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 볼 때 이번 사태가 삼성그룹의 펀더멘탈까지 훼손시키지는 못할 것이란 시장 믿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비자금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아울러 임박한 ‘특검’ 등으로 새해 투자와 정기 임원인사 등 경영전반에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러나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계열사들의 주가 흐름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견조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단기추세인 5일선(5일간의 주가를 평균해 이은 선)이 11월22일을 기점으로 완연한 상승추이로 전환, 11일 장중 약세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추세는 반등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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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선은 김용철 변호사가 비리를 폭로한 10월29일 이후 근 한달간 상승과 하락추이를 반복하며, 11월21일엔 5일선이 20일선을 위에서 아래로 뚫고 내려서는 단기 '데드크로스'가 일시적으로 발생했다. 그러나 며칠뒤 '골든크로스'로 단기추세가 다시 반전됐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이같은 주가동향과 관련해 시장 전문가들은 우선 삼성사태가 ‘비(非) 펀더멘탈’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삼성전자만 보더라도 주가흐름이 삼성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보다는 향후 D램 반도체 가격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의 한 투자전략가는 “삼성수사 결과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엔 주가의 방향성이 틀려질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 같다”며 “최근 삼성그룹주의 주가 흐름도 이 같은 전망치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의 다른 애널리스트는 “이번 삼성사태에도 불구하고 이건희 회장 총수 일가의 소유구조나 삼성의 지배구조가 전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약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삼성계열사의 주가가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지금으로선 이러한 조짐이 없고 주가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선 삼성이 경영에 당분간 심각한 어려움을 겪겠지만,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주가가 이를 증명할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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