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람선처럼 갇혀 죽어가고 있다"…요양병원 의료진 분노

  • 등록 2020-12-30 오전 9:16:49

    수정 2020-12-30 오전 9:16:49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국 요양시설에서 집단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각 시·도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 후 숨졌거나 사후 확진된 사망자는 지난 28일까지 모두 57명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요양시설발 집단 감염과 전국적인 3차 대유행이 겹치면서 중증환자 병상이 부족해졌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의료진과 입소자를 포함해 160명 넘게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은 사망자 38명 가운데 27명이 전담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숨졌다.

지난 6일부터 코호트 격리된 울산 양지요양병원에서도 사망자 24명 가운데 5명은 전담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요양시설은 환자들이 같이 거주해 밀집도가 높고 연령대도 높은 경우가 많아 코로나19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

이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입원해 있는 전국 요양병원들이 ‘죽어서야 빠져나올 수 있는 코로나 감옥’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처럼 고령 환자들이 병상을 제때 배정받지 못해 숨지는 사례가 반복되자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호트 격리돼 일본 유람선처럼 갇혀서 죽어가고 있는 요양병원 환자들을 구출해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서울 구로 요양병원에서 근무 중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기존 간호인력도 ‘번아웃’돼 곧 나가떨어지면 아무도 환자를 돌볼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며 “현재까지 아무런 인력 지원이 없어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확진되고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며 “인력이 지원되지 않는 한 제대로 치료할 수 없어 사망자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지금은 보건당국의 역량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을 관리할 정부 차원의 전담 부서를 만들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3차 유행이 지속되고 시급히 코호트 격리에 대한 재검토 및 병상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치료를 받으면 살 수 있는 수 많은 생명들이 죽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라며 “간곡히 부탁드린다. 요양병원 환자들을 제발 살려달라”고 덧붙였다. 이 청원은 30일 오전 9시 기준 1만3985명이 동의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정부는 요양병원이 의료 기관이라는 이유로 병원 내 환자들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자체적으로 확진자를 치료할 수 있는 장비·인력이 부족한 요양병원의 코호트 격리는 사실상 병원 내 우리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비판이 거세지자 이날 “요양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중앙사고수습본부 차원의 의료지원팀을 꾸려 지방자치단체가 해온 환자 재배치, 의료인력 투입 등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개설도 준비 중이지만 1월 중순쯤 운영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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