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전쟁 멈춰라"…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의 경고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 언론기고
자국 이익보다 복수 우선시 하는 네타냐후 직격
이스라엘 ‘국제적 고립’ 우려…‘중동의 북한’될라
‘완전한 승리’서 벗어나야…네타냐후 사임 촉구
  • 등록 2024-04-21 오후 3:51:13

    수정 2024-04-21 오후 10:06:0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과 중동 전체를 멸망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전쟁을 계속한다고 해서 더는 얻을 게 없으니, 당장 멈추라.”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등을 쓴 세계적 석학인 이스라엘 출신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하라리는 이스라엘의 일간지 하레츠에 지난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란까지, 네타냐후 정부가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네타냐후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스라엘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사진=AFP)


하라리는 “라파에서 한 번만 더 승리하면 하마스가 붕괴하고 모든 인질이 석방되며 이스라엘 내 수많은 적이 항복하리라고 믿는 것은 위험한 착각”이라며 “전쟁이 하루하루 더 길어질수록 하마스와 이란의 목적에만 도움이 되고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작년 10월 7일 기습 공격 이후 전쟁에 나선 네타냐후 정권이 ‘복수’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서방 민주주의 국가 간의 동맹을 강화하고 온건 아랍 세력과의 협력을 구축하는 대신, 네타냐후가 선택한 전쟁의 목표는 맹목적인 복수”라며 “성경에 나오는 ‘삼손’처럼 복수를 위해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 모두의 머리 위에 가자지구의 지붕을 무너뜨리는 것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쟁 6개월이 넘어가는 현시점에서 네타냐후 정권이 이뤄낸 실익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인질의 석방을 확보하지 못했고 하마스를 무장 해제하지도 못했다”며 “더 심각한 것은 가자지구의 230만명에게 의도적으로 재앙을 가해 이스라엘의 도덕적, 지정학적 존재 근거를 약화시켰다는 점”이라고 했다.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은 가자지구와 함께 이스라엘의 국제적 위상도 무너졌다며, 국제적 고립을 경계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우리의 행동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의 오만과 복수심은 우리에게 역사적인 재앙을 안겨줄 것”이라며 “만약 이란과 그 대리자들과 전면전이 발발한다면 이스라엘에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중동의 북한’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하라리는 거센 반정부 시위에 직면했던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이 최근 ‘숙적’ 이란과 무력 공방 이후 기사회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스라엘 국민에게 ‘완전한 승리’에서 벗어나라고 당부했다. 그는 원자폭탄 투하로 종료된 태평양전쟁 당시 패전 직전까지 싸운 일본을 예로 들며 “1945년의 일본인들처럼 2024년의 많은 이스라엘인은 패전 직전의 상황에서도 승리를 약속하는 메아리 방에 갇혀 있다”며 “대중의 눈이 멀면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국제적 위상과 도덕적 나침반을 황폐화하는 파괴행위를 계속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스라엘의 정권 교체가 해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라리는 “복수와 자살이라는 삼손과 같은 정책을 채택한 것은 네타냐후 정부이니, 실패를 인정하고 즉시 사임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며 “도덕적 나침반에 따라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종식하고 국제적 위상을 재건할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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