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호황’ LCC업계..인력·항공기 부족에 지연·결항 속출

LCC, 코로나때 적자 만회 위해 운항 풀가동
여객 수요 대비 공급 부족에 결항·지연 속출
역대급 실적에도 수년째 적자에 재무 경고등
“부채 줄이고, 깐깐한 고정비관리로 기초체력↑”
  • 등록 2023-06-11 오후 6:30:13

    수정 2023-06-11 오후 7:19:42

[이데일리 박민·김성진 기자] 지난 4월 베트남 다낭국제공항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해 인천으로 들어오려 했던 A씨는 해당 항공편의 출발 지연으로 두 시간 넘게 공항에서 대기하다 결국 결항을 통보 받았다. 정비문제로 해당 항공편이 취소돼 다음날 오후에야 다른 항공편에 타게 된 A씨는 당초 입국 시간보다 무려 15시간이나 늦게 입국하면서 결국 그날 예정했던 비즈니스 미팅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국내 LCC업계가 코로나때 쌓인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운항 풀가동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 불편도 커지고 있다. 사실상 한계치에 다다른 여객기 운용으로 항공편이 연쇄적으로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고 항공정비사 인력 부족 문제로 정비 시간이 길어지면서 결항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어서다. LCC업계 서비스질 개선을 위해서는 지난 3년간 실적 부진으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정상화해 기초체력을 키우고 중장거리 노선 개발 및 사업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구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LCC, 대형항공사에 비해 지연율 유독 높아

1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인천국제공황에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항공기 지연 건수는 총 1만8951편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지연이 6346편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항공기 지연 건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요인은 기본적으로 올해 1월부터 항공기 지연 기준이 엄격해진 측면이 크다. 기존에는 이착륙시간을 기준으로 국내선은 30분을 초과, 국제선은 1시간을 초과할 경우 지연으로 봤지만 올해부터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인 게이트 출·도착 시간을 기준으로 15분 초과로 강화됐다. 이렇다 보니 숫자상 크게 늘어난 것이다.

다만 LCC 업체가 FSC(대형항공사)에 비해 지연율이 유독 높은 상태다. 항공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올해 1분기(1월~3월) 국내선 지연율은 LCC 업체가 평균 22.7%로 100대 중 약 23대꼴로 지연이 발생했다. 이는 FSC(대형항공사) 지연율 14.7%보다 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항공기는 1대당 1개의 노선에만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에 배정된 운항 스케줄을 갖고 여러 노선에 투입된다. 예를 들어 ‘인천~베트남’ 노선 운항을 마친 기종의 다음 스케줄이 ‘인천~제주’일 경우 베트남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가 지연이 되면 인천에서 제주로 가는 비행기도 지연이 되는 것이다.

특히 LCC의 경우 단일 활주로에서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권리) 한계치까지 운영하다 보니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운항하지 못하게 되면 다음 항공편도 연쇄적으로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 시기 인력을 대거 구조조정했던 항공업계는 정비인력 부족난이 현재 부메랑처럼 돌아와 ‘정비문제’에 따른 결항도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연결 지연을 대비해 대체기를 마련해 놓고 있지만 교체기가 없다면 타 항공사 운항편 좌석 요청을 해야 하고 그마저도 불가능하면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대기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정비 문제는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라 상황에 따라 원상복구까지 1~2일이 소요될 수도 있어 시간을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부채 줄이고 고정비 관리가 관건”

LCC업계는 타이트한 공급석을 해소하기 위해 여객기 추가 도입에 나선 상태다. 제주항공은 연말까지 여객기 4대를 추가 도입해 여객기를 총 40기로 늘리고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하반기 2대씩 추가 도입해 각각 28대, 31대로 기단을 확대한다. 올해 항공운항증명(AOC)을 다시 발급받고 운항재개에 나선 이스타항공은 현재 3대에서 연말까지 10대로 확충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LCC업계가 지난 3년간 누적된 적자 탓에 산더미처럼 늘어난 빚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항공기 도입은 재무 악화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를 기준해 티웨이항공(091810)의 부채비율은 1000%를 넘고 있고 에어서울은 아직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이외에도 제주항공(089590) 405%, 진에어(272450) 386%, 에어부산(298690) 763% 등의 재무상태도 결코 안정적이라고는 볼 수 없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인 고금리·고물가 속에서 고정비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조에 따라 잡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비행기 리스에 따른 이자비용 또한 증가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LCC는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직접 구매보다 일정 기간 빌려 쓰는 형태의 리스 방식으로 운용한다.

올해 1분기 국내 LCC들의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대부분 늘어났다. 엔데믹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항공기를 확대한 티웨이항공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88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같은 기간 에어부산의 이자비용도 90억원에서 111억원으로 늘었으며, 진에어도 10% 증가한 41억원을 지출했다. 다만 지난해보다 차입금 규모를 소폭 줄인 제주항공은 이자비용도 65억원에서 61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와 비교해 직원 수는 줄었지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인건비는 오히려 증가한 곳도 있다. 에어부산의 올 1분기 직원 수는 1247명으로 4년 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해 118명 줄었지만, 같은 기간 급여는 16억8000만원에서 17억50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티웨이항공은 직원 수가 410명 증가하며 급여도 57억원에서 60억원으로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툭하면 터지는 지연·결항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비 인력을 강화하고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항공기 수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언제 급습할지 모를 경기침체에 대비해 깐깐한 고정비 관리는 물론 항공업계 전망과 수요를 고려해 순차적인 도입 계획을 세워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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