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매각추진, "현대상선 방어 포석"

  • 등록 2007-07-30 오후 1:22:48

    수정 2007-07-30 오후 1:22:48

[이데일리 배장호기자] 김중웅 현대증권 회장은 자본시장통합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달 3일 사내 전산망을 통해 "현대그룹은 현대증권(003450)의 매각을 결정한 사실도 없고 매각할 의사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현대그룹이 현대상선(011200)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20% 매각을 위해 농협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김 회장의 `사실무근`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합병계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시장이 상당히 무게를 두고 있었다"며 "최근 그룹측의 `사실 무근` 답변은 직원들의 동요를 의식한 데 따른 제스쳐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내부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현대증권 매각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비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범현대가로부터 현대상선 경영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현대증권이라도 팔아야 할 사정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현대상선을 놓고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009540) 등 범현대가간의 지분격차는 10% 이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10%가 넘는 지분 격차는 현대그룹이 범현대가에 현대건설을 내주더라도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는 안정적 지분율이다.

내년 중 매각이 예상되는 현대건설은 현재 현대상선 지분 8.30%를 보유한 현대상선의 주요주주다.

하지만 7월 중 4.75%에 달하는 현대상선 우리사주 물량의 매매제한(Lock-up)이 풀리면서 양측간의 지분 격차는 다시 8.3%(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율) 이내로 줄어들게 됐다.

우호세력인 케이프포춘과의 지분 보유 관련 계약이 올해말로 끝나는 것도 신경쓰인다. 현대그룹으로서는 다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현대상선측은 이번에 풀리게 된 우리사주 물량 중 121만7000주를 걷어 지난 13일 장 마감 후 대량매매를 통해 신한은행에 넘겼다. 그러나 이 매매를 통해 붙잡아 둔 지분은 1%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인수합병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든 안들든 현대그룹으로서는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에 사력을 다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며 "우리사주 뿐 아니라 올해 말로 계약이 종료되는 케이프포춘의 보유지분을 계속 잡아두기 위해서도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옛 세종증권 인수를 통해 이미 증권업에 진출한 농협이 다시 현대증권(003450)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도 관심사다.

농협에 정통한 인수합병 업계 관계자는 "농협이 NH투자증권을 통해 증권업에 진출했지만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하고 있다"며 "현대증권과 같은 대형 증권사를 인수해 단기간 내에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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