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에 '100조 뭉칫돈'…예적금 잔액 800조 육박

시중은행 4%대 정계예금 '속속' 나타나
우리은행 기업정기예금은 5%대 도달
"연내 개인예금 5% 상품 나올 가능성 커"
'역머니무브' 현상 당분간 지속될 듯
  • 등록 2022-10-03 오후 5:19:46

    수정 2022-10-03 오후 9:15:55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내걸린 상품 안내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등 여파로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이 속속 나오면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예대금리차 공시를 의식한 은행들이 시장금리 상승분을 예금금리에 빠르게 반영한 영향도 없지 않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에는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예금금리 상승은 대출 금리인상으로 이어져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금리도 가파른 7%대를 이미 돌파해 8%대로 향하고 있다.

예대금리차 낮추려 수신금리 인상 속도내는 은행

3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9월29일 기준 797조 1181억원으로, 8월 말(768조5434억원)에 비해 한달 새 28조 637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690조여억원)과 비교하면 약 9개월간 100조원 넘는 뭉칫돈이 은행으로 몰린 셈이다. 2020년 말 5대시중은행 예적금 잔액이 673조7286억원으로 1년 간 17조원 증가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이미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은 연 4%대로 올라선 상황으로 5%시대도 임박했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지난달 30일부터 우대금리를 포함해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4.35%의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는 만기 1년 기준으로 최고 연 4.25%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의 ‘공동구매정기예금’과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도 최고금리는 최대 4.20%다.

특히 우리은행의 법인·개인사업자 전용 비대면 상품인 ‘WON 기업정기예금’ 상품의 경우 최대 금리가 5%를 도달했다. 이 상품은 2년 만기 시 최고금리는 5.03%가 적용된다. 가입금액은 100만원 이상~50억원 이하까지 가능하며, 개인사업자 등록증만 있으면 별다른 조건 없이 이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정기예금 금리가 고공행진하는 이유는 은행들의 일부 예·적금 상품이 시장금리와 연동해 금리가 오르게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정책으로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잇따라 오르면서 예·적금 금리도 함께 오르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또 예대금리차 비교공시가 의무화되면서 금리차를 낮추기 위해 은행들이 앞다퉈 시장금리 상승분을 예금금리에 빠르게 반영하고 있는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개인 정기예금 최대 금리는 연내 5%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면서 “최근 일부 예금의 금리는 하룻새 0.15%포인트 상승하는 등 매일 상승 추이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현 NH농협은행 WM전문위원은 “은행권은 현재 시장에 금리인상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하지만, 연말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높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면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돌아가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신금리 상승→코픽스 상승→주담대·신용대출 금리 상승

예적금 금리 인상은 결국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차주에겐 달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예적금금리는 은행 대출자금 조달금리 상승을 의미해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변동 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지표 금리 역할을 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채권은 물론 주요 은행의 예금 금리로 결정된다. 9월15일(공시 기준) 코픽스는 2.96%로, 1년 전(1.02%)과 비교하면 2.9배 치솟았다. 채권 금리 상승과 함께 예금 금리까지 빠르게 오르면 대출 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4.510∼6.813%다. 1주일 전인 9월 23일(4.200∼6.608%)과 비교해 상단과 하단이 각 0.205%포인트, 0.310%포인트 올랐다.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코픽스가 이달 중순 또 인상되면 조만간 변동금리도 7%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 역시 7%대가 머지않았다. 1주일새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4.903∼6.470%에서 5.108∼6.810%로 인상되면서 4%대 금리가 사라졌다.

이미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연 4.730∼7.141%로 7%대를 찍었다. 1주일 전인 9월 23일(4.380∼6.829%)과 비교해 상단이 0.312%포인트(p), 하단이 0.350%포인트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미국과 한국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전망 등의 영향으로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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