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는 잠자는 공룡 깨우기"-한통 이상철 사장

  • 등록 2001-01-03 오후 2:57:12

    수정 2001-01-03 오후 2:57:12

한국통신 이상철 신임사장은 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통을 GE,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사 등에 비견되는 세계적기업(world class company)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경영포부를 밝혔다. 이 사장은 또 지난해 노조파업으로 중단했던 인력 구조조정은 기획예산처와의 협의에 따라 오는 4월말까지 당초 계획대로 마무리할 계획이며, IMT-2000신설법인,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간의 합병은 유무선종합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 전체의 사업구조에서 최대의 이익을 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특히 한통의 민영화와 관련, 민영화는 한통을 여러개의 회사로 단순 분할하는 것이 아니라, "잠자는 공룡"에게 생동감을 불어넣어 "뛰는 공룡"으로 만드는 게 진정한 민영화라고 주장하며, 단순한 사업분할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상철 사장과 기자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IMT-2000사업을 총괄했던 남중수 실장에게 IMT-2000업무를 계속 맡기지 않고, 남실장에게 재무실장을 맡긴 이유가 무엇인가 - 나는 전문경영인을 존중한다. 남실장은 재무쪽 박사다. 파이낸싱 전문가이다. 현재 우리회사에서 제일 필요한 사람은 CFO이다. 사업계획→투자→실행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총괄적으로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다. 남실장이 바로 이분야 전문가이다. 외국에서는 CEO와 CFO가 거의 대등한 관계이다. CFO로서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해 남실장에게 재무실장의 책임을 지웠다. 비록 그동안 IR, DR발행같은 사항을 재무실이 아니라 기조실에서 처리한 게 사실이다. 앞으로 IR, DR발행 같은 일을 재무실이 맡아서 하게 될 것이다. ▲한통에 대해 공룡기업이란 비난 여론도 있는데. - 한통은 물론 공룡에 비유될 수 있다. 만일 우리 나라에 공룡이 없기를 바란다면 그건 오산이다. 왜냐하면 공룡도 종류가 여러 가지있기 때문이다. 어떤 거대한 공룡은 심장이 9개가 있는 공룡도 있다고 한다. 한통은 바로 이러한 거대한 공룡과 맞설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워있는 공룡을 뛰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민영화는 이러한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지분 매각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 민영화와 관련 회사주식을 파는 주체는 정부이다. 따라서 민영화에 대한 구도는 기본적으로 정부와 상의해야 할 문제이다. 민영화를 통해 국부 유출이 되던가 또는 독점적 위치에 있는 통신사업체를 어느 한 군데로 가게 하는 문제는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통신은 분명 공기업인데, 수익을 쫓는 면에서는 지나치게 민간기업적인 경향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익 규모가 1조원을 넘는데 너무 수익만 쫓는것 아닌가 - 지난해 당기순익중에서 SK텔레콤 주식매각대금으로 인한 이익이 전체이익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1조이상이라는 당기손익의 실제 내역을 들여다 보면 그다지 높은 수익을 내는 건 아이다. 싱가폴텔레콤의 경우 100억불 이상의 자금을 해외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다. 한통에게 있어서도 이러한 경영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1조원이 아니라 5조원 이상의 이익을 내야 한다고 본다. ▲한통 분할 매각은 반대하는가. - 한통의 단순한 분할 매각은 반대한다. 그러나 각 자회사들이 그룹으로서 상호 네트워크를 지니고, 시너지 효과를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가능하리라 본다. ▲한통 본사와 자회사의 관계 설정은. - 무선,유선이다. 이러한 분리는 중요치 않다. 개인적으로 예전에 나는 무선이 주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통프리텔로 간 적이 있다. 결국 무선사업은 광활한 유선에 기반을 두고 있어야 한다. 유선망의 확장개념으로 무선 서비스를 보아야 한다. 무선에 비해 유선이 할수 있는 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 무선과의 관계설정은 바로 통신사업의 모체인 본사와의 시너지를 도출할 수 있는 네트워크 및 확장자로 본다. ▲"뛰는 공룡"이란 표현을 썼는데, 한통의 방만한 경영이라는 지적을 인정하는건가. - "방만한 경영"이란 표현은 참 쓰기 쉬운 표현이다. 100가지 사업 중 2가지만 잘못해도, 전부 다 잘못했다고 말한다. 그런식으로 방만한 경영이라 오인받을 수 있다. 사실 한통은 그동안 잘 해 왔다. 앞으로 이러한 큰 자원을 100% 활용하고, 최대한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해 노조파업으로 당초 예정했던대로 인력구조조정을 이루지 못했다. 이 문제에 대해 기획예산처와 협의한 적 있나. - 진정한 구조조정은 수치로만 하는게 아니다. 당초 3000명을 줄이기로 했는데 1000명밖에 줄이지 못했으니 그것은 구조조정 실패다. 이러한 표현은 이제 지양되어야 한다. 회사의 향후 발전방향에 대한 분명한 검토속에서 이루어지는게 진정한 구조조정이다. 앞으로 나갈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곧 밝힐 예정이다. 만일 한통의 진정한 발전 모습에서 오히려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재교육 프로그램등을 통해 인력을 오히려 늘려 나갈 계획이다. 회사에 어떤 사람이 필요한 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마련된 다음 구조조정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업부문별 필요인력에 대한 정확한 산술적 통계나 기준의 도출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한통의 이전 구조조정 방안은 완전히 백지화되는건가. - 한통과 정부와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아니 이미 지켜졌다. 물론 3000명이라는 인력구조조정은 끝난 것은 아니다. 현재 정부(기획예산처)에서 2월말까지 인력조정을 마무리해 줄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통은 4월말까지 말미를 주면 완료하겠다고 했다. 특정분야의 아웃소싱이나 분사화 등을 통해 인력 구조 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번 노조와의 합의서에도 아웃소싱 등을 통한 인력구조조정안에 대해 협의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바 있다. 2월부터 노조화 협의하에 1600명에 대한 아웃소싱 등을 추진할 것이다. 두 개정도의 사업분야를 아웃소싱하면 충분히 인력조정계획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작년 8월에도 당초 일정대로 민영화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주가 상황, IMT-2000 등으로 인해 계획대로 민영화를 진행하지 못했다. 올 상반기에도 증시 침체가 예상되는데 이와 관련 민영화 일정이 변경되지는 않는가. - 주식매각은 정부가 하는 것이다. 정부가 싼값에 주식을 매각하겠다면 정부가 할 것이다. 따라서 제가 민영화 일정에 대해 단언하기는 어렵다. 민영화안에 대해 정부와 협의, 진행해 나갈 것이다. ▲국내 최고 기업인 한통이 B2B 토탈 솔루션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벤처업계에서는 한통이 자신들의 사업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불만도 크다. B2B솔루션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 한통은 기본적으로 솔루션을 개발하지는 않는다. 한통은 솔루션이 없는 중소기업체들을 모으고, 또 솔루션업체와 중소업체를 서로 연결해 줄 것이다. 정보화는 단순한 DB의 축적이 아니다. 진정한 정보화는 제품의 생산에 포함되는 정보비용 즉 노하우를 말하는 것이다. 제품생산에 소요되는 종전의 개발 등 인력 비용 등을 정보화로 대체하는 것이 진정한 정보화이다. 정보통신사업발전은 오프라인을 정보화시키면서 효율화시켜나가는 것이다. 정보화는 솔루션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통은 종전의 "정보를 얻는 인터넷"에서 "솔루션을 얻는 인터넷" 사업으로 사업방향을 바꾸어 나갈 것이다. 한통은 중소기업과 솔루션업체를 서로 연결, 중개할 것이다. 우리가 솔루션업체가 나갈 시장을 만들어주고, 맡아 줄 것이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러한 개념의 B2B사업을 추진해 볼 생각이다. 일종의 솔루션 전자 상터개념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IMT-2000, 위성방송 사업권 획득 등으로 인해 한통의 독점적 시장 지위가 더 강해지고 있다. 이에따른 통신시장의 불공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공정한 통신시장 유지를 위한 복안이 있는가. - 우리 정부도 미국의 FCC처럼 다양한 규제정책을 취하고 있다. 유선전화의 요금이 50원인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싼 것이다. 독점을 하기 때문에 규제가 가능하고, 이 때문에 싼값에 통신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경쟁이 이루어지면 오히려 요금이 올라갈 수 있다. 무선통신사업 5사의 경우, 경쟁하면서 오히려 요금이 올라 갔다. 독점보다는 규제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 ▲한통 IMT의 대표는 누가 맡게 되나. 한통프리텔-엠닷컴과의 동시합병 방향으로 추진되는것 아닌지. - 남실장(전 한통IMT-2000추진본부장)만큼 IMT2000을 많이 아는 다른 사람이 한통에는 많이 있다. IMT2000은 1조 5천억짜리 회사이고, 또 향후 몇년간 수 조원의 투자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회사이다. 이에비해 프리텔 등은 매년 3조원씩의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는 회사이다. 2G(2세대통신)에서 3G로 어떻게 자연스런 경로에 따라 발전해가느냐가 중요하다. 범KT차원에서 이익을 최대한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SK텔레콤은 2G에서 3G로 이동해나가는데 있어 그룹전체의 최대 이익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안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범KT차원에서 최대이익을 올리는 방향이 IMT2000의 조기통합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계획이다. 그리고 아직 IMT2000의 대표는 정해놓지 못하고 있다. ▲현 주가에 대한 평가는. - 현재 한통은 30조원에 가까운 자산을 땅에 깔아놓고 있고, 5만여명의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1조원에 가까운 수익을 내고 있다. 뿐만아니라 자회사로 무선통신사업체 및 IMT2000과 위성방송 사업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아마 우리회사가 미국에 있는 회사였다며, 나스닥이 아무리 폭락한다 하더라도 현재 주가의 두배이상은 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의 주식 시장이 너무 왜곡되어 있다. 아마 통신주 중에서 한통의 주가가 가장 저평가되어 있다. ▲해외 사업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 해외 사업 펼치고 싶은 생각 있다. 3년내 해외사업이 전체 매출의 10%선이상을 차지하도록 할 것이다. 아직까지 구체적 실천계획 및 방법은 생각하지 못했다. ▲IMT-2000 서비스일정은. - 내년에 시험망을 통해 시험서비스를 할 것이다. 올해는 자체개발을 통해 시험망을 깔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가 IMT-2000서비스를 빨리 끌고 가는게 좋은냐의 여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유선전화에 비디오폰 나온 게 10년 전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수요가 있나? IMT-2000을 통해 TV를 본다는 것, 고속인터넷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예상고객은 어떤층인지 다시 한번 더 생각해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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