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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기업 진단]<3>구글-(下)위축되는 `야성적 충동`

포스티니-모토로라 등 성과미흡..구글글래스도 전략수정
배당-자사주취득 확대 시사..페이지 CEO 비전에 위배
  • 등록 2015-02-01 오후 6:31:35

    수정 2015-02-01 오후 6:35:32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의 연도별 매출대비 자본지출과 연구개발비 비중 추이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만약 단기적으로 실적을 악화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 주주와 회사에 큰 이익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나온다면 우리는 그 기회를 잡을 겁니다. 우린 그런 식으로 회사를 운영할 겁니다. 또한 주주들도 그런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요청하고 싶습니다.”

구글 공동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가 지난 2004년 구글의 기업공개(IPO) 당시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 쓴 글이다. 페이지 CEO의 이런 발언은 10년이 지난 지금 구글이 처한 상황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 미래 먹거리에 적극 투자하려는 구글의 선택이 단기적인 실적 악화와 주주들의 불만을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 실패를 맛보는 미래투자

유루브와 같은 성공사례도 있지만, 구글이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인수합병(M&A)에 나서거나 신규 개발에 나선 사업 가운데 하나 둘씩 실패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이 페이지 CEO의 발언에 대해 주주들이 회의감을 서서히 갖게 되는 이유다.

구글이 지난 2007년 6억2500만달러를 들여 사들인 이메일 보안서비스인 포스티니는 지메일서비스 보안 강화를 위해 인수했지만, 지난해 사업을 중단하고 말았다. 창사 이래 역대 최대 M&A로 기록된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는 2년만에 회사 매각이라는 수순을 밟았다. 모토로라가 가진 특허권을 보유하게 됐지만, 125억달러라는 인수 대금 가운데 29억1000만달러 밖에 챙기지 못하고 중국 레노보에 넘겼다.

이번 실적 발표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는 구글 글래스가 도마위에 올랐다. 패트릭 피체트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가 큰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데 있어 어떤 (사업)팀이 장애물을 뛰어넘지 못할 때면 늘 잠깐 쉬면서 전략을 새롭게 짜볼 수 있는 시간을 주곤 한다”며 “구글 글래스팀 역시 그랬다”고 소개했다.

이어 “어떤 프로젝트가 우리가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초기 전략을 재수정하는 힘든 결정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현재의 1세대 구글 글래스 판매를 중단했고 사업을 재조정할 예정이다. 구글은 올해 안으로 최신 웨어러블 데이터 제품 버전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개편될 구글 글래스 사업부는 구글이 지난해 인수한 홈 자동화시스템 회사 네스트의 토니 파델 최고경영자(CEO)가 총괄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주 `윈도10`과 함께 선보인 홀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전용 헤드셋 `홀로렌즈`와 홀로그램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도구 `홀로스튜디오`, 홀로그래픽 API 등으로 인해 구글 글래스의 미래는 더 암울해졌다. 구글 글래스보다 앞선 기술력을 선보인 홀로렌즈에 대해서조차 이 회사 공동 창립자인 빌 게이츠는 “이 제품이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 배당과 자사주취득의 함정

이 때문인지 피체트 CFO는 컨퍼런스콜 내내 `투자지출에 대한 비용 통제`라는 단어를 수차례 사용했다. “애틀랜타와 샬럿 등지에 확대하고 있는 광대역 초고속 인터넷망 사업인 구글 파이버 등과 같은 자본집약적인 사업에 대한 투자는 게속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공격적인 미래 투자를 스스로 두려워하고 있다는 점을 은연중에 드러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1년간 구글 주가 추이


이런 가운데 구글이 배당과 자사주 취득에 나서며 주주들에 대한 이익환원을 늘리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우려로 제기되고 있다.

피체트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주가는 중요하다”고 운을 뗀 뒤 “우리 이사회와 주주는 물론 우리 모두에게 주가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주주 이익환원 확대를 위해 미국 정부가 법만 바꿔준다면 640억달러의 보유현금 가운데 60% 수준인 380억달러 규모의 역외 보유현금을 미국으로 들어와서라도 주주들에게 쓸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쉬 올슨 에드워드존스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배당이나 자사주 취득을 늘릴 상황은 아니다”며 “이는 잘못된 시그널”이라고 비판했다. 올슨 애널리스트는 “배당 확대는 흔히 성장의 기회가 거의 사라진 기업들에게 나타나는 첫 징후”라며 “아직 모바일에서 점유율을 더 늘릴 기회가 있는 구글이 투자보다는 배당에 신경쓰는 것은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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