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탄핵…이재명 “책임 물어야”, 박용진 “피해자 행세 빌미”

[이데일리 박기주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거대 야당으로서의 행보에 대해 이재명 후보와 박용진 후보가 서로 엇갈린 해법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강훈식, 박용진 당대표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열린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당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 출연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안 발의 등 강경 노선을 예고했고, 박 후보는 불합리한 공격으로 정부 여당에 약점을 잡히면 안 된다며 합리적 행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행된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 장관 탄핵안 발의 주장이 유효하느냐’는 질문에 “헌법을 어기는 행위, 하위 규범인 법률을 어기는 국정 운영이 있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경찰국 신설 등)행위 자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기본적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책임을 물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치행위는 강도가 낮고 세고,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견제 역할을 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법치 행정이 아닌 시행령을 만들어 자기들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며 “과거 박근혜 정부 때도 있었던 일인데, 이는 막아야 한다. 탄핵안만 하자는 것이 아니고 불법적 요소를 찾아내 필요하다면 다른 조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탄핵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실효적 조치다. 해임 건의안은 안 받으면 그만이라 시간 낭비하는 것”이라며 “너무 심각한 현안이라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너무 강경한 투쟁은 오히려 정부 여당의 반격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며 합리적 방식의 야당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윤 정부 실정에 야당에게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부 여당 역공의 빌미를 줘서도 안되고, 불합리한 공격으로 약점을 잡혀서도 안된다”며 “탄핵이라는 절차는 지루한 과정이 되고, 윤석열 대통령이 ‘거대 야당이 우리를 못 살게 굽니다’라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현명한 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언급하며 강경노선의 결과가 좋은 것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가두 투쟁, 삭발투쟁, 단식투쟁, 초강경 노선을 황 전 대표가 이끌었고 그 결과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 중) 누가 대표가 되도 황 전 대표를 능가하진 못할 것이다. 선명한 투쟁이 강한 것이 아니라 이기는 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내 악성 팬덤도 거론했다. 그는 “정치 훌리건이라고 불리는 악성팬덤 좌표부대와 헤어져야 한다. 우리 안에 태극기부대와 전광훈 목사가 없느냐”며 “좌표찍기와 인신공격, 혐오, 살해협박 등은 반드시 결별하고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