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없는 석유화학 시황…'中 리오프닝'에 개선될까

에틸렌 스프레드, 톤당 113달러…11년 만에 최저치
국제유가 상승·글로벌 수요 위축에 공급과잉도 겹쳐
국내 석화업계, 작년 4분기 석화 부문 실적 ‘빨간불’
中 리오프닝 기대…“4분기 이후 구조적 반등” 전망도
  • 등록 2023-02-05 오후 4:10:00

    수정 2023-02-05 오후 7:33:44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난해 말 중국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 전환에도 석유화학 시황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위축, 국내·외 설비 증설에 의한 공급 증가 등에 따른 영향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지가 관건이란 분석도 나온다.

5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t)당 113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t당 232달러) 대비 50% 감소한 수치다. 에틸렌은 플라스틱·합성고무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돼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며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 가격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으로 에틸렌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해 4월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t당 300달러 아래로 떨어진 이후 내림세를 이어오다가 연말 소폭 반등해 100~200달러대를 횡보했다. 이후 올해 들어선 t당 100달러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에틸렌 스프레드가 110달러대까지 떨어진 건 2011년 10월(110달러) 이후 약 11년 만이다.

에틸렌 스프레드의 이 같은 하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폭등에서 시작됐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긴축 기조에 따른 수요 위축 등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업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또 석유화학제품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장기간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펼치면서 수요가 급감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아울러 국내·외 석유화학 생산시설 신·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전망도 시황 악화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페트로차이나 경제기술연구원 등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지난해 증설한 에틸렌 물량은 565만t, 앞으로 3년간 완공할 에틸렌 증설 물량은 1755만t에 달한다. 이는 한국의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을 뛰어넘는 규모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011170)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전년 동기 적자 전환한 12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LG화학도 4분기 석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손실 16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변기대 LG화학 석유화학 경영전략 상무는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반등으로 시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오는 3월 중국의 양회 전후로 예상되는 경기 부양책이 가시화하면 좀 더 빠른 시황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증가 폭이 시황 반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과 춘절 연휴로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실질 수요 거래가 많지 않았다”면서 “현재 석유화학 시황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국의 수요 복원 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석유화학 시황이 구조적으로 반등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시황의 구조적 반등은 빨라야 올해 4분기로, 1년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추가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데다가 미국 소매 재고가 13개월째 상승하는 추세로, 재고 조정 후에나 화학 수요가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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