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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 순직 조종사, 국민 생명 지키려 비상탈출 포기했다

11일 F-5E 추락으로 순직한 심 소령
민가 충돌 피하기 위해 추락때까지 조종간 잡아
문 대통령 "'위국헌신 군인본분' 표상"
  • 등록 2022-01-13 오전 10:12:51

    수정 2022-01-13 오전 11:59:18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지난 11일 공군 F-5E 전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고(故) 심정민(29·공사 64기) 소령은 추락 순간까지 조종간을 끝까지 잡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故) 심정민 소령. (사진=공군)
공군은 13일 “심 소령이 다수의 민가를 회피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지 않고 조종간은 끝까지 잡은 채 민가와 100m 떨어진 야산에 충돌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사고 전투기는 11일 오후 1시 43분 수원 기지에서 정상적으로 이륙했으나 이륙 후 양쪽 엔진에 화재 경고등이 떴다.

이에 심 소령은 긴급 착륙을 위해 수원 기지로 선회했으나 조종 계통 결함이 추가 발생했다. 이에 심 소령은 ‘이젝션(Ejection·탈출)’을 두 번 외치면서 비상 탈출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항공기 진행 방향에 다수 민가가 있어 이를 회피하기 위해 끝까지 비상 탈출 좌석 레버를 당기지 않고 조종간을 잡은 채 순직했다는 것이 공군의 설명이다.

실제로 해당 전투기의 비상탈출 장치는 2013년 교체한 신형으로 장치를 작동하기만 했다면 곧바로 탈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기체가 급강하던 상태에서 심 소령이 조종간을 끝까지 놓지 않은 채 가쁜 호흡을 한 정황이 비행자동 기록 장치에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기는 이륙한 공군기지에서 서쪽으로 약 8㎞ 떨어진 야산에 추락했고 결국 심 소령은 순직했다. 이날 사고로 민간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훈련 중인 F-5E 전투기.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6년 임관한 심 소령은 F-5를 주기종으로 5년간 임무를 수행하며 기량을 쌓아온 전투조종사다.

학생조종사 시절부터 비행 연구에 매진해 비행훈련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했고, 전투 조종사로서의 기량도 뛰어났다고 한다. 지난해 11월에는 호국훈련 유공으로 표창을 수상할 만큼 모범적인 군인이었다.

최근까지 제10전투비행단 항공작전과 운영장교로 작전 일정을 통제하며 비행단의 전투준비태세 유지에도 크게 기여했고, 어렵고 궂은일에도 솔선수범하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대대 분위기를 명랑하게 이끌어왔다고 공군은 전했다. 특히 심 소령은 결혼 1년 차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SNS를 통해 심 소령을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하늘을 수호하다가 순직한 심 소령의 명복을 빌며 슬픔에 잠겨 있을 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끝까지 조종간을 붙잡고 민가를 피한 고인의 살신성인은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표상으로 언제나 우리 군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소령의 영결식은 14일 오전 9시 수원 제10전투비행단에서 부대장(部隊葬)으로 엄수된다. 유해는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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