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②한은 총재 "경제노화 대책 세워야"

고교생 경제교육 특강
  • 등록 2005-05-24 오후 1:55:23

    수정 2005-05-24 오후 1:55:23

[edaily 이학선기자] 다음은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열린 고교생 대상 경제교육 특강 내용이다. ◇"위기는 기회..기업빚 미국보다 적다" 이 같은 위기는 우리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위기에 적응해서 새로운 환경에 맞게끔 우리경제의 틀을 바꿔 한단계 더 높은 선진국 수준으로 뛰어넘는 과정에 우리는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희망은 무엇인가. 세가지를 얘기하겠다. 선진국이 되려면 경제체질이 튼튼해야 한다. 지금 우리 경제가 급속도로 튼튼해지고 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기업체질이 튼튼해지고 있다. 빚이 크게 줄었다. 전문적 용어로 부채비율 5년전 400%였는데 지금은 100%다. 미국이나 일본이 140%다. 우리나라 기업의 빚은 미국이나 일본 기업보다 적다. 경영도 많이 투명해졌다. 기업뿐 아니라 은행도 튼튼해졌다. IMF 당시 많은 은행이 도태되고 합병되고 했지만 그 결과로 국내 은행은 선진국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IMF 당시 부실채권비율이 16%였다. 현재 2%로 줄었다. 선진국 수준이다. 여기에 외환이 튼튼하다.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세계 4등이다. 일본 중국 대만 다음 한국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운용에 관심갖고 있는 것도 그 같은 이유다. ◇"지식기반산업이 성장주도한다" 둘째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했다. 조선,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이 산업들이 성장과 수출을 끌어가는 기관차다. 개방시대 특징은 잘 나가는 것은 계속 잘 나가고 힘이 약한 것은 그렇지 못하는 데 있다. 우리나라 주력산업은 강력한 성장력을 갖고 있다. 셋째 차세대 성장주도산업은 제조업이 아닌 지식기반 산업이다. 구체적으로 금융, 통신, 물류, 교육, 의료, 환경, 여가, 관광, 문화, 예술 등이다.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10년내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중심을 지식기반 서비스산업이 차지할 것이다. 21세기를 이끌 것이다. 현재 경제문제는 어느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린다. 작년 우리나라 기업이익은 역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민생활면에서 보면 굉장히 불황이다. 이를 양극화라고 한다. 왜 양극화가 일어나는가. 잘 나가는 기업들이 경제성장을 이끌고 수출을 이끌고 있지만 고용이 늘어나지 않고 투자도 외국으로 빠져나가면서 기업의 성장이 가계생활로 연결이 안되는 것이다. 이 조정과정이 끝나야 본격적이 연결이 될 것이다. 양극화가 상당기간 지속되겠지만 앞으로는 완화될 것이다. 올해들어 현저히 완화되는 쪽으로 경제내용이 바뀌고 있다. ◇"한국, 아시아 중심에 섰지만‥" 우리나라 세계경제서 어떤 위치 점하고 있는가. 세계경제 성장중심지는 19세기 영국이었다. 20세기에는 미국이었다. 21세기에는 중심지가 아시아로 옮겨갈 것으로 많은 사람이 보고 있다. 현재 아시아지역의 경제성장은 다른 지역의 2배 이상이다. 아시아 가운데서도 경제성장의 중심지는 한국, 일본, 중국 동북아 3개국이다. 현재 시점에서 보면 미국이 세계소득의 30%, 유럽이 30%, 아시아가 26%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2%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는 세계에서 25~26번째로 많지만 경제소득규모는 11번째의 생산을 하고 있다. 무역규모는 12번째로 크다. 반도체, 조선, IT산업, 광역통신망은 세계1등 산업이다. 국제회의에 가보면 아시아는 일본 중국 한국 이 세나라다. 그 바로 밑에 인도가 있다. 이처럼 우리가 앞서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경쟁력에서 취약한 면이 있다. 정신적인면, 사회적인 면이다. 60대 선진국 가운데 노사관계는 꼴등이다. 교통질서를 세계에서 가장 안지킨다. 교통사고 사망자도 높다. 개방정서도 꼴등에 가깝다. 서울생활비가 비싼 것도 꼴등에 가깝다. ◇"경제노화 막아야" 앞으로 경제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두 가지로 나눠 설명하겠다. 첫째 경제노화를 막자. 성장률 낮아지고 물가는 높아지고 사회는 불안해지는 사회를 늙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가 노화하는 위험을 가지고 있다. 인구증가가 정지되고 노령화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불과 30~40년 인구증가율은 매년 2%가 넘었다. 산아제한 노력을 했다. 지금은 여성 평생출산율이 1.17명밖에 안된다. 인구가 줄면 생산적 노동력이 감소한다. 성장률이 떨어지고 사회복지비용이 늘어나면서 경제활력이 떨어진다. 소비수요가 줄어 경제활력이 떨어진다. 이미 우리나라도 소아과와 산부인과가 안되고 있다. 백화점 어린이 코너가 불황이다. 학생수가 줄어 학원이 안된다.미국은 이 문제를 이민으로 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한다. 노화를 막는 요인은 또 있다. 예를 들어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소위 3D업종은 일감이 있어도 기피한다. 반면 욕구는 커지고 있다. 연금이 엄청난 적자로 간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국회나 정부나 연금적자를 줄이기 위해선 연금을 더 내든지 연금수혜를 줄이든지 해야하는데 이걸 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재산보다 사회재산이 우선" 두번째로 고쳐야할 게 정신개혁이다. 과거 우리나라 국민생활의 기본문제는 먹는 것과 입는 것이었다. 이런 문제는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개인이 돈이 있으면 사면된다. 이를 개별재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국민의 생활욕구는 쌀이나 옷이 아닌 교육 교통 통신 환경 건강 여행 여가 문화예술 문제 등 고급 서비스에 있다. 이는 사회 공공재다. 지난날에는 개인이 잘 산면 문제가 해결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개개인만으로는 잘 살 수 없다. 함께 살아야 잘 산다. 개인재산만 가지고는 잘 살 수 없다. 사회재산이 많아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를 짓는 것은 개인재산이 아닌 사회재산이다. 앞으로 우리국민이 정신개혁을 하지 않으면 우리국민이 선진국에 진입할 수가 없다. 공동체 의식, 공중도덕, 사회질서를 잘 지켜야한다. 지금부터 6년전 한국에서 30년간 살아온 일본사람이 맞아죽은 각오를 하고 쓴 한국 비판을 한 적이 있는데 한국은 물질은 1만달러 수준에 있지만 의식은 100달러 수준에 있다고 했다. 이런 비판을 고맙게 받아들여야 한다. ◇"공동체의식 회복해야..과외 대신 교육세를" 그렇다면 고쳐야할 게 무엇인가. 첫째 공통체 의식을 갖자. 개개인에 앞서 사회전체를 생각해야 한다. 교육비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사교육비 부담때문이다. 그런데 대학 경쟁력은 60개 선진국 가운데 59등이다. 교육비 부담은 60개국 중 1등인데 대학 질은 이렇게 나쁘다. 원인은 간단히 말해 교육문제를 사회가 공동으로 해결하려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해결하려하기 때문이다. 교육세는 안내려하고 유산은 자식에게만 물려주려 하고, 내 자식만 잘 되게하려하다보니 사교육비가 는다. 내 자식만 좋은 대학보내겠다니까 대학은 가난하다. 과외수업에 드는 돈을 교육세로 냈다면 우리나라 교육문제는 벌써 해결됐을 것이다. 대학수준도 높아졌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과외비 대신 교육세를 내자, 유산 대신 대학에 기부하자는 캠페인을 해야 한다. 다음으로 사회질서와 공중도덕을 지켜야한다. 목욕탕에 가면 샤워하지 않고 냉탕이나 온탕에 곧장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냉탕에서 수영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자녀에게 수영연습을 시킨다. 냉탕 옆에는 폭포수가 있다. 옆에 사람이 있든 말든 그렇게 해서 옆사람에게 물이 튕긴다. 고발정신도 있어야 한다. 독일에선 접촉사고가 나면 경찰에 신고된다. 재판에도 가는데 고발한 사람이 그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우리나라에 고발정신이 있나. 귀찮다고 해서 그냥있지 않나. 이를 고쳐야 한다. 우리 경제는 수많은 위기와 고통을 안고있다. 저성장, 실업, 불균형, 양극화 문제 등. 이를 표면적으로만 봐선 안된다. 그 밑의 흐름을 봐야한다. 환경변화의 과도적 현상이다. 이 과도적 현상은 머지않아 끝날 것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 선진국으로 도약할 것이다. 한국 경제의 장래는 매우 낙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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