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박근혜 눈물` 신경쓰이네

잇단 민생행보·감성정치에 바짝 긴장
  • 등록 2004-04-01 오전 11:09:53

    수정 2004-04-01 오전 11:09:53

[오마이뉴스 제공] 열린우리당이 "박근혜의 눈물"로 여느 때와는 다른 긴장감과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따라하기 행보"에 초조해하고 있다. 박 대표는 대표 취임 이후 천막당사 회의주재, 재래시장 방문, 택시기사와의 대화 등 바닥민심 훑기에 공을 들여왔다. 정동영 의장 취임 직후 남대문 시장과 택시기사조합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민생행보"를 보인 것과 흡사하다. 급기야 박 대표는 "감성정치" 컨셉까지 도입했다. 지난 30일 한나라당 TV 정강정책 연설에서 흘린 박근혜 대표의 눈물이 대표적이다. 사실 굳이 따지자면, 이 또한 탄핵가결 당시 임종석 의원의 눈물, 전국재래시장 대표자와의 대화에서 흘린 정동영 의장의 눈물 등 열린우리당에게 "저작권"이 있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긴장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박 대표의 감성정치 행보가 먹혀들고 있다는 점이다. 열린우리당이 정쟁 중단을 강조면서도 유독 박 대표에 대해서만큼은 "네거티브 공세"로만 일관하는 것이 이같은 위기감의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김성호 "죽은 박정희 망령 눈물로 살려내려 한다" 열린우리당은 지난달 31일 열린 선대위 상임위원회에서도 전날 TV 연설 도중 박근혜 대표가 흘렸던 "눈물"을 화제로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갔다. 포문은 김성호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죽은 박정희의 망령을 감성과 눈물로 살려내려 한다"며 "과거 한나라당, 거대야당 횡포는 반성하지 않고 정체성이나 비전에 대해 한마디도 없다"고 혹평했다. 김 의원은 박 대표의 눈물에 대해 "집에서나 할 일을 공개적 장소에서 하면 되느냐"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신기남 선대위 본부장도 "명분이나 논리가 아니라 감정으로 호소하며 임기응변으로 하고 있다"며 가세했다. 신 본부장은 "정치의 차원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가식과 이미지로 끌어가려 하고 있다, 사과는 전혀 없다"고 맹렬히 성토했다. 여성 대표인 김진애 공동선대위원장도 "정치리더는 감성과 감정에 흔들리지 말고 의연한 길을 가야한다"는 말로 박 대표를 비판했다. 하지만 "책임있는 정치인은 눈물을 흘리는 것보다는 (국민 앞에) 당당하고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까지 덧붙이는 바람에 "공격대상이 누구인지 혼란스럽다"는 비판을 자초하기도 했다. 현재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표의 "눈물의 정치"가 영남권에서 먹혀들 경우 120∼130석도 힘든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이미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원적지의 종속변수라고 일컬어지는 수도권 표심도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공천파동 등은 드러나지 않은 채 박 대표의 "화사한 웃음"과 "눈물"만이 언론을 장식하게 되면 열린우리당의 목표치 달성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거여 견제론"에 마땅한 대응거리 못 찾아 이 때문인지 당 지도부들은 언론을 탓하기 시작했다. 박영선 대변인이 이날 회의에서 "요즘 언론이 박근혜 대표는 미화하는데 신 본부장은 미화가 안되는 것 같다"고 말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다른 한 고위관계자도 "언론인들이 역사의식이 없다"고 질타하기까지 했다. 탄핵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약화되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열린우리당은 탄핵정국을 최대한 연기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탄핵문제를 수시로 환기시키고 있지만, 좀처럼 먹혀들지 않고 있다. 정동영 의장이 "총선에 접어들어 탄핵에 대해 반성하는 의원이 속출하게 되면 국민들은 그분들을 다시 선택할 가능성이 많다"며 불안감을 내비칠 정도다. 반면 한나라당의 "거여견제론"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대응방안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일단 "신지역주의론"으로 맞불을 놓고는 있지만, 상쇄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임종석의 눈물"로 거둬들인 지지율이 "박근혜의 눈물"로 얼마나 빠져나갈 지 열린우리당은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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