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인 뉴욕)꽃미남도 부족해..엘리자베스타운

  • 등록 2005-10-18 오전 11:05:18

    수정 2005-10-18 오전 11:05:18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동의할 수는 없으나 올랜도 블룸은 현재 최고로 잘 나가는 젊은 남자배우이자 최고로 잘 생긴 남자배우 중 한 명이(라고들 한)다.

2001년부터 3년 동안 매년 겨울마다 찾아온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그는 확실하게 떴다. 눈부신 금발에 푸른 눈을 지닌 요정 `레골라스` 역을 맡아 전 세계 여성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여자보다 더 예쁘고 보호 본능마저 불러일으키는 외모 뒤에 숨겨진 남성다움이 그 만의 필살기(라고 평가받는)다.

조연으로 폭발적 인기를 얻어온 블룸이지만 단독 주연을 맡은 후에는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최초로 단독 주연을 맡은 블록버스터이자 스스로 배우 인생을 걸 승부처라고 강조한 `킹덤 오브 헤븐`은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크게 실패했다.

좀더 말랑말랑한 선택을 할 모양이었는지 로맨틱 코미디를 들고 나왔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다.

올랜도 블룸과 또다른 청춘 스타 키어스틴 던스트가 함께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 `엘리자베스 타운`은 지난 주말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에서 3위를 차지했다.

경쟁할 만한 큰 대작 영화나 유명 배우들의 주연 영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실망스런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케이트 보스워스와 제이크 질렌할이란 할리웃 표 공식 애인을 두고 있는 두 사람이 영화를 찍다가 사랑에 빠졌다는 기사까지 쏟아졌는데도 박스오피스 데뷔 성적은 뜨뜻미지근 하다.

`스타 파워`와 `티켓 파워`는 다르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그리고 다소 엉성하다. 직장에서는 짤리고, 연인한테는 차인 구두 디자이너 드루(올랜도 블룸)은 설상가상으로 고향 엘리자베스 타운에 있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까지 접한다.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탄 비행기에서 그는 명랑한 스튜어디스 클레어(키어스틴 던스트)와 만난다. 우연한 만남이 거듭되면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 

한 주 전 소개했던 리즈 위더스푼의 주연작 `저스트 라이크 헤븐`도 그랬지만 `엘리자베스 타운`도 "블룸의, 블룸에 의한, 블룸을 위한" 영화다. 그러나 로맨틱 코미디 계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리즈 위더스푼이 천편일률적인 소재를 가지고 천편일률적이지 않게 연기하는 데 반해 올랜도 블룸과 키어스틴 던스트는 관객에게 "식상한 영화지만 돈 아깝지는 않다"는 생각을 심어주지 못한다. 내공의 차이다.

물론 이같은 느낌을 갖게 만드는 데는 주연 배우보다 감독의 영향이 더 크다.

`엘리자베스 타운`의 감독은 카메론 크로. 로큰롤에 열광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올모스트 페이머스(Almost Famous)`로 2001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할 정도로 촉망받는 신예였지만 이후에는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당시 연인 관계에 있던 톰 크루즈와 페넬로페 크루즈를 기용해 만든 `바닐라 스카이`도 그랬고 `엘리자베스 타운`은 더 실망스럽다.

첫 시사회에서 비평가들로부터 혹독한 평가를 받은 뒤 20분 정도를 잘라내는 재편집을 했다고 하는데 별 소득은 없는 듯 하다. 그나마 블룸의 어머니 역에 수전 서랜든을 고른 정도를 칭찬해 줄 만 하다. 재능있는 신인이 할리웃이라는 거대 시스템 안에서 너무 일찍 소모된 것일까.

아무튼 연달아 두 작품에서 관객 동원력을 검증받지 못한 올랜도 블룸은 다음 작품에서는 반드시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할 처지에 몰렸다. 브래드 피트, 톰 크루즈, 조지 클루니처럼 "외모+스타성+연기력+플러스 알파" 등을 고루 갖춘 톱스타 반열에 오를 지, 아니면 `영원한 레골라스`로 남을 지는 그 자신에게 달렸다.

와신상담은 키어스틴 던스트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과제다. `스파이더 맨` 시리즈의 빅 히트로 엄청나게 떴지만 키어스틴 던스트 역시 니콜 키드만, 줄리아 로버츠의 반열에 오를 지 미지수다. `엘리자베스 타운` 이전에 출연한 또다른 로맨틱 코미디 `윔블던`은 `엘리자베스 타운` 보다는 훨씬 좋았지만 흥행 면에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키어스틴 던스트는 또래 배우들과의 차별성을 보여줘야 하는 것도 큰 과제로 남아있다. 스칼렛 요한슨과 비교하면 연기력이 딸리고, 제시카 알바나 제시카 비엘에 비해서는 외모가 많이 딸린다. 이웃집 여동생같은 친근한 외모가 이제까지는 강점이 됐지만 배우로서의 압도적인 아우라는 부족한 편. 두 사람이 어떤 차기작을 들고 나올 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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