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덮친 빅테크…구글, 유튜브 광고 줄자 매출 직격탄(종합)

애플, 6년 만에 매출 최대폭 감소
아마존, 1분기 가이던스 예상 하회
구글, 유튜브 광고 줄자 실적 부진
덩치 큰 빅테크주, 증시 여파 주목
  • 등록 2023-02-03 오전 9:29:42

    수정 2023-02-03 오전 9:29:42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어닝 쇼크’를 보였다. 분기 매출액 증가율이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시총 5위 안에 드는 구글과 아마존 역시 부진의 늪에 빠졌다. 미국을 상징하는 빅테크들이 경기 침체의 영향권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나온다. 연초 상승 랠리 중인 증시에 어떤 여파가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AFP 제공)


애플 매출, 6년래 최대폭 급감

2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 1.88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94달러)를 밑돌았다. 1년 전과 비교해 10.9% 감소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한 117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시장 예상(1211억달러)을 하회했다. 애플의 분기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19년 2분기(-5.4%) 이후 처음이다. 2016년 4분기(-8.1%)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애플의 매출액 증가율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고공행진을 했다. 2021년 2분기 54.1%까지 치솟을 정도였다. 팬데믹에 따른 재택 근무 바람에 애플 제품 수요가 커졌다가, 급격하게 줄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간판 제품인 아이폰부터 부진했다. 아이폰 관련 매출액은 657억8000만달러로 월가가 전망한 682억9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17% 줄었다. 아이폰 생산 거점인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생산 차질을 빚은 영향이 커 보인다.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에 연말 시즌 판매도 부진했다. 맥(Mac)의 경우 77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28.66% 급감했다. 월가 예상(96억3000만달러)마저 밑돌았다. 아이패드 관련 매출액(94억달러) 정도만 호실적을 냈을뿐 사업 전반이 악화한 것이다.

애플은 이날 추후 실적 가이던스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거시 환경 등 불확실성이 큰 여파로 풀이된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실적을 두고 “달러화 강세, 중국 생산 차질, 거시경제 전반의 환경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도전적인 거시 환경이 아이폰, 맥, 애플워치 판매에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애플이 그나마 위안 삼을 만한 분야는 서비스 쪽이다. 서비스 매출액은 207억7000만달러로 6.4%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 역시 웃돌았다. 애플 페이, 애플 카드 등의 선전 덕이다. 쿡 CEO는 “추후 애플 페이 서비스의 일부가 될 ‘선구매 후지불’(Buy Now, Pay Later·BNPL)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NPL은 일종의 디지털 할부결제 시스템을 말한다.

(사진=AFP 제공)


기대 밑돈 유튜브 광고 실적

이날 함께 나온 알파벳(구글 모회사) 실적도 부진했다. 알파벳의 지난해 4분기 EPS는 1.05달러를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1.18달러)을 밑돌았다.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 증가한 760억5000만달러로 월가 전망(765억3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2020년 2분기(-2%)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알파벳의 실적 부진은 애플과 양상이 비슷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덕에 2021년 2분기 매출액 증가율이 62%까지 치솟았다가, 점점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튜브 광고 매출액이 79억6000만달러에 그친 점이 영향을 줬다. 스트리트 어카운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82억5000만달러였다. 온라인 광고가 감소하는 것은 경기 침체를 대비해 기업들이 광고비부터 줄이기 때문으로 읽힌다. CNBC는 “유튜브는 광고 감소 외에 틱톡과의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액은 73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기대를 밑도는 수치다.

아마존의 실적은 그나마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지난해 4분기 1492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리면서 시장 전망치(1454억2000만달러)를 웃돌았다. EPS는 1.39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추후 실적 가이던스가 발목을 잡았다. 아마존은 올해 1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를 1210억~1260억달러로 제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한다는 것이다.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251억달러)에 다소 못 미친다.

빅테크의 부진은 이번 어닝 시즌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자리매김하는 기류다. 지난달 26일 실적을 내놓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아마존처럼 저조한 가이던스를 제시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에이미 후드 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액은 월가 전망보다 10억달러 이상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세 회사의 주가는 모두 하락하고 있다. 애플은 이날 오후 7시6분 현재 시간외 거래에서 3.62% 빠지고 있다. 알파벳과 아마존의 경우 각각 3.62%, 4.69% 내리고 있다. 컴퍼니스마켓캡에 따르면 세 회사의 세계 시총 순위는 각각 1위, 4위, 5위다. 시총 2위인 MS는 덩달아 0.91% 내리고 있다.

문제는 덩치가 큰 빅테크의 시장 영향력이 크다 보니, 연초 증시 랠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나스닥 지수 선물은 1% 중반대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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