔다”고 말했다.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해선 “나중에 기자회견을 통해서 말하겠다”고만 했다.
앞서 심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들과 한마음으로 (실종자)여섯 분 모두 무사하기를 기원하며 제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하겠다”면서 “무엇보다 이번 사고 아파트의 시공사가 작년 `학동 참사`를 일으킨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실종자분들부터 찾은 다음, 이 부분에 대해서 확실한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의당 선대위 측은 “심 후보가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의 시간을 갖기로 한 발생했던 안타까운 사고여서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 것 같다”며 “오늘까지 숙고의 시간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조용히 찾아뵙고자 비공개 일정으로 찾아간 것”이라고 전했다.
심 후보는 17일 당 대표단-의원단 회의에 참석해 숙고의 결과를 보고한 뒤, `대국민 메시지` 발표와 함께 선거운동 일정에 공식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의 희망, 시민의 꿈을 향해 깊은 성찰과 쇄신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는 결심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 후보 측은 “지지율 차원뿐 아니라 진보 정당과 진보 정치의 존재 이유에 대해 어떻게 국민적 신뢰의 기반을 구축할 것인가,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면서 전열을 다시 가다듬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심 후보 자택을 방문한 여영국 대표도 취재진에게 “진보 정치를 걸어 온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그 소임을 맡고자 한다 말씀 하셨다”고 전했다.
한편, 심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지난 12일 돌연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갔다. 이후 정의당은 선대위 해체를 선언한 데 이어 15일 의원단·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인선을 포함한 전면 쇄신안을 수용키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