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논다③] 하숙집 아니다 이젠 셰어하우스

109㎡ 공간에 6명 거주
월 33만∼65만원까지 원룸보다 저렴
외로운 싱글들 '한지붕 각방'
사생활 보장…부엌·마당은 공유
'나홀로 함께' 1인가구 대안으로 부상
  • 등록 2013-12-06 오전 11:59:58

    수정 2013-12-06 오후 12:02:31

셰어하우스 ‘함께 꿈꾸는 마을’


[이데일리 김은구 기자] 인간은 타인과 관계를 가지면서 생존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가정은 가장 작은 단위의 사회다. 직업을 통해 뛰어난 성취를 하더라도 퇴근 후 돌아간 집에서 외로움과 싸워야 한다면 과연 행복할까.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1인가구’라는 주거형태는 행복과는 거리감이 있다.

1인가구의 대안으로 셰어하우스가 떠오르고 있다. 셰어하우스는 1인가구들이 모여 함께 생활하도록 고안된 주거형태다. 침실·책상 등 개인의 독립공간은 따로 부여하고 부엌·거실·마당 등은 공용공간으로 지정해 입주자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도록 만들었다.

셰어하우스는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단계. ‘우주’ ‘함께 꿈꾸는 마을’을 비롯해 일본계기업인 ‘보더리스하우스’ 등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전문 중개 인터넷 사이트가 생겼을 정도로 셰어하우스가 정착됐고 유럽 등지에서는 이보다 빨리 자리를 잡았다. 때문에 유학경험이 있거나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수집이 빠른 직장인, 대학생 등 젊은층 위주로 국내에서도 셰어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우주’의 경우 지난 2월 1호점을 서울 종로구 권농동에 오픈한 데 이어 마포구 서교동, 강북구 미아동 등에 현재 8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함께 꿈꾸는 마을’은 최근 성동구 행당동에 1호점을 마련하고 입주신청을 받은 지 2주 만에 수용인원의 2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우주에 입주해 있는 직장인 김선일(가명·24) 씨는 “독일에 있을 때 셰어하우스에서 살아본 경험이 너무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어 한국에서도 셰어하우스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셰어하우스 ‘우주’ 6호점


셰어하우스의 장점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학생, 사회 초년생이 입주하기에 부담이 덜하다. ‘함께 꿈꾸는 마을’ 1호점은 109㎡(약 32평) 아파트에 6명이 입주하는데 3인실 각 38만원, 2인실 각 42만원, 1인실 56만원의 월 사용료가 책정됐다. ‘함께 꿈꾸는 마을’ 관계자는 “월 사용료는 고시원보다 높지만 원룸보다는 저렴하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 사이트를 살펴본 결과 같은 지역에서 23㎡(약 7평)의 원룸을 얻는 데 필요한 비용은 보증금 1000만원 이상에 월세 50만원 정도였다. ‘우주’의 경우 최저 33만원부터 최고 65만원까지가 월 사용료다. 보증금은 두 업체 모두 2개월치 사용료를 받고 있다.

입주자는 공동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간략한 선별과정을 거쳐 결정된다. ‘우주’는 각 지점마다 ‘창업가들을 위한 집’ ‘사회 초년생을 위한 집’ 등으로 콘셉트를 설정해 비슷한 관심사나 취향을 가진 입주자들을 받고 있다. ‘함께 꿈꾸는 마을’은 멘토·멘티가 가능한 사람들을 타깃으로 정했다.

공동생활이다 보니 내부 흡연 금지, 공용공간 뒷정리 등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칠 만한 사항들에 대해 지켜야 할 원칙들이 있다. 프라이버시와 관련해 불편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입주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김씨는 “남남이던 사람들이 같이 살면서 형·누나·동생이 되니 또 하나의 가족이 생긴 것처럼 심적으로 든든하고 집에 가는 길이 행복하다”며 “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버팀목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꿈꾸는 마을’을 운영하는 조창희 유성산업개발 대표는 “인간이 추구하는 것은 결국 행복이다. ‘혼자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게 셰어하우스의 대명제”라며 “향후 1인가구의 30%가 셰어하우스의 시장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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