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시대 펀드전략)③수익률은 투자자의 관심에 비례

<1부>펀드문화가 달라진다
성향파악 필수 `나를 알고 펀드를 알아야 돈번다`
설명서 챙겨두고 펀드현황·매니저동향도 수시 체크해야
  • 등록 2009-04-29 오전 10:45:00

    수정 2009-04-29 오전 10:45:00

[이데일리 김유정기자] 전국시대 편찬된 병가의 서적 손자(孫子)의 모공편(謀攻篇)에는 전쟁에 이기기 위한 전술이 기록돼 있다.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적과 아군의 상황을 잘 비교 검토한 후 승산이 있을때 싸운다면 백번을 싸워도 결코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싸움터에서의 전술만큼은 아니더라도 소중한 자산을 투자하는데 무모한 `묻지마` 식 대응을 할 수는 없다. 판매사들이 `고객 바로 알기(Know your customer)`에 애쓰는 것 만큼 투자자들도 `나 자신을 알기(Know yourself)`를 중요한 투자원칙으로 삼는 계기를 가져볼만 하다.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투자성향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쳐야한다. 파생상품과 같이 리스크가 높은 상품에 투자하기를 원할수록 그 절차는 더욱 까다롭다. `묻지마`식 투자로 쓴맛을 본 투자자라면 자통법 시행을 계기로 `나 자신 알기`의 시간을 가져볼 만 하다. 

◇ 펀드, 가입부터 관리까지 깐깐해진다
 
자통법이 시행되면서 무엇보다 펀드 가입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투자자는 약 아홉가지 항목으로 된 `일반투자자 투자정보확인서`를 작성해야 한다.
 
연령대와 투자경험, 금융지식 정도, 투자경험, 투자기간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같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를 원할 경우 투자손실에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투자자정보 파악절차 거부확인서`를 따로 작성해야 한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자통법 시행으로 펀드투자가 단순한 상품의 가입과 환매에서 일정한 절차(Process)와 투자조언(Advice)를 통한 자산관리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는 까다로운 가입 절차 때문에 귀찮을 수도 있다. 하지만 펀드와 관련된 전반적인 설명을 충분히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투자판단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된다.
 
일본, 브릭스, 중국, 동유럽 등에 이르기까지 `유행따라 친구따라` 펀드에 투자하는 성향이 강했던 것도 사실. 그러나 국내 펀드투자자들 작년 시장 침체와 함께 엄청난 손실을 맛본 것과 동시에 불완전판매를 둘러싼 분쟁도 끊이지 않았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분쟁과 소송도 이전과는 달리 판매직원이 입증해야 하는 만큼 펀드 권유부터 판매까지 과정 어느 하나도 소홀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무엇보다 판매사는 법 시행을 계기로 투자자에게 충분한 투자조언과 설명을 할 수 있게됐다. 또한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 전달을 통해 투자자에게 자칫 잘못된 투자권유로 인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 일반투자자 투자정보확인서
전체 질문중 일부
출처:한국투자증권

◇ 펀드 `애프터서비스`도 강화
 
펀드업계는 자통법 이후 펀드 사후관리에 들어가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적립식펀드 붐이 일었던 지난 2005년께만 하더라도 투자자들은 은행이나 증권사 영업점을 통해 별다른 상담없이 펀드에 가입했다.
 
일반투자자들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이 어려운 용어 일색인 운용보고서를 가끔 제공받는게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투자자보호가 강화되면서 펀드 판매 이후 사후관리에 대한 책임도 더욱 커지게 된다. 
 
자통법은 펀드의 사후 관리 강화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를 통해 운용보고서를 볼 수 있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가입한 펀드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펀드매니저는 변경되지 않았는지 등 중요한 정보를 언제든 공시를 통해 알 수 있다. 운용보고서도 기존 우편 발송 뿐 아니라 공시를 통해 볼 수 있게 된다면 굳이 운용보고서를 보관해두지 않아도 언제든 온라인으로 찾아볼 수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이처럼 펀드 사후관리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투자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세하고 쉽게 운용보고서를 만드는데도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경우 5월부터 제공되는 자산운용보고서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CD를 발송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고객이 투자하고 있는 펀드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고, 향후 계획은 어떤지 등을 전문가가 말로 풀어서 설명해주겠다는 것이 취지다.

◇ 투자자도 펀드도 `등급` 매긴다
 
▲ 투자자 자신의 성향과 맞는 상품을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 펀드투자에도 기성복이 아닌 맞춤옷을 입는 것과 같이 신중하고 꼼꼼한 과정이 요구된다.
투자자의 위험성향만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펀드도 투자자산에 따라 위험등급이 5단계로 정해진다. `적합성의 원칙`에 따라 투자자를 투자성향에 따라 5단계로 나누고, 펀드상품도 5단계로 나눠 투자자마다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파생상품과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이 높을수록 고위험, 혹은 초고위험으로 분류된다. 운용과정에서 주식 비중이 더욱 높아지는 등 펀드의 위험성향이 변하게 될 경우 고객에게 반드시 이를 알려야한다.
 
민 연구원은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펀드에 투자하도록 되어 있지만 자신의 위험등급보다 적극적인 상품에 투자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며 "투자성향 진단 결과 `안정형` 투자자로 나왔지만 보다 높은 수익을 위해 주식펀드 등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고 싶다면 별도의 확인서에 서명을 한 후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판매사는 투자성향보다 위험 수준이 높은 펀드를 권유할 수 없다고 법에서 제한하고 있으므로 투자자 자신이 스스로 개별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이같이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고도 `불완전판매`가 의심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서류 하나도 소홀히 보지 말고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가입한 펀드의 이름과 유형, 주요 운용전략과 투자위험 등이 기재돼있는 투자설명서와 판매직원의 이름 등이 적혀있는 서류를 반드시 챙겨둘 필요가 있다. 이는 나중에 발생할 수도 있는 법적 분쟁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판매 전문가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어떤 법으로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펀드 투자자도 덥썩 펀드에 투자하기 보다 여러 증권사나 은행, 보험사 FP 등과 상담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를 스스로 찾는 노력도 요구된다는 의미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은 "성공적인 펀드투자는 궁극적으로 법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투자자와 판매자, 운용회사의 높은 상호신뢰를 통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 `투자성향파악` 맹신은 금물! 
 
투자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수익을 얻기 위함이다. 따라서 자신의 투자성향 파악을 통해 나타난 등급을 기계적으로 따라 펀드투자를 하는 것도 올바른 투자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자신의 투자성향을 참고하돼 적극적인 선택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진식 한국투신운용 PA팀장은 "투자자 자신이 분류된 투자등급에 맞춰 기계적으로 펀드를 거래하는 것만이 최선책은 아니다"고 경계했다. 판매사에서 산출된 투자등급을 기준으로 삼되 이외의 항목에 대한 적극적인 판단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령대를 기준으로 사회초년생인 20~30대 투자자를 예를 들어보자. 이 투자자의 경우 투자경험이 많지 않아 `보수적`으로 분류됐다고 할지라도 종자돈 마련과 장기투자 가능성 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할 의지가 있다면 보다 공격적인 펀드 투자도 고려해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50~60대 이상의 고령투자자가 파생상품 등 투자경험이 많아 `공격적` 투자자로 분류됐다고 하더라도 은퇴 등을 고려해 위험에 대한 노출을 스스로 줄여나가는 방법이 적절하다.
 
서 팀장은 "분류된 투자등급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재무상황과 투자여건을 고려해 판매직원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펀드를 적극적으로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펀드투자 이후에도 자산운용보고서 등 제공받는 각종 정보를 토대로 투자자 스스로 펀드를 관리하고, 자신의 투자성향을 점검해나가는 사후관리도 중요한 투자자세로 요구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 '아따, 고놈들 힘 좋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