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mp 2020)(금융 영토 확장)⑥민간외교까지 `一石二鳥`

"기업 해외진출 돕고 해외 교류도 증진"
"아시아 지역에만 몰려" 지역편중 `과제`
[이데일리 창간10주년 특별기획]
  • 등록 2010-03-22 오전 11:12:00

    수정 2010-03-22 오후 6:30:17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동남아시아의 작은 나라 캄보디아. 우리나라에서는 그저 앙코르 유적지로 유명한 `여행 한번쯤 가고 싶은 나라`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 나라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신흥국가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보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적이 있다. 하지만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직격탄을 맞자 너도나도 발을 뺐다.

다행이 지난해 말부터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경제가 점차 회복단계로 진입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캄보디아 투자도 다시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금융위기의 그림자가 완전히 걷히진 않았지만 발전 가능성이 큰 투자처를 간과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시중은행들도 해외 진출에 다시 도전하는 국내 기업들을 위해 금융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에게는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은행들도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만들 수 있는 `윈윈(Win-win) 전략`이란 셈법이 숨어있다. 

그러나 은행들의 이같은 해외 금융지원이 동남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만 집중되고 국내 기업 중심의 대출 영업 의존도만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향후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 캄보디아는 국토의 70%가량이 평야로 1년에 3모작이 가능한 천연 자연조건을 갖고 있다.

◇ 국민銀 "기업 해외진출 돕고..해외 교류 증진"

캄보디아는 국토의 70% 가량이 평야로 1년에 3모작이 가능한 천연 자연조건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쌀이 전체 경작지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농림국가다.
 
하지만 캄보디아는 1인당 국민 소득이 700달러도 안 되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생필품조차도 인접국가에 손을 내밀어야 할 정도다.
 
벼 수확량에 비해 도정시설이 터무니없이 낙후돼 있어 수확한 벼를 주변국으로 반출시켜 도정된 후 역수입하는 실정이다. 그만큼 농업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이 같은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벼 도정사업`에 뛰어든 경안전선에 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총 2억6400만달러(약 3960억원)를 이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경안전선과 캄보디아 정부가 공동 출자하면 국민은행이 사업에 필요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알선하고 관련 금융 자문도 맡을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MOU로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것은 물론 캄보디아의 농업발전과 양국간의 경제교류를 더욱 증진시켰다"며 "캄보디아 외에도 베트남과 스리랑카, 태국, 필리핀 등에 진출하는 기업에도 금융 지원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또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LS전선이 미국 전선회사인 슈페리어 엑세스(Superior Essex) 인수에 어려움을 겪었을 때 지원군으로 나섰다. 주간사인 국민은행은 산업은행, 하나은행과 공동으로 브릿지론 4억달러(약 4652억원)와 2억9000만불(약 3373억원) 규모의 장기 인수 금융을 지원했다.

이후 급작스레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LS전선이 외화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주간사인 국민은행 등이 대규모 차관단대출(다수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금액을 융자해 주는 방식) 조달에 성공하고 LS전선이 추가 출자하면서 인수를 최종 마무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LS전선의 슈페리어 엑세스 인수 성공은 포화상태인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후 LS전선은 슈페리어 엑세스의 영업망에서 얻은 정보를 통해 중국 전선회사 홍치전기 인수에도 성공, 중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도 마련했다. 
 


◇ 신한銀 "베트남은 우리가 가장 적극적"

부동산 붐으로 널리 알려진 베트남 호치민시(市). 면적이 대한민국(남한)의 3배가 넘는 베트남의 경제 심장이 바로 여기다. 호치민 거주인구는 1000만명이 넘는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주거상가 복합단지 건설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노이에 새로 건설될 새 행정타운에 연면적 약 7만6678평 규모로 아파트 1360세대, 빌라 100세대, 쇼핑센터, 극장, 오피스 등 복합빌딩을 신축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특히 이 사업부지는 향후 구(舊)도심 지역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평소 베트남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신한은행은 현대건설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현대건설의 380억원 규모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인수했고, 이달중 신한베트남은행에서 400억원 가량을 추가로 대출해줄 예정이다.

신한은행 프로젝트금융부 관계자는 "베트남은 전체 인구중 약 10%만이 은행계좌를 갖고 있을 정도로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금융시장 성숙도가 낮은 시장"이라며 "아직 금융회사에 유입되지 않은 자금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건설은 신한은행의 금융주선으로 PF 자금 조달에 성공했고, 이로 인해 더욱 우수한 해외수주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신성장산업인 풍력발전에 쓰이는 윈드타워(Windtower)를 개발하는 국내 모 업체가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려 하자, 2000만달러(약 196억원) 규모의 자금 대출에 나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윈드타워가 세계시장에서 급성장중이어서 이 업체가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업과 금융이 윈윈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왜 유독 아시아에만.." 지역편중 `과제`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권 국가들의 은행산업은 아직 발전 초기단계다. 우리나라 주요 은행들이 공을 들여가며 금융지원에 나선 것은 이들 국가의 향후 성장 잠재력을 고려한 것이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전까지 무분별하게 해외로 나섰다 낭패를 본 은행들이 금융발달이 우리 보다 늦은 곳을 중심으로 개척하겠다는 현실적이고도 전략적인 선택인 셈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국을 잇는 `트라이앵글 네트워크` 구축을 구상중이다. 앞서 지난해 5월 국민은행이 캄보디아 현지 은행(KB Cambodia)을 100억원에 인수, 금융업에 진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또 청소년 해외봉사단인 `라온아띠`를 파견하고 있는 것도 현지에 국민은행의 좋은 이미지를 심기위한 전략이다. 

신한은행의 베트남 호치민 지점은 지난해 12월 현지법인(자본금 9400만달러)으로 격상됐다. 국내 은행중 베트남에서 현지법인 인가를 받은 곳은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외국 은행을 포함해도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HSBC, 말레이시아 홍련은행, 안쯔(ANZ)은행에 이어 다섯 번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역별로 성장 잠재력을 분류해 선별적으로 교두보를 마련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은행들의 주요 경영전략중 하나"라며 "현지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을 지원하는 것 자체가 은행입장에서도 현명한 선택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외 금융 지원이 일부 아시아 지역으로만 몰리고 국내 기업 중심의 대출 영업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는 맞지만 중장기적인 포트폴리오로 볼 때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 중 아시아지역 비중은 70% 가량으로 10년전에 비해 20% 가까이 올랐다"며 "대상 고객도 국내기업과 현지기업이 5대1 수준으로 해외에서도 국내 기업을 상대로 대출 영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은행들이 풀어야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은행이나 현지 토종은행과 비교해 자금 조달 여건이 불리한 것을 감안할 때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와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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