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수리온 기반 ‘참수리’ 타보니… 여객기같은 안정감·편의성 ‘엄지척’

경찰헬기 참수리 탑승기, 진동·소음제어 탁월
기동헬기 핵심 ‘제자리 비행능력’도 안정감
25년 경력 조종사도 “편의성 대폭 향상” 평가
높은 가격에 아직 수출은 전무, KAI “수출전략 고심”
  • 등록 2020-06-21 오후 3:46:57

    수정 2020-06-22 오전 7:40:02

[사천=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둥둥둥둥.’ 지난 17일 오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활주로. KAI가 자랑하는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을 기반으로 한 경찰헬기 ‘참수리’(KUH-1P)가 막 이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거대한 프로펠러가 회전하면서 나는 엄청난 소리와 풍압이 기자를 압도했다. 4.5m의 전고, 14.9m에 달하는 전장 등 참수리는 외형상으로도 ‘우직’했다.

경찰헬기 ‘참수리’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외부에선 압도를 당했지만 내부 탑승시 느낌은 부드러웠다. 거친 헬기의 느낌보다도 그간 많이 체험해봤던 여객기의 느낌이 더 컸다. 그만큼 진동과 소음이 생각보다 적었던 탓이다. 4열로 이뤄진 내부엔 총 12명이 탑승할 수 있는데, 내부가 생각보다 쾌적했다. 김찬동 KAI 헬기 조종사는 “참수리는 타 헬기보다 진동 수준이 높지 않다”며 “참수리엔 ‘능동형진동저감장치’가 탑재돼 진동 억제 능력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기동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것은 제자리 비행 능력이다. 이날 참수리는 지면에서 살짝 떠 제자리 비행 능력을 보여줬는데, 흔들림없이 안정감을 유지했다. 김 조종사는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제자리 비행인데, 참수리는 이를 자동으로 제어해준다”며 “제자리 비행 능력이 뛰어난 기동헬기는 레펠 등 특수임무시 탁월한 역할을 해준다”고 했다.

경찰청 헬기 조종사들이 꼽는 참수리의 가장 큰 장점은 자동비행기능이었다. 지난 25년간 10여종의 헬기를 타본 박형식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경위는 “수리온 1호기부터 해당 기종을 500시간 이상 타봤다”며 “기존 헬기들은 계속 계기판을 보면서 조종을 해야 했었는데 참수리는 자동조종기능이 있어 실제 조종사들의 피로도를 상당히 낮춰줘 편의성이 대폭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김 조종사 역시 “일반 자동차들의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보다 더 우수하다”며 “어떤 지형이든 자동으로 착륙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참수리 내부 모습. 조종석 디스플레이와 다양한 시스템들이 보인다. (사진=김정유 기자)
이 밖에도 참수리는 전기광학 적외선 카메라, 기상레이더, 구조용 호이스트 등 첨단임무장비를 장착했고 항공영상 무선전송장치를 탑재, 비행 중 촬영 영상을 실시간으로 상황실로 전송해 즉각적인 현장 확인과 지휘통제도 가능하다. 내부 곳곳에 대형 디스플레이들이 있어 위치 정보 등을 조종사 외에도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날 참수리는 남해 해안과 삼천포를 오가며 여러 비행을 선보였다. 남해대교를 지나갔을쯤 참수리는 전술비행도 시연했다. 능선을 따라 빠르게 급강하와 급상승하며 비행 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중력을 느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었지만 기체 자체의 흔들림은 거의 없었다. 저고도 비행시에도 단단한 느낌이었다. 김 조종사는 “민간항공기의 항법장비와 동일한 시스템”이라며 “저고도 비행시 여러 변수로 사고가 많은데 참수리는 미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적정고도를 벗어나면 자체적으로 경보시스템이 발동된다”고 밝혔다.

KAI는 지금까지 총 8대의 참수리를 경찰청에 공급했다.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만큼 국내 방위산업계에 그 의미가 크다. 현재 경찰청을 비롯해 해양경찰, 의무후송, 군부대 등 다양한 분야에 수리온 기반 헬기가 운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내수 공급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출 실적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안현호 KAI 사장은 지난해 취임 후 수출을 강조하고 있다. KAI가 지난 17일 16개국 대사 및 외교 관계자들을 본사로 초청해 참수리 탑승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수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현장에서 만난 이봉근 KAI 상무는 “수리온은 이미 검증된 프랑스 모델을 채용, 선진화한 장비를 활용해 개발된 헬기여서 안전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면서도 “하지만 러시아나 중국 제품 등에 비해 가격대가 높아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수출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활주로에 경찰헬기 ‘참수리’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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