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년만에 드러난 `남극 얼음밑 세상`

10년전부터 제주도 5배 얼음덩어리 떨어져나가
독일연구팀 바닷속 첫 탐사,1000여종 서식확인
  • 등록 2007-02-27 오후 12:05:00

    수정 2007-02-27 오후 12:05:00

[조선일보 제공] 남극 대륙의 거대한 얼음덩어리 아래에서 서식해온 생물들이 1만여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극 대륙에서 남미 남단 케이프혼 쪽으로 길게 뻗은 남극 반도. 그 일부인 라센(Larsen) 빙붕(바다 위에 떠있는 얼음덩어리)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부터. 1995년엔 라센A 빙붕이, 2002년엔 라센B 빙붕이 붕괴하면서 떨어져 나갔다. 그 결과 제주도 면적의 약 5.5배에 달하는 1만㎢의 바다가 1만2000년 만에 얼음 아래 덮여 있던 속살을 드러냈다.

▲ 라센B 빙붕이 온난화의 영향으로 지난 2000년 남극 대륙에서 처음 떨어져 나가고 있는 모습. /NASA

독일 알프레드 베그너 극지해양연구소 연구팀은 잠수정을 타고 이 지역 바닷속을 최초로 탐사했다. 그 전까지는 과학자들이 얼음에 구멍을 뚫고 원격 조종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해 남극 바닷속을 탐사해왔다. 연구팀은 10주간의 탐사 끝에 새로운 종(種)의 해양생물 19종을 비롯해 총 1000여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새로 발견된 생물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길이 10㎝가 넘는 갑각류 동물. 겉보기에는 새우(shrimp)와 비슷하지만, 온대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어떤 종류의 새우보다 커서 새우의 일종이라고 봐야 하는지도 확실치 않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새우를 포함해 새로 발견된 갑각류는 15종이나 된다. 산호나 해파리와 같은 강장(腔腸)동물류에 속하는 4종도 처음 발견됐다. 이 중 말미잘과 유사한 생명체는 달팽이의 등에 붙어 살며 공생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하지만 이번 조사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빙붕 붕괴 후 남극 바닷속 생태계 변화를 눈으로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크릴 새우와 밍크 고래 등이 대규모로 서식하고 있으며, 수심 2000m 심해(深海)에 사는 갯나리와 해삼, 성게, 멍게 등이 남극 바닷속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탐사팀을 이끈 줄리안 구트(Gutt) 박사는 “얼음이 사라진 뒤 해양 생태계가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번 조사는 지구 온난화가 생물 다양성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 60여개국 출신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다음달 1일부터 ‘국제극관측년(國際極觀測年·IPY)’ 조사에 착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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