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패스 임상 실패]①앞뒤 안 맞는 해명...임상 디자인 부실 방증

정신 올리패스 대표, 이데일리 기사에 반박
수백 명 필요한 통증 임상, 환자수 적어 주관적 지표 객관화 어려워
회사 임상개발 능력 스스로 확신 못해
이중맹검 디자인 수정했는지도 의문
  • 등록 2023-11-30 오전 9:17:05

    수정 2023-11-30 오전 9:17:05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올리패스가 이데일리가 제기한 비마약성 진통제 ‘OLP-1002’ 임상에 대한 지적에 반박하고 나섰다. 임상 지표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했고, 효능 연구를 충분히 했다고 해명했다. 또 스폰서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임상 2상 실패는 회사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임상에서 충분히 객관성을 확보했는지 의문이고, CRO의 책임으로 모든걸 돌릴수 없다고 보고있다.

29일 올리패스(244460)는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데일리 ‘비마약성진통제 임상 실패, 총체적 난국 직면한 올리패스(11월 29일 기사)’ 기사에 대한 반론을 제기했다. 이데일리는 해당 기사를 통해 약물 농도와 통증 감소 패턴이 일정하지 않은 부분을 지적하며, 약물 검증에 대한 의문을 표시했다. 또 주관적 지표로 여겨지는 WOMAC과 VAS(시각통증척도)에만 의존한 것에 대한 부분도 지적했다. 이어 이번 임상 실패를 CRO 탓으로 돌리기에는 회사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올리패스 반박문 중 일부.(자료=올리패스)


WOMAC 보편적-바이오마커 없다? VS. 모수 적어 객관화 어려워

올리패스 정신 대표는 먼저 “WOMAC과 VAS 스코어는 관절염 통증 환자 대상 임상 시험에서 보편적으로 채택되는 통증 지표다. 주관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다수 환자가 인지하는 통증의 평균은 일정 수준으로 수렴하게 된다”며 “다수 환자들이 인지하는 통증의 평균을 평가 지표로 채택하는 과정에서 객관화된다. VAS 스코어가 임상 의사들의 문진에 따라 측정됐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환자들이 매일 매일 인지하는 바에 따라 직접 기록해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WOMAC은 퇴행성 관절염 평가를 위해 제작된 척도 설문지다. VSA는 시각통증척도로 1부터 10까지 통증 척도를 환자가 느끼는 정도를 직접 기입하는 형태다. 두 가지 모두 주관적인 방식으로 절대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

특히 정 대표 설명대로 객관화 하려면 임상에 참여한 환자 수가 많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환자 수가 적을수록 평가를 평균으로 낸다고 하더라도 데이터를 객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실제로 올리패스는 임상 2a상 오픈라벨 임상 용량 탐색 연구에서 6개 용량별 환자 5명씩을 평가했고, 위약 대조 이중맹검 2단계 중간 평가(위약·1mcg·2mcg)는 각 시험군당 10명씩 진행됐다. 이중맹검 2단계 확장 평가 역시 3개의 시험군당 20명씩 진행됐다.

바이오 기업 연구원 A씨는 “일반적으로 진통제의 경우 통증 임상 시험에서 위약 효과를 뛰어넘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험군당 최소 100명, 최대 200명 이상 환자에 대한 평가를 한다”며 “올리패스 임상은 시험군당 모수가 너무 적어, 신뢰할 수 있는 통계분석을 하기 어렵다. 적은 모수로 WOMAC 또는 VAS를 활용해 어떻게 객관화시켰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VAS 스코어를 임상 의사 문진이 아니라 환자가 직접 기입하는 것이라면 더욱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마커가 없다면 찾으려고 노력은 했는지 의문이다. 가설을 세우고, 설계하고 검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올리패스가 내놓은 내용만 보면 그런 노력을 안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전직 바이오 기업 임원 B씨도 “올리패스 임상에 대해 바이오마커를 언급한 것은 객관화된 수치를 만들기 위해 회사가 노력을 안했다는 지적을 한 것”이라며 “통증이라는 것이 주관성이 높은 만큼 임상 1b상에서도 문제가 있었던 만큼 객관화된 데이터를 내놓기 위해 여러 방법을 강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올리패스 반박문 일부.(자료=올리패스)


CRO 일부 부실 확인-임상시험법 보완? VS. 이중맹검 디자인 의문

정신 대표는 CRO에 책임을 전가한다는 지적에 대해 “올리패스는 전형적인 과학자로 구성된 집단”이라며 “임상 1b상에서 임상수탁기관의 일부 부실을 확인했지만, 일차적으로 우리의 지식 및 판단에 허점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임상시험법을 보완해 임상 2a상에 도전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 대표의 이런 해명은 본인들의 부실함을 더욱 역설하는 꼴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연구원 A씨는 “이미 임상 1b상에서 CRO의 일부 부실을 확인하고, 임상시험법을 보완해 임상 2a상에 도전했다고 했다. 하지만 CRO와 얼마나 구체적으로 협의했는지 알수 없다. 또 이중맹검 디자인을 수정한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임상 결과로는 임상 디자인을 수정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정 대표가 언급한 “위약대조 이중맹검 시험법이 통제가 무너진 경우 과도한 위약 효과의 반복적 발생이 가능하다”는 대목도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는 게 바이오 업계 설명이다. 바이오 기업 연구개발 본부장 C씨는 “위약대조 이중맹검 시험이 통제가 무너지면 위약 데이터가 높게 나온다는 것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연구원 A씨는 “반박문 자체가 논리적으로 정리된 것 같지만 근거가 없는 주장을 하거나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있다”며 “내용들을 들여다보면 임상 디자인이 부실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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