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우조선 인수전 포기한 이유

1일 밤 외부위원 불참 통보에 회의 취소 결정
"신규 투자 신중..보유 자산 관리에 중점"
대우조선 메리트 저하..여론 부담도 한몫
  • 등록 2008-10-02 오전 11:06:42

    수정 2008-10-02 오전 11:06:42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국민연금이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전 참가를 사실상 포기했다.

2일 국민연금은 "오늘 오전 예정됐던 기금운용본부 대체투자위원회를 취소했다"며 "현재로서는 회의를 다시 소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겠음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인수전 불참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국민연금은 "최근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해 대우조선 투자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국민연금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급격히 악화됨에 따라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신규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보유하고 있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데 중점을 두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전날(1일) 밤 늦게까지도 국민연금은 이날 대체투자위원회를 소집한다는 방침을 고수한 채 외부 위원들과 일정을 조율했다. 대체투자위원회는 기금이사 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인사 4명과 외부 위원 3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외부 위원 3명 가운데 2명이 전날 밤 11시 경 불참을 통보하면서 회의를 소집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외부 위원이 두 명이나 불참함에 따라 회의를 여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체투자위 개회 정족수(5명)는 채웠으나 중요도가 높은 회의인 만큼 외부 위원없이 의사를 결정하기 부담스러웠다는 것이다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도 국민연금이 불참을 결정한 배경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9월말 대우조선 인수후보사(社)들로부터 투자조건을 접수받았다. 알려진 대로 일부 후보사의 경우 두자리수의 수익률을 제시하기도 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두자리수 수익률에 대해 국민연금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한다는 불만이 나왔었다. 그러나 최근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인수후보사들이 제시한 조건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시장 유동성이 고갈되면서 더 나은 조건을 갖춘 투자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실제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인수후보사들에 조건(수익률)을 좀 더 높여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국민연금은 좀 더 나은 조건을 요구할 경우 `혈세로 고리대금업하냐`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여론과 시장의 평판도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핵심 관계자들은 최근 "여러차례 어떻게 하면 비난을 받지 않으면서도 뒷말이 나오지 않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지 고민"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일각에서 `국민연금이 이미 A후보사에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거나 `모든 후보에게 FI로 들어갈 것을 약속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승자에게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등의 루머가 나돌면서 국민연금의 운신의 폭을 좁혀놓았다.


▶ 관련기사 ◀
☞산업銀, "국민연금 빠져도 대우조선 예정대로"
☞국민연금, 대우조선 M&A 관련 투자委 연기(상보)
☞국민연금, 투자委 연기..대우조선 M&A 관련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