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종금회오리, 금융시장 직격탄 되나

  • 등록 2000-07-20 오후 9:18:13

    수정 2000-07-20 오후 9:18:13

종금업계가 본격적인 시련의 시기를 맞고 있다. 중앙종금제주은행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중앙종금의 독자생존 여부가 불투명해졌고 대주주가 증자를 포기한 한스종금은 유동성 위기를 이기지 못한채 부도를 내 금감위로부터 3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받았다. 여기에 금감원이 8개 종금사를 상대로 실시한 실사결과가 다음주 발표되고 이후 일부 종금사에 적기시정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보여 7월 한달이 종금사 생존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종금사의 유동성 위기는 종급업계 자체 뿐만 아니라 거래 금융기관과 기업의 자금사정, 금융시장 전반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7월 종금사 처리에 따른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한스종금 왜 주저앉았나 = 한스종금의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된 것은 330억원의 증자가 실패로 끝난 지난 14일부터. 지난 3월말 현재 한스종금의 BIS비율은 6.09%로 8개 종금사중 유일하게 BIS 8%를 밑돌았지만 한스종금은 7월14일로 예정된 증자가 마무리되면 8%를 웃돌게 된다며 독자생존을 장담해왔다. 지난 3월말 현재 한스종금의 자산은 1조9420억원, 부채는 1조9025억원으로 자산이 부채를 약간 웃돌았고 BIS비율은 6.09%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한스종금의 대주주인 스위스계 SPB컨소시엄은 한스종금의 실제 BIS비율이 마이너스에 달할 정도로 재무상황이 나빠 증자후에도 BIS비율을 일정수준 이상으로 올리기는 힘들다고 보고 증자자체를 포기했다. 이후 한스종금은 기관과 법인고객들의 예금이 이탈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지난 19일에는 만기가 돌아온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냈고 20일에는 최종부도 처리됐다. 종금사 한 관계자는 "어차피 대주주의 증자없이 독자생존은 어렵다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증자에 실패한 다음부터 한스종금이 결제를 포기하다시피 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금감위도 지난달 종금사 현황과 대책을 발표하면서 한스종금은 대주주의 증자가 이뤄지면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대주주가 증자를 포기할 정도로 재무사정이 악화된 점은 간과해 감독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중앙종금도 회오리속으로 = 중앙종금제주은행의 합병무산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두 기관은 독자생존이 힘들다고 보고 상호필요에 따라 합병방침을 발표했지만 처음부터 정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독자적으로 생존이 힘든 기관이 합병을 내세워 정부의 자금지원을 이끌어 낸 뒤 구조조정의 바람을 피해보려는 의도로 간주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었다. 두 기관은 이후 하고 합병추진위원회를 꾸리고 기획예산처 국장출신인 정지택씨를 영입해 합병추진을 맡겼지만 중앙종금이 은행 유동성 지원에 의존할 정도로 재무사정이 좋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결국 합병은 백지화되고 말았다. 중앙종금경우 지방은행과의 합병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겨줬지만 한달여만에 결국 합병이 무산됨으로써 종금업계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을 더욱 싸늘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종금사 BIS비율 실사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현재로서 중앙종금의 독자생존은 힘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대주주의 증자 등 적극적인 자구가 없을 경우 중앙종금은 공적자금 투입후 예보 자회사 편입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위기감 몰려오는 종금업계와 금융시장 = 한스종금의 영업정지와 중앙종금의 합병무산으로 나머지 종금사들도 예금이탈과 주가하락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최근 위기를 가까스로 극복했던 한국종금한불종금경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종금경우 하나은행이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선언해 위기를 막았지만 금감원 실사결과 발표에 따라 대주주인 하나은행이 태도를 달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독자생존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때 철수설이 나돌던 한불종금도 대주주인 소시에떼 제네랄이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종금사의 경우 그동안 기업자금 중개를 주로 맡아왔고 금융기관들도 종금사와의 거래규모가 적지 않아 영업정지 종금사가 또 나오거나 BIS비율이 8%이하로 떨어지는 종금사가 많아질 경우 기업자금 사정과 금융기관의 유동성 악화를 불러올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종금사의 독자생존이 힘들더라도 기존의 거래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퇴출없이 공적자금을 투입해 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로 만들기로 했지만 종금사의 추가 영업정지나 국유화 조치가 거래위축을 불러 올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금융권은 다음주 종금사 BIS비율 실사결과와 후속대책이 발표되고 여기서 부실 종금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날 경우 기업 자금사정 악화와 금융기관의 보수적 자금운용을 초래, 자금경색이 재발하고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증시가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정부가 내놓은 자금시장 안정대책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채 기업자금 경색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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