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초고강도 콘크리트 개발 `전쟁`

초고층 프로젝트 증가..업체 자존심 싸움으로 `확대`
철골구조 비해 저렴, 안정성 높아 기술개발 봇물
  • 등록 2008-12-15 오후 2:02:04

    수정 2008-12-15 오후 2:02:04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건설사들이 앞다퉈 초고강도 콘크리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근 국내외 초고층 빌딩 프로젝트가 늘면서 이에 필요한 기술력 확보 차원에서다. 하지만 상용화와는 거리가 먼 과당경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최근 국내 업체가 개발한 콘크리트 중 가장 강도가 높은 250㎫(메가파스칼)급 초고강도 콘크리트 개발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개발한 최고강도 콘크리트는 지난 4월 GS건설(006360)이 개발한 240㎫급 콘크리트다.

포스코건설연구소 김우재 박사는 "실제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80~150㎫급 강도의 콘크리트"라며 "현재 포스코건설은 250㎫급 콘크리트의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 너도나도 개발
 
현대건설(000720)은 지난 10월 초고층빌딩 하부기반 공사에 쓰이는 저발열 매스콘크리트 개발에 성공한데 이어 최근에는 테러 등에 대비해 폭발에 견디는 방폭콘크리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250㎫ 급의 강도는 완성한 상태. 앞으로 인성(늘어나는 성질)을 개선해 폭발실험 등을 통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바다 속이나 우주 등 특수공간에 사용할 수 있는 무균열, 무철근 콘크리트 개발이 목표"라며 "기술개발 로드맵에 따라 오는 2013년까지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에 최고강도 콘크리트 기록을 내어준 GS건설은 최근 초고강도 콘크리트 압송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압송은 지상의 콘크리트를 초고층빌딩 공사 현장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말한다. 세계 최고층 빌딩인 삼성물산의 버즈두바이 공사에서도 80㎫급 고강도콘크리트를 700~800미터 높이의 현장까지 압송하는 것에 가장 어려움을 겪었을 정도로 콘크리트 압송 기술은 초고층빌딩 공사에 필수적이다.

GS건설은 최근 일반콘크리트를 최고높이 1.5㎞까지 압송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현재는 80㎫급 고강도 콘크리트를 이 높이까지 보내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일반콘크리트에 비해 고강도 콘크리트는 점성이 강해 압송이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롯데건설은 서울 중구 황학동 롯데캐슬 시공현장에 자체개발한 120㎫급 콘크리트를 적용했고 대림산업(000210)삼성물산(000830) 역시 300㎫급 국내 최고강도 콘크리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 과열경쟁 왜?

초고강도 콘크리트 개발이 확산된 표면적 이유는 국내외에서 초고층빌딩 프로젝트 발주가 봇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들어 서울시에서 `초고층 빌딩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향후에도 초고층빌딩 건축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어서 건설업체들은 필요한 시공 실적과 기술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부산 롯데월드, 일산 킨덱스타워, 상암동 DMC 랜드마크타워, 잠실 제2롯데월드 등을 비롯해 수많은 초고층 PF사업이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도 두바이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지에서 최고 높이 1000m가 넘는 프로젝트들이 발주되거나 발주를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초고층빌딩은 강철빔을 사용하는 철골구조로 지어졌다. 현재도 일부 건물에는 철골구조가 사용된다. 하지만 철골구조는 높이 올라갈수록 비용이 더 많이 들고 지진, 바람 등에 취약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주거목적의 건물에는 철골구조가 적합치 않아 보다 싸면서도 안정적인 초고강도 콘크리트 개발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초고층 건물에 사용되는 콘크리트의 강도는 80~120㎫급이 많이 쓰인다. 200㎫급 이상 콘크리트가 사용되는 건물은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때문에 최근의 초고강도 콘크리트 개발 경쟁은 건설사간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대형업체 관계자는 "초고강도 콘크리트 개발에 큰 의욕을 보이지 않다가 최근 경쟁업체들이 200㎫급 콘크리트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개발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꼭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앞으로 일부 업체들을 제외한다면 초고강도 콘크리트 기술개발 경쟁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고효율로 상용화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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