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러 규탄 결의안 채택…러 "낙인찍는 행위" 반발

우크라, 세계보건총회서 ''러 침공 규탄'' 결의안 제시
찬성 88표·반대12표로 통과…발표후 기립박수
''민간인 사망 우크라 책임론'' 러 결의안은 부결
러 "WHO 이용해 낙인찍는 행위…용납 못해" 맹비난
  • 등록 2022-05-27 오전 10:06:55

    수정 2022-05-27 오전 10:06:5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러시아는 비정치적 국제기구를 이용해 낙인을 찍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했다.

(사진=AFP)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WHO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러시아의 침공 규탄 결의안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다.

결의안은 찬성 88표, 반대 12표, 기권 53표를 얻으며 통과됐다. 투표 결과가 발표된 뒤 회장에선 기립박수가 나왔다. 30개국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중국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결의안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보건 비상사태를 초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결의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병원과 진료소 등을 공격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이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필수 의약품 및 장비가 자유롭게 공급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며, 환자, 부상자, 의료진 및 인도주의 국제기구 요원을 국제법에 따라 보호해야 한다고 결의안은 촉구했다.

WHO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중 의료시설 및 의료인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총 256건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75명이 사망하고 59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한 침공 이래 민간인 사망자는 3998명에 달했다.

이번 결의안엔 실효성 있는 대(對)러시아 제재는 없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하는 한 국제 무대에서 러시아의 고립은 불가피하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 WP는 “러시아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겠지만, 앞으로도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이 지속될 경우 향후 WHO 회의에서 투표권 등 러시아의 권리행사나 혜택이 박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채택된 결의안에 맞서 러시아와 시리아도 민간인 사망 책임이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내놨으나, 반대 66표, 찬성 15표로 부결됐다. 이 결의안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의 군사행동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담기지 않았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WHO를 이용해 한 국가에 낙인을 찍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동맹국들은 이번 회의는 전쟁이 의료시설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는 장소라고 맞받아치며 “러시아는 의료시설을 공격했을 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접근을 차단해 위험을 높였다”고 입모아 지적했다.

유엔 주재 영국 대사인 사이먼 맨리는 “전쟁은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WHA는 침략자를 포함해 건강 위기를 초래한 원인을 해결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지난 10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WHO 유럽지역 회의에서도 러시아 지역 사무소 폐쇄 및 러시아 내 회의 개최 중단 결의안이 통과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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