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위안화 추락악몽` 재연될라…中당국, 긴급조치 나섰다

1달러=6.9위안 넘어서자…3일밤 선물환 예치금제 부활
1년만에 재도입…위안화 하락베팅 역외투기세력 억제
위안화 6.84위안까지 반등했지만…하락압력 지속될 듯
고조되는 무역전쟁 우려에 도이체방크도 위안화 전망↓
  • 등록 2018-08-04 오후 2:28:10

    수정 2018-08-04 오후 2:34:27

중국 당국이 집계하는 위안화 인덱스 지표 (그래픽=WSJ)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 위안화 가치가 빠른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어느새 1달러당 7위안이라는 분기점 근방까지 떨어지자 중국 외환당국이 긴급 시장 개입에 나섰다. 고조되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자본 유출이라는 금융 불안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말을 앞둔 지난 3일밤 중국 외환당국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1년만에 처음으로 선물환 거래에 20%의 예치금을 부과하는 조치를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선물환 예치금 제도는 위안화 평가절하로 자본 유출 우려가 커졌던 지난 2015년 10월에 처음 도입됐다가 작년 9월 폐지된 것으로, 시중은행들이 선물환 거래에 나설 때 전체 거래대금의 20%를 인민은행에 예치금으로 쌓도록 하고 있다. 이 예치금은 1년간 0% 금리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선물환 거래비용이 올라가면서 위안화 하락에 베팅하는 역외 투기세력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인민은행은 “이번 예치금 제도 부활은 거시경제 금융시스템의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앞으로도 위안화 가치가 대체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같은 인민은행의 개입이 발표되자마자 역외에서 위안화 가치는 즉각 반등했다. 1달러당 6.9위안을 훌쩍 넘었던 위안화 가치가 6.84위안 수준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역내외 위안화는 최근 두 달도 채 안되는 기간동안 달러대비 7% 가까이 추락했다.

지난 2015년 하반기 가파른 평가절하 이후 위안화가 차츰 안정세를 되찾자 외환당국은 균형잡힌 환율정책을 고수해왔다.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것을 막아 자본 유출을 차단하면서도 적절하게 가치 하락을 유도해 중국 수출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조치도 중국 당국의 환율정책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는 쪽으로 기울게 됐다. 특히 중국 정부는 2000억달러에 이르는 중국 수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지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치에 맞서 이날 밤 60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에 대한 5~25% 보복관세 부과 리스트를 발표했다. 결국 선물환 예치금 제도 부활은 이같은 무역전쟁 고조를 감안한 조치일 수도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확산으로 중국 경제 성장률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안화 가치는 더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 이번주에도 도이체방크가 위안화의 달러대비 가치 목표치를 올해와 내년말에 1달러당 6.95위안과 7.4위안으로 각각 더 낮춰 잡았다. 이먼 데릭 BNY멜론 수석 외환시장전략가는 “중국 외환정책은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이번 조치가 성공하느냐 여부에 따라 전세계 증시와 원자재시장이 곤두박질 치느냐, 반등하느냐가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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