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업] 직방 안성우 대표 "네이버가 진짜 경쟁자"

창업 초기부터 네이버 부동산 공략법 연구
35세 이상 여성들에 필요한 주거 정보 등 제공
  • 등록 2016-08-04 오전 9:25:40

    수정 2016-08-04 오전 9:25:4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서울 청계천 근처 삼일빌딩. 1969년 완공돼 한때 서울을 상징하는 39층 마천루였다. 이 삼일빌딩 안에 국내 대표 O2O(온라인 연계 오프라인) 스타트업인 직방이 입주해있다. 서울 강남권에 입주하려는 보통의 IT기업과는 다른 사무실 위치다.

사방이 트인 광장 같았다. 유리벽 외에는 어떤 칸막이도 없었다. 100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직원들이 한 공간 안에서 노트북을 보면 일하고 있었다.

한 무리는 앱 개발을, 또 다른 한 무리는 고객 전화 응대를 받는 식이었다. 업무에 따른 자리 구분만 있을 뿐 부서 간 벽은 없었다. 광장 사무실 가운데에는 카페테리아가 조촐하게 마련돼 있었다. 업무 중 언제든지 커피나 차 등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다.

광장과 같은 직방 사무실 내부
바로 옆에는 두 평 공간이 있었다. 대표이사 사무실로 유리벽으로 구분돼 있다. 직방 직원은 물론 외부 방문객도 대표가 앉아 있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볼 수 있다. 스타트업답게 직급에 따른 권위, 부서 구분에 대한 벽은 존재하지 않았다.

광장 사무실 한 켠 책상과 의자만 있을 뿐 사람이 없는 곳도 있었다. 서울·수도권 아파트 단지를 돌며 입주 정보 등의 콘텐츠를 만드는 대동여지도 플랜 담당 직원들이다. 직방이 아파트 단지 정보 제공을 위해 야심 차게 운영하는 팀이다.

대표 사무실은 본인이 앉는 책상과 미팅을 위한 의자 두 세 개가 전부였다. 안성우 대표와 홍보 담당자, 기자 3명이 앉으니 사무실은 꽉 찼다.

생존 관건은 네이버와의 차별화..35세 이상 여성이 타깃

안성우 직방 대표(사진=김유성 기자)
안성우(38세) 대표는 본인이 추구하고자 하는 서비스 방향에 대한 소개로 말문을 열었다. 우선 과제는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제공하는 부동산 서비스와 차별화였다. 안 대표 본인도 네이버 부동산이 가장 큰 위협이자 경쟁자로 인식했다.

그는 “창업할 때부터 네이버 부동산을 어떻게 이길까 고민했다”며 “내부적으로 벤치마킹도 많이 하면서 사업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최근 시작한 아파트 단지에 대한 정보성 콘텐츠도 네이버 부동산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한 맥락이다. 직방 이용자들이 맛집 콘텐츠를 보듯 아파트 정보를 보길 원했다. 대동여지도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안 대표는 “35세 이상 주부를 타깃으로 이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생활 편의 시설이나 요구사항을 파악해 정리해보자는 취지로 대동여지도팀을 시작했다”며 “지난 1년 동안 서울·수도권내 200세대 이상 아파트는 다 다녀봤다”고 말했다.

실제 직방 내 대동여지도팀이 만든 콘텐츠는 네이버나 다음보다 상세했다. 부동산 전문 파워블로거들이 씀 직한 내용과 양이었다. 주변 학교·학원 시설은 물론 주차 가능 대수까지 빼곡했다. 최근에는 360도 VR(가상현실) 영상도 추가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가구) 보유 자산의 70%~80%가 주거지에 들어가고 관심도 굉장히 높다”며 “주거 환경이나 주변 정보에 대해 신뢰성 있는 정보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콘텐츠 확충 노력..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로 연결

콘텐츠가 꾸준히 추가됐고 TV CF 등을 통한 광고 마케팅까지 붙으면서 직방 이용객 수는 증가하고 있다. 원룸은 물론 아파트 등도 직방 앱을 통해 알아보는 경우가 늘었다.

올해 직방이 예상하는 중개 보수액은 전년대비 3배 성장한 5140억원(공인중개사 수수료)이다. 거래 건수도 비슷하게 늘어 102만건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손익분기점도 내년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

직방이 지금까지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누적 투자금액은 650억이다. 이중 골드만삭스로부터 지난해 12월 380억원을 투자받았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IB)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직방은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 회자됐다.

덕분에 직방은 상당수 초기 투자자들에 대한 엑시트(EXIT)를 할 수 있었다. 직방은 스타트업 창업자는 물론 벤처캐피털(VC)등 스타트업 투자자들에까지 ‘꿈 같은 모델’인 셈이다.

“갈 길은 멀다”..소비자 니즈 충족 노력

그러나 안 대표는 ‘여전히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네이버 부동산처럼 포털 서비스는 막강한데 다방 등 후발 주자들의 도전이 거세기 때문이다. 이중 다방은 미디어윌에 인수된 상태다. 투자금 회수 압박에 있어서 직방보다 여유롭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114도 국내 대형업체 계열사다.

그는 “생각보다 기존 플레이어들이들이 강한 것 같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시장이 원하는 게 뭘까 상상 고민한다”고 말했다. 특별한 전략보다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킬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모바일 기반 스타트업 1세대격인 안 대표가 후배 창업자에 던질 조언은 뭘까. 예상 외로 단순·명료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신뢰’, 그리고 잘 되고자 하는 ‘의지’다.

그는 “처음부터 창업하는 것보다 일반 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후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시작을 했다면 잘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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