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월마트와 그 경쟁사인 타깃(TGT) 등이 미국 소비자들의 내구재 소비 둔화로 인해 재고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앞서 월마트는 24일 2분기(5~7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분기 및 연간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분기대비 13~14% 감소하고,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11~13% 줄어들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2분기 주당순이익(EPS)도 전년 동기보다 8~9%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으론 11~13%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미국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41년 만에 최대인 9.1%나 뛰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한 탓이다. 특히 식품이나 휘발유 지출은 늘리지만, 마진이 높은 옷이나 가전 지출을 줄이니 매출이 늘어도 수익은 떨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아울러 이처럼 팔리지 않는 고가 제품은 재고로 쌓이지 않도록 싼 값에 팔아치울 수밖에 없다. 월마트의 1분기 말 재고는 전년 동기보다 33%, 타깃은 43% 각각 증가했다.
이에 대해 BoA는 “매장 내 공산품 등 일반상품 재고가 과잉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대형 유통업체들로서는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라도 가격을 낮춰 판매할 것이라 인플레이션이 재고 소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도 하반기에 재고물품들을 할인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5월 실적을 발표한 타겟 역시 6월부터 일부 재고물품부터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BoA는 지난 5월에 유통업체들의 총 재고규모가 7050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에 제품 가격이 올라가면서 재고액 자체가 늘어나 보일 수 있다”면서 “판매대비 재고 비율로 보면 크게 부정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마트와 타겟의 경우 지난 4~5월 중 일반 상품의 판매대비 재고 비율이 1.58로, 2011~2019년 평균인 1.44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과잉재고라는 잠재적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재고 상에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도 있는데, 유통업체가 주문한 재고가 너무 늦게 도착해 계절적으로 판매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던 만큼 당분간 팔긴 힘들 수 있다”며 이번 할인판매가 그동안의 재고를 소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