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게임업계 맏형은 지금껏 뭐했나

  • 등록 2012-11-08 오전 11:00:00

    수정 2012-12-31 오전 10:15:27

[이데일리 류준영 기자] 지난 9일 ‘2012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서민 넥슨 대표에게 내년 국내 게임시장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서 대표는 “보면 아시잖아요”라며 낙관도 비관도 아닌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기자가 게임업계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각 게임사 홍보담당자에게 가장 먼저 들은 공통된 얘기가 “가장 안 좋을 때 왔다“였다. 올해는 가까스로 버텼지만, 내년이 더 문제라는 것이다.

게임업계는 지금 내우외환의 악재에 둘러싸여 있다. 모바일 게임까지 확대적용한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 개정안이 내년 5월부터 시행된다. 애먼 국내 게임산업만 잡는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내년 1월부터는 온라인 고스톱과 포커 등 웹 보드 게임에 한해서 최대 베팅 금액을 제한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규제안이 시행된다. 불법 도박사이트가 아닌 규제의 잣대를 잘못된 곳에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산 브라우저 게임의 역습과 그나마 토종게임사들의 텃밭이던 온라인게임시장마저도 북미·유럽게임사들과 상향평준화되고 있다. 현재로썬 마땅히 우리 것이 우위라고 내세울 만한 게 없다는 게 게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격랑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는 게임시장의 긴장감에는 소위 ‘빅엔(Big N)사’로 불리는 넥슨(NEXON)과 NHN 한게임 등 게임계 맏형들이 제 몫을 못한 탓이 크다. 과감하게 목소리를 내줘야 할 때 정작 팔짱만 끼고 있다는 거다. 법무법인 정진의 이병찬 변호사는 “정부가 게임의 중독성을 논하기 전에 대형 게임사들이 먼저 나서서 객관적인 기준과 평가안을 제시했다면 지금처럼 불합리한 기준안은 나오진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중국산 브라우저 게임들에게 안방을 내주고 있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요즘 국내 모바일시장엔 브라우저 게임 개발자가 품귀다. 온라인게임 개발자들이 브라우저 게임 개발자를 천대하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오랫동안 온라인게임만을 개발해온 맏형들이 이런 폐쇄적이고 편협한 시선을 몰아갔다. 일말의 책임이 없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비대해진 조직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보수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이 제 밥그릇만 챙길 때인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유현주 '내 실력 봤지?'
  • "폐 끼쳐 죄송"
  • 탕웨이, 무슨 일
  • 아슬아슬 의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