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중 9명 `노후 걱정`

이데일리·현대경제연구원, 10월19~24일 공동 설문조사
노후 대비 충분하게 준비한 직장인은 100명중 2명 불과
"퇴직금은 노후소득 보장 못해".."퇴직연금 도입시기 적절"
  • 등록 2005-10-31 오전 11:32:03

    수정 2005-11-24 오전 10:47:58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전문가 10명중 9명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시스템의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노후생활을 ‘충분히’ 준비하고 있는 근로자는 100명중 단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행 퇴직금제도 역시 근로자의 노후소득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퇴직연금제도가 취약한 퇴직금제도를 대신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퇴직연금의 이해 당사자인 근로자나 기업 모두 퇴직연금에 대한 이해와 준비는 매우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는 한달 앞으로 바짝 다가온 퇴직연금 도입을 앞두고 이데일리가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 10월19일부터 24일까지‘퇴직연금제도’에 대한 근로자, 기업, 전문가들의 인식 실태 조사에서 나타났다.

우선 83명의 전문가(교수 23명, 연구원 60명)를 대상으로 저출산·초고령으로 인한 공적연금시스템의 위기를 물어본 결과 ‘우려된다’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응답자의 59.0%가 ‘심각하다’고 대답했고, 이중 37.3%는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조사대상자중 교수들의 경우엔 2명중 1명꼴인 52.2%가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근로자 88% 노후생활 걱정..충분한 준비는 100중 2명 불과 

제조업과 금융기관 등에 종사중인 282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조사대상 근로자의 88.7%가 ‘노후생활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노후생활이 매우 걱정된다’는 응답도 47.9%에 달했다.

그러나 조사대상 근로자중에선 ‘은퇴 이후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24.1%에 그쳤으며,특히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는 대답은 2.1%에 불과했다.

반면 반면 ‘은퇴 이후 준비가 그저 그렇다’거나 ‘별로 하지 않는다’는 대답이 40.4%였으며,‘전혀 없다’는 응답도 13.5%에 달했다. 공적연금 시스템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의 대응이 매우 미흡함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또 현행 퇴직금제도가 잦은 이직이나 연봉제·중간정산으로 인해 실질보장이 미흡해, 근로자들의 노후소득 보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12월에 도입되는 퇴직연금이 취약한 퇴직금제도를 대신 할 것이란 기대를 나타냈다.

특히 전문가들의 절반 이상은 퇴직연금 도입시점이 ‘적절하다’(56.6%)하다고 밝혔고, 32.5%는 ‘벌써 도입했어야 했다’고 답했다.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과 관련, 기존의 퇴직금이 이미 오래 전부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근로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퇴직금 현행 퇴직금제도가 노후소득을 제대로 보장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1%에 그친 반면 ‘못하고 있다’가 47.1%, ‘전혀 못하고 있다’는 답변도 22.1%에 달했다. 역시 연봉제와 중간정산 등의 확산으로 퇴직금제도가 노후소득 보장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퇴직금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오는 12월 도입되는 퇴직연금제도에 대해선 근로자들의 이해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모른다’거나 ‘전혀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은 제조업 근로자의 경우 66.30%에 달했다. 금융기관의 경우도 퇴직연금을 ‘모른다’거나 ‘전혀 모른다’는 응답은 은행과 증권이 46.0%와 44.0%를 기록했고, 보험권이 그나마 29.20%로 낮았다.

기업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31개 기업의 퇴직연금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퇴직연금을 ‘어느정도 안다’(45.2%)거나 ‘잘 안다’(9.7%) 등 ‘이해하고 있다’는 응답이 절반은 넘긴 54.9%였다. 그러나 35.5%는 ‘보통이다’고 대답했고, 조사 대상자들이 퇴직급여 담당자였음에도 9.7%는 ‘모른다’는 응답을 내놓았다.

특히 기업들은 퇴직연금제도 도입에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회사에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다면 언제가 적절한가’를 묻자 2010년 이후라는 응답이 40.0%로 가장 많았다. 퇴직연금도입의 사실상의 원년인 2006년이 적절하다는 기업은 단 8%에 불과했다.

◇근로자·기업, 퇴직연금 '준비 안돼'..전문가 `세제 인센티브` 주문

이 같은 답변은 전문가들의 전망치와 일맥상통한다. 전문가들에게 퇴직연금제도 활성화 시기에 대해 물어본 결과 61.4%는 ‘2010년 이후’라고 답했고, 2008년(16.9%), 2007년(10.8%), 2009년(7.2%), 2006년(3.6%) 등의 순이었다. 퇴직연금 도입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재로선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인 셈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제도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로 ‘세제 인센티브 강화’68.6%)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 근로자 등 퇴직연금 수요자에 대한 투자교육 강화’(11.4%), ‘간접운용과 관련한 과도한 규제 지양’(11.4%), ‘홍콩 MPF제도와 같이 퇴직연금제도의 강제화 내지 준 강제화’(8.6%) 등을 제시했다.

한편 기업들은 새로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할 경우엔 절반인 50.0%가 확정급부형(DB)형 퇴직연금제도를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제도’는 20.0%로 상대적으로 적었고, 30.0%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DB형 제도란 퇴직 후 받을 급여가 사전에 확정되는 제도로, 기업이 연금운용을 책임진다. 이에 비해 DC형 제도는 근로자가 연금운용에 참여하고 그 책임을 진다. DC형은 운용실적에 따라 연금 규모가 DB형 보다 많아지거나 반대로 적어질 수 있는 제도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DB형과 DC형, 2가지 퇴직연금제도중 ‘국내 현실에 어느 것이 적합한가’를 묻는 질문에 53.1%가 DC형이라고 답했고, 46.9%는 DB형이라고 꼽았다. 교수집단의 경우엔 63.6%가 DC형이 적합하다고 보았고, 연구원은 50.8%가 DB형이 바람직하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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