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이 기가 막혀~ 한우가 1인분에 4000원!

  • 등록 2007-08-16 오후 12:15:00

    수정 2007-08-16 오후 12:15:00

▲ 한우황소한마리(600g)와 쌈채소, 반찬, 양념을 내는 다하누촌 직원.

 
[조선일보 제공] ::: 강원도 영월 한우마을‘다하누촌’

300g에 8000원. 돼지고기 이야기가 아니다. 쇠고기, 그것도 엄연히 한우다. 요즘 서울 시내 고깃집에선 쇠고기 1인분(150g)에 5만원 넘게 받는 곳도 있다. 도대체 가능한 가격일까?

강원도 영월 주천면 섭다리마을에 지난 11일‘다하누촌’이 문을 열었다. 서울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니 1시간 40분 거리. 5일장이 서는 사각형 공터 주변을 둘러싼 식당 6곳이‘다하누촌’이란 간판을 달았다. 식당에 들어가 고기를 우선 산다. 메뉴판에는‘한우 황소(거세우)’반 마리(300g/반근)가 8000원, 한 마리(600g/1근) 1만6000원이다. 계산을 하고 식탁에 자리를 잡는다. 잠시 후 종업원이 등심과 안심, 제비추리, 안창살, 토시살, 치맛살, 차돌박이 등 소 한 마리에서 구이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부위를 나무 도마에 얹어 낸다. ‘테이블 세팅(setting)비’라고 해서 고기를 찍어먹는 기름소금과 된장, 쌈야채 등을 1인당 2500원씩 고기값과 별도로 받는다.

얼마 전부터 전국 각지의 한우 산지에 고기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정육점과 식당이 하나 둘 생겨났다. 정육점에서 사서 식당에 가져가거나, 식당에 붙은 정육점에서 구입하면‘양념값’혹은‘세팅비’만 받고 고기 구울 불과 쌈채소, 기름소금 등을 차려준다. 평소 쇠고기, 특히 한우는 엄청난 가격 탓에 맛보는 꿈도 꾸지 못하던 사람들이 떼로 몰렸다. 한우 산지마다 정육점과 식당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한우마을’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저렴한 고기값의 비결은 유통마진을 대폭 줄였다는데 있다. 다하누촌을 만든 최계경 NH푸드 고문은 “소비자가 지불하는 쇠고기값에는 유통 과정에서 400% 가까운 마진이 붙는다”면서“마진을 걷어내면 이 정도 가격에서도 충분히 이익이 난다”고 말했다.

그래도 믿지 못하고 수입 쇠고기라 의심하는 사람이 많아서, 한우인증서와 DNA검사결과를 벽에 붙여놓고 운영하기도 한다. 싼 고기값의 또다른 비결은‘비(非)거세우’다. 비거세우란 성기를 제거하지 않은 수소를 말한다. 비거세 황소라고도 한다. 비거세우는 20~24개월이면 다 자란다. 암소나 거세우보다 6~10개월이나 짧아 사육 비용이 덜 든다. 암소나 거세우보다 지방량이 적고 고기는 많다. 고기량이 암소 280여근, 거세우 360여근으로 차이가 크다. 판매 단위를 최하 600g으로 정해놓기도 한다. 비거세우는 대신 맛이 떨어진다. 암소나 거세우와 비교하면 질기다. 지방이 살코기 사이사이 고루 퍼지는, 이른바‘마블링’이 잘 되지 않아 노린내가 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오픈하는 한우마을 중에서는 암소나 거세우만을 쓰거나, 비거세우와 함께 내기도 한다.

다하누촌은‘한우마을’의 최신 버전이다.‘ 계경목장’등 프랜차이즈업체를 운영하는 NH푸드 최계경 고문이 프랜차이즈 경영 노하우를 도입했다. 브랜드 로고, 간판, 유니폼, 메뉴판을 통일해 다른 한우마을보다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 고기를 일괄적으로 구매해 공급하기 때문에 식당마다 고기 맛이나 품질 차이가 별로 없다. 프랜차이즈 점주들에게 실시하는 서비스교육을 받은 식당 종업원들도 친절한 편이다.

거세우와 함께 암소도 낸다. 씹을수록 배 나오는 고소한 고기맛은 아무래도 암소가 낫다. 거세우는 부드럽고 마블링이 잘 됐지만, 맛이 싱거운 편. 암소 반마리 300g(반
근) 1만6000원, 한마리 600g(1근) 3만2000원으로 거세우보다
두 배 비싸다. 문의 (033)372-0121, www.dahanoo.com

▲ 8000원 받는 한우황소반마리(300g)


::: 전국 유명 한우마을

◆ 정읍 산외 한우마을

전국 한우마을의 원조라 할 만한 곳. 1992년 전북 정읍 산외면에서 1개 정육점으로 시작, 지금은 정육점 34곳과 식당 24곳이 성업 중이다. 산외면장 김훈씨는“주중 하루 2000여명, 주말이면 3000~5000여명이 찾는다”면서“산외면 주민(2800여명)보다 외지인이 더 많을 정도”라고 말했다. 비거세우를 사용한다.

등심 600g이 1만5000원. 불, 양념, 쌈채소는 1인분 아닌 고기 600g당 6000원씩 받는다. 워낙 손님이 몰리다보니 정읍에서 사육하는 소만으로는 부족해 전국에서 소를 가져다 판다.

◆ 장흥 토요시장

2005년 7월 1일 문 열었다. 정육점 4곳과 식당 10곳이 있다. 토요일에만 열린다. 전남 장흥에서 사육하는 비거세우를 쓴다. 가격은 등심 600g(약 3인분)에 1만 5000원으로 정읍산외한우마을과 같다. 1인분(200g)씩도 판다. 마블링이 잘된 꽃등심은 3000원 더 비싼 1만8000원에 판다. 고기를 사서 식당에 가져가면 불을 피워주고 상추, 깻잎 등 쌈채소와 양념을 고기 100g당 1000원에 판다.

◆ 지보 참우마을

거세우를 쓴다. 정읍이나 장흥보다 육질이 부드럽고 마블링이 잘 된 대신 비싸다. 등심 600g에 2만7000원, 불고기용 쇠고기 600g 1만2000원이다. 1인분(200g)씩도 판다. 정육점 1곳, 식당 4곳이 주중 500~600명, 주말 2000여명을 맞는다. 식당에서 반찬, 불, 채소비로 손님 한명당 3500원씩 받는다.

◆ 양주골 한우마을

서울에서 가까운 지리적 이점 덕분에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우마을. 2005년 11개 한우전문점으로 시작, 현재 9개 업소가 성업 중이다. 양주시 축협에서 받은 거세우만 판다. 등심 1인분 200g에 3만2000원으로 다른 지역 한우마을과 비교하면 많이 비싸다. 하지만 9개 업소 모두 식당(고깃집) 형태로 쌈채소, 반찬, 불, 양념 등을 따로 돈 받지 않는데다‘무한 리필’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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