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작업자 안전이 먼저”…중대재해 막는 ‘세펙트’ 가보니

위험구역 내 작업자 진입 막는 ‘CLS’ 개발
15년 전 국산화 성공…“없던 시장 열었다”
주요 대기업 제조공장에 적용…중기는 미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수요 확대 전망
  • 등록 2023-12-17 오후 4:47:02

    수정 2023-12-17 오후 7:25:21

[부천(경기)=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몇십만원이면 인명사고를 막을 수 있는데 투자를 안할 수 있을까요?”

지난 12일 경기 부천시 세펙트 본사에서 만난 황현승 대표는 자사 ‘도어 인터락 스위치’(CLS)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CLS는 제조 공장 내 위험 구역 출입문에 설치해 작업자의 진입을 통제하는 안전장치다. 작업자가 장비 유지·보수를 위해 위험 구역에 들어갔다가 장비가 멈추지 않아 일어나는 인명사고를 방지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황현승 세펙트 대표가 12일 경기도 부천시 세펙트 본사에서 자사 제품인 도어 인터락 스위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노비즈협회)
이날 본사에서 진행된 시연에서 세펙트 직원이 장비 가동을 의미하는 자동 상태에서 유지·보수 상태로 변경하자 CLS에 빨간 불빛이 들어왔다. 동시에 CLS에 꽂혀 있는 열쇠를 잡아주던 고정핀이 뒤로 빠지면서 열쇠를 뺄 수 있는 상태가 됐다. 열쇠를 돌려 빼내자 ‘키가 빠졌습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단단하게 잠겨있던 위험 구역 출입문은 직원이 자신의 손목에 열쇠를 패용한 후에야 잠금이 해제됐다. 출입문을 열고 위험 구역 내부용 스위치에 키를 꽂자 안내 음성이 멈추고 유지·보수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장비 가동 중에는 아예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CLS의 핵심이다.

황 대표는 “산업현장에서 작업자가 장비를 유지·보수하려면 가동 중인 장비의 전원을 끄고 진입해야 한다”며 “하지만 전원을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가거나 작업자가 내부에 있는데 외부에서 타인이 전원을 켜서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어 임의 가동에 의한 인명피해를 방지하고자 CLS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세펙트는 CLS 외에도 다양한 산업 안전 관련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1993년 공장 자동화 부품 생산기업인 한림계전으로 시작해 2000년대에 들어 안전 관련 제품으로 사업을 전환했고 2010년 사명을 지금의 세펙트로 변경했다. 세펙트는 ‘Safe’(안전한)와 ‘Perfect’(완전한)의 합성어로 더 안전하고 완전한 제품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다.

황 대표는 “산업 고도화 추진과정에서 생산 효율만 중시하다 보니 작업자의 안전엔 관심이 덜 했던 게 사실”이라며 “산업 안전 관련 시장이 발달한 유럽 등에서 제품을 수입하다가 15년 전부터 국산화에 나서면서 국내에 없던 시장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입 제품 대비 가격이 30% 정도 저렴하다”고 했다.

세펙트는 국내 주요 대기업 제조 현장에 CLS를 비롯한 자사 제품으로 안전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아직까지 대기업이 주요 고객이지만 향후 중소기업에서도 안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시행되는 등 산업 안전에 대한 법·제도와 인식이 개선되고 있어서다.

세펙트는 제품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관련 특허만 7개 출원했고 내년에는 시제품 4개를 출시할 예정이다. 제조혁신을 인정받아 지난해 세펙트는 이노비즈기업 인증을 취득했다.

황 대표는 “앞으로 기업에서 안전시설을 마련하지 않고는 공장 준공 허가가 나지 않는 것처럼 안전 제품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산업현장 안전의 선두 주자’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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