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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공수처의 피의자 관용차 제공…'인권보호'인가 '세금낭비'인가

공수처, 손준성 1·2차 조사 과정 관용차 제공
"세금낭비" 지적…"비공개 조사, 인권보호 차원"
"지하주차장 필요"…독립청사 이전 주장도
검·경 "통상 피의자에 관용차 제공 어려워"
법조계 "수사기관, 외관상 공정하게 보여야"
  • 등록 2021-11-12 오전 11:00:30

    수정 2021-11-13 오전 8:59:49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 검찰총장 재임 시절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최근 피의자 소환 과정에서 관용차를 제공한 것을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세금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만 공수처는 청사 구조상 지하주차장이 없어 비공개 소환을 원하는 피의자를 보호할 장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관용차 제공이 불가피하다는 옹호론도 나온다.

공수처 잇따른 피의자 관용차 제공…“부적절하다” [그래픽=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피의자 관용차 태워 조사…“비공개 소환 인권 보호 차원”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전날(10일)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오전 손 검사는 공수처가 정부과천청사 외부에 대기시킨 관용차를 타고 출석 모습을 가리는 청사 내 차폐 시설을 거쳐 조사실로 향했다.

공수처가 손 검사에게 관용차를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손 검사는 지난 2일 있었던 공수처 소환 조사에서도 청사 외부에서부터 공수처 관용차를 타고, 마찬가지로 청사 내 차폐 시설을 통해 비공개 출석했다.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태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용 차량이 지난 10일 오전 경기 과천정부청사 공수처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스1)
이를 두고 일각에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국민들이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받을 때 어느 누가 관용차를 받느냐는 것이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의혹’ 사건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고검장에게 김진욱 처장 전용 관용차를 제공해 ‘황제 의전’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수처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하면서 관용차를 활용했다는 입장이다. 비공개 소환을 원하는 피의자 측 의사를 존중해 이를 최대한 반영하는 수단 중 하나로 관용차 소환이 이뤄졌다는 셈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피의자와 소환 과정을 사전에 조율한 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해 왔다. 규정상 수사 활동 목적으로 관용차 이용이 가능하다고도 돼 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 예규인 ‘공수처 공용차량 운영규정’에 따르면 공수처 공용차량은 ‘처장 전용 차량’과 ‘업무용 차량’으로 나뉘는데, 업무용 차량은 ‘압수· 수색·검증, 체포·구속 및 과학수사 등 수사 활동과 그 밖에 수사처 업무 수행을 위한 차량’으로 정한다.

실제로 공수처는 피의자 측 의사에 따라 소환에 다양한 방식을 택했다. 비공개 조사를 원했던 이규원 검사는 개인차량을 통해 차폐 시설로 진입했고, 비공개를 원치 않았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도보로 공수처 청사를 향했다.

공수처가 지하주차장을 갖춘 독립청사가 아니기 때문에 피의자 인권 보장 차원에서 관용차 제공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다. 공수처는 현재 과천정부청사 5동 2·3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지하주차장은 없고 1층 주차장은 외부에 노출돼 있다. 김 처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청사 주차장에 공수처 차량이 취재진에게 그대로 노출돼 있어 압수수색이나 소환조사 등 수사 진행 상황이 유출돼 보안 차원에서 독립청사로의 이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기도 했다.

검·경은 어떤 방식?…법조계 “수사기관, 공정하게 보여야

다른 수사기관도 피의자에게 관용차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체포·구속 피의자를 호송하는 경우에 한해서다. 한 경찰 관계자는 “미체포 피의자에게 관용차를 제공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건강상 이유 등 피의자가 출석 의지는 있지만 경찰서로 오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피의자가 원하는 가까운 지역 경찰관서에서 조사를 하거나, 노트북과 미니 프린터기를 챙겨 피의자가 원하는 곳으로 원정조사를 가는 경우는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도 비슷한 입장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1층 현관으로 들어오는 소환 방식을 원하지 않는 경우 공개되지 않는 방법의 출입을 수사팀과 협의할 수 있다”면서도 “관용차를 제공하는 방법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청 청사는 보통 지하주차장이 구비돼 있다.

법조계에선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설립된 수사기관은 외관상으로 공정하게 보여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는 “어느 당사자들이건 관용차를 이용하는 것은 부적절한 면이 있다”며 “일반 국민 중 검찰, 경찰 조사를 받을 때 관용차를 받는 경우는 없다. 공수처가 수사받는 피의자에게 관용차를 제공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반하고, 국민들에게 수사 불신만 야기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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