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시장, 팔걷은 외국계..맘만 급한 국내사

맥쿼리, 시장 진입 6개월만에 발행시장 3위..리먼은 LP 1위
"운용능력, 외국계가 한수 위"..국내사, 서브프라임 충격 딛고 절치부심
  • 등록 2008-01-24 오전 10:28:07

    수정 2008-01-24 오전 10:28:07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개설 2년만에 세계 4위 시장으로 성장한 국내 주식워런트(ELW)시장에서 외국계 증권사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다. 

국내증권사들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발행은 물론, 유동성 공급에 이르기까지 첨단 서비스로 무장한 외국계 증권사들이 사업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이들은 국내 증권사에 비해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그동안 해외에서 쌓은 노하우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요 ELW 시장 규모

◇외국계 증권사, 거침없는 성장세.."시장선점 나선다"

지난 7월 국내 ELW 시장에 첫 진출한 맥쿼리증권은 6개월만에 발행시장에서 3위권에 진입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자료:동양종합금융증권

지난해 4분기(10월~12월) 3개월간 맥쿼리가 발행한 종목은 모두 134개. 같은기간 전체 발행물량 953개의 14%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굿모닝신한증권(202개)과 우리투자증권(152개)을 바짝 뒤쫓고 있다. 

유동성 공급(LP)시장에선 리먼 브러더스의 약진이 눈부시다. 2006년 11월부터 LP를 시작한 리먼 브러더스는 지난해 9월 시장 점유율 67.9%를 기록한 뒤 꾸준하게 50%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보이고 있다.

지난 연말 장외파생상품 거래업무 겸영인가를 받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역시 올해부터 ELW를 포함한 한국 파생상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1분기 중 ELW 발행을 개시할 계획인 씨티는 내달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한국시장 공략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장외파생상품 겸영 인가는 있지만 국내에 법인이 아닌 지점형태로 영업하고 있는 리먼이 법인을 설립한 뒤 발행시장에까지 뛰어들 경우, 국내 ELW 시장에서 외국계의 파워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증권사, 주저앉은 증시따라 `울상`

반면 2005년 12월 시장 개설과 함께 영업을 시작한 국내사들은 이같은 외국계 공세에 잠시 주춤한 모양새다.

발행시장에서는 굿모닝신한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 이름값을 해내고 있지만, 그 외 증권사들은 한 달 평균 10~20여건 남짓한 발행물량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유동성 공급면에서도 마찬가지. 한국투자증권 정도가 10%대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을 뿐, 그외 증권사들의 시장점유율은 모두 한 자릿수대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대형 증권사들은 자체적인 트레이딩 인력을 보유, 리스크 관리를 통해 헤지에 나서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교보증권이나 메리츠, 대신증권 등은 유동성 공급마저 타사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국내 ELW시장이 외국계 증권사로 급격히 기운 것은 지난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로 주식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부터.

해외 시장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탁월한 헤지 능력을 보여준 외국계와 달리 기존 발행 물량의 손실을 그대로 떠안을 수 밖에 없었던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시기를 늦추면서다.

일단 발행을 줄이고, 호가 스프레드를 무리하게 벌리는 등 손실을 줄이려 안간힘을 썼지만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무수한 질타를 받는 등 일정 부분 영업기반을 훼손당할 수 밖에 없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당시 7월과 8월 두달간 국내 증권사들은 ELW 영업에서 726억원대의 손실을 입었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은 같은 기간 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절치부심 국내 증권사..차(車) 떼고 포(包) 떼고

최근 들어 제휴관계에 있던 해외 증권사와의 관계가 끊어진 것도 국내사로서는 부담이다. KBC증권과 제휴를 맺었던 대우증권을 비롯, BNP 파리바-우리투자증권, 소시에떼 제네랄-한국투자증권 간의 제휴계약이 모두 종료된 상태.

이들 업체들은 자사의 시장 경쟁력이 제고돼 제휴 연장을 할 필요 없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들 대형사들이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울며 겨자먹기로 독자생존을 택했을 것이란 이유가 더 현실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이 자사만의 시스템을 갖추려 노력하지 않고 외국계에 의존하는 관행을 고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 것으로 안다"며 "지적이 이어지자 어쩔 수 없이 제휴 연장을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귀뜸했다.

여기에 연봉을 비롯한 처우 문제로 인한 인력이탈도 국내증권사로서는 적지않은 고민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국내 증권사 인력 빼내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 이에 국내 증권사를 떠나 외국계에 둥지를 튼 ELW 트레이더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계 "한국시장 블루오션"..능력도 한수 위

이처럼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ELW 시장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것은 국내 파생상품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로 인해 향후 블루오션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국내 파생상품시장 거래규모는 1경8626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79.6%나 증가했다. 
 
ELW시장의 경우, 개장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4000억원대에 이르기도 했지만 지난해 7~8월 서브프라임 사태로 잠시 주춤한 상태. 하지만 9월 이후부터는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ELW는 주식과 선물, 옵션을 비롯 ELS나 여타 파생상품의 헤지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의 수익창출이 가능해 파생상품 시장의 확대는 ELW 시장 확대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그만큼 헤지 능력이 우월한 외국계가 시장 선점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
 
거래소 관계자는 "헤지를 포함한 운용능력 면에 있어서 외국계는 그동안 해외에서 충분한 노하우를 갈고 닦은 바 있어 한수 위의 실력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시장만을 놓고 파생상품을 운용하는 국내사와 달리, 홍콩과 싱가포르 등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외화거래까지 헤지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외국계가 경쟁력면에서 우월하다"고 평가했다.

더군다나 올해는 기초자산도 확대되고, 만기 1개월 전 호가제출 금지조항도 없어지는 등 ELW 업계로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꼽히고 있다. 개별주식선물 거래까지 가능해져 상품의 질도 한층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ELW 취급이 가능한 장외파생업 겸영 증권사는 국내 15개사(교보, 굿모닝신한, 대신, 동부, 메리츠, 미래에셋, 삼성, 서울, 신영, 우리, 하나IB, 한국투자, 현대, 한화)와 외국계 증권사 법인 2곳(맥쿼리, 씨티), 그리고 지점 3곳(크레딧스위스,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등이다.
▲ 자료:증권선물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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