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남북 관계 깊은 수렁…통일부가 안 보인다

`담대한 구상`은 베일 속..북한에 빌미만 제공
`탈북어민 북송사건`서 소모적 논쟁만 만들어
남북간 대화 물꼬 트는 노력없이 공허한 외침만
  • 등록 2022-10-16 오후 4:17:36

    수정 2022-10-16 오후 9:32:40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남북 관계가 날이 갈수록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는데, 정작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이어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 회담까지 제안했지만, 북한의 거절과 무응답으로 체면만 구기는 실정이다.

통일부가 과연 본연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 통일부는 이름 그대로 통일과 남북대화·교류·협력·인도지원에 관한 정책을 수립하고 북한정세를 분석하며 통일교육·홍보를 하는 기관이다.

가장 핵심적인 기능인 `정책 수립`에 있어 통일부가 키를 쥐고 있는가. 윤석열 정부의 상징적인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은 여태 베일 속에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부분이다. 비핵화를 전제로 했던 과거 보수 정권의 대북 정책을 답습했다는 비판이 여전하며 북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결국 설익은 정책으로 북한에 도발 빌미만 제공한 셈만 됐다.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고 통일 정책을 세심하게 다듬어야 하는 새 정부 초기에, 통일부는 불필요하게 정쟁의 한복판에 뛰어들기도 했다. 통일부는 2019년 발생한 `탈북어민 북송사건` 당시 송환하는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공개했다. 통일에 일조하기는커녕, 오히려 남남(南南) 갈등만 야기하면서 소모적인 논쟁만 만들어냈다.

그러는 사이 남북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 모든 책임이 통일부에 있다는 건 아니다.

통일부가 할 일은 통일에 대비해 남북 간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우리가 맞대응을 하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통일부는 끊임없이 교류와 협력을 요구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현 상황은 절망적이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개시·마감 통화 외에는 별다른 소통이 없다.

통일부는 보수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매번 존폐 논란에 휩싸이곤 했다. 한해 1조원이 넘는 예산을 배정받는 통일부는 스스로 타개책을 찾으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담대한 구상`에 호응하라”는 공허한 말만 반복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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