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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푸른 바탕에 올린 단출한 선과 선. 면이라곤 분홍색 동그란 원뿐이다. 머리 모양만 남긴 작업자가 뭔가 열심히 만드는 모습이 언뜻 연상되기도 한다. 최대한 간결하게 말이다.
한때 작가는 지도 속 도시공간을 컴퓨터데이터로 변환해 자신만의 추상언어로 바꿔낸 작품을 내놨더랬다. 사람의 상상으로 만든 선이란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의적으로 선택한 기제였다고. 작가 경현수 얘기다.
결국 작가가 여전히 어느 ‘장소’에 머물고 있는 건 맞는 듯하다. 애써 지표를 내보이는 듯도 하고. 어쨌든 그를 찾아갈 수 있는 단 하나의 힌트는 ‘무제 무제-202007’(Untitled Untitled-202007·2020)다.
10월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7길 이유진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무제 무제’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릭. 72.7×60.6㎝. 작가 소장. 이유진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