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 화재가 부른 참사 `형제 소방관의 죽음`

숨진 조기현 소방장 형, 현직 소방관으로 재직 중
  • 등록 2008-08-20 오전 11:51:55

    수정 2008-08-20 오전 11:51:55

[노컷뉴스 제공] 20일 새벽 5시 반쯤 서울 은평구 대조동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불이나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 세 명이 숨졌다.

순직한 소방관은 조기현 소방장(45), 김규재 소방장(41), 변재오(35) 소방사로 확인됐으며, 모두 은평소방서 화재진압팀 소속이다.

조 소방장 등은 나이트 클럽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건물 외벽을 뚫고 2층으로 진입했지만, 일명 '샌드위치 판넬'로 된 건물 천장이 조명장치 등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면서 건물 안에 고립됐다.

은평소방서 권병용 대응관리 과장은 "소방관들이 건물에 고립된 뒤 공기통의 공기가 모두 떨어지면서 연기에 질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른 소방관들에 의해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권 과장은 또 "소방관들이 건물 내로 진입할 당시에는 안에 사람이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 일단 진입 작전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이날 불은 3층 건물 가운데 나이트 클럽으로 운영되던 건물 2층과 3층, 1200㎡를 태운 뒤, 화재 발생 1시간 30여 분만인 6시 50분쯤 진화됐다.

하지만 10시 현재까지도 일부 잔불이 남아 있어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국과수 등의 정확한 화재 조사는 잔불 정리 작업이 마무리된 이후 시작될 예정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새벽 4시쯤 모든 정리를 마친 뒤 클럽 문을 닫고 나왔다"는 종업원의 진술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건물 내부 한 구석에서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종업원의 진술에 따라, 현재 '누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화재가 난 건물은 지난 1992년 지어졌으며, 2,3 층은 나이트클럽으로 1층은 옷가게 등 일반 상가로 이용돼 왔다.

◈유족들 오열…형제 소방관, 동생 죽음에 안타까움 키워

한편 순직한 세 소방관들의 빈소는 신촌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 차려졌다.

특히, 숨진 조기현 소방장의 형님도 동대문 소방서에 현직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형제소방관인 것으로 확인돼 주위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형제가 모두 소방에 투신해 '형제' 소방관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동생이 먼저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에 소방 가족들 모두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조기현 소방장은 지난 91년 소방사로 소방관에 임용돼 올해로 17년째 근무를 해왔다. 순직한 김규태 소방장은 40살 부인 사이에 11살, 13살 자녀를 뒀다. 김 소방장은 칠순의 노모를 모시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순직한 35살 변재오 소방사는 지난해 소방에 투신해 꿈을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한 채 첫 발령지에서 사고를 당해 주위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소방관계자들은 빈소에 유족들이 모인 뒤 유족들과 보상 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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