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에 이어 웹젠도 주인바뀌나

M&A 시장 매물로..中 게임업체 가장 적극적
열쇠는 우리증권 손에.."한국 게임산업 영향 고려해야"
  • 등록 2008-05-29 오전 11:59:28

    수정 2008-05-29 오전 11:59:28

[이데일리 배장호 류의성기자] 게임업체 웹젠(069080)이 M&A(인수합병) 매물로 나왔다. 그러나 최근 주가 급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매각 성사를 섣불리 장담하긴 일러 보인다.

29일 게임업계와 M&A업계에 따르면 웹젠 매각작업이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NHN과 국내 게임업체 'O'사, 중국의 유력 게임업체 한 곳, 그외 2~3개의 투자펀드가 인수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당사자인 웹젠 직원들도 동요하는 모습이다. 한빛소프트가 T3엔터테인먼트로 넘어간 데 이어 웹젠의 M&A 진행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 M&A 바람이 본격적으로 부는 것이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련기사 참고 : (게임산업 지각변동)①M&A 바람 거세다)

◇웹젠, M&A 단골 손님..왜?

웹젠은 작년말부터 지난 3월 주총까지 네오웨이브와 라이브플렉스의 적대적 M&A공세에 시달렸었다. 수면위로는 네오웨이브와 라이브플렉스만 떠올랐지만 일부 게임사 사장들이 웹젠 주식 세일즈에 직접 나서거나 경영권 분쟁 양상을 주시하면서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여기에는 웹젠의 백기사로 등장한 우리투자증권의 영향력이 작용했음은 관련자들도 부인하지 않는다. 사실 웹젠은 이전에도 대형 통신사나 인터넷포털 등 게임업계 M&A 루머 단골 주인공이었다.

웹젠이 이렇게 `동네북` 신세가 된 것은 3년넘게 이어지고 있는 영업손실등 실적 부진 탓이다.

지난 1분기 웹젠 매출은 71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62%, 전년동기대비 13.45% 각각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익은 37억원의 적자를 기록, 전분기(36억원 적자)는 물론이고 전년동기(49억원 적자)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웹젠은 지난 2005년 이후 1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뮤 온라인으로 연명하고 있는 웹젠이 실적 회복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던 온라인게임 `SUN`이 기대에 못미쳤고 신규 게임 헉슬리의 서비스 일정 지연으로 모멘텀이 지연되는상황이다. 웹젠 직원들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웹젠 측은 최근 조직 통폐합과 구조조정 등 고정비 절감으로 올 4분기에는 분기 기준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SUN이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2분기에는 해외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전체 실적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증권가 한 관계자는 "웹젠이 입주해 있는 건물 등 자산가치는 있으나 수익성 악화와 경영진의 무능력 등으로 주가 가치상으로 평가하기 힘들다. 대주주의 경영 의지가 약해 M&A 루머가 많이 나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웹젠 M&A 키는 우리투자증권

웹젠 매각의 키(KEY)는 우리투자증권이 쥐고 있다.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네오웨이브와 라이브플렉스 측은 우리투자증권 소속 모 팀(Team)이 실질적으로 웹젠 경영권을 쥐고 흔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대주주인 김남주 웹젠 사장은 자신의 보유 지분 6.27%에 대한 처분권 등 매각작업 일체를 우리투자증권에 일임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작년 말 웹젠에 대한 네오웨이브와 라이브플렉스의 적대적 M&A 시도가 본격화될 당시 백기사로 뛰어들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웹젠이 보유한 자사주를 양도받아 6.15%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재로선 김남주 사장 지분 6.27%와 우리투자증권 지분 6.15%를 합한 12.42%가 매각대상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여타 임직원 보유 지분까지 포함될 수 있다.

무엇보다 네오웨이브와 라이브플렉스가 보유 중인 11.46%를 먼저 사들일 지 여부가 포인트다. 이럴 경우 매각 대상 지분이 25%를 넘게 된다.

문제는 웹젠의 현 주가 상황이다. 매각작업 정보가 미리 새 나가면서 웹젠 주가는 최근 한달새 60% 가량 급등했다. 네오웨이브 등 지분을 먼저 사들이려던 우리투자증권의 계획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인수 희망업체들 중에는 중국 게임업체 한 곳이 가장 적극적이다. 하지만 국내의 유력 게임업체를 중국 업체에 넘길 경우 쏟아질 우려와 질타에 대해 매각자측이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中, 한국 시장 영향력 확대하나

웹젠 M&A에 중국 모 게임업체가 가장 적극적이라는 소식에 특히 국내 게임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중국 게임시장 급성장으로 자금을 확보한 이들이 온라인게임 종주국을 자처하는 한국으로 역으로 들어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게임회사 인수는 개발 소스 코드 유출과 게임 운영 관리 등 게임관련 노하우가 유출될 우려가 있어 국내 게임산업에도 적지않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T3엔터가 한빛소프트를 인수한 후 중국 게임업체의 국내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퍼진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T3엔터가 한빛을 인수하기 전에 중국 게임업체 더나인으로부터 3800만달러를 유치했다. 이와 함께 올 7월 열릴 한빛소프트 주총에 더나인 부사장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올라와 있다.

T3엔터 측이 이번 한빛소프트 인수가 더나인과 무관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사그러들지 앟고 있다.

중국 게임업체 영향력 확대와 관련해 지난 2004년 액토즈소프트의 피인수를 떠올리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크다.

지난 2004년에는 중국 최대 게임퍼블리셔 샨다가 국내 게임업체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했었다. 지난 2003년 말 위메이드는 액토즈소프트와 공동 소유권을 갖고 있는 `미르의전설2`를 샨다가 표절해 `전기세계`라는 게임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제기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액토즈소프트가 이에 휘말리면서 안팎으로 우여곡절을 겪었고 지난 2006년에는 액토즈가 위메이드 지분을 공개매각에 나서기도 했다.

A 게임업체 관계자는 "액토즈 사건은 한국과 중국 게임업체 사이에 발생한 온라인게임 지적 재산권 분쟁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국부 유출 논란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이번에도 웹젠이 중국 게임업체로 넘어간다면 업계 큰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B 게임업체 관계자도 "웹젠 직원들이 최근 회사를 이탈하는 모습과 M&A 소식이 맞물리니 안타깝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해도 현재 서비스 중인 헉슬리나 후속작인 뮤 온라인2를 제대로 콘트롤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 게임회사 CFO는 "M&A로 게임업계가 머니게임 전쟁터가 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모 증권사가 키를 갖고 있다하지만 국내 게임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한다. 돈벌이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국내 게임산업에 악영향을 미치면 증권가도 좋을 것은 없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 관련기사 ◀
☞웹젠 매물로..가격 부담에 성사 여부 미지수
☞(게임산업 지각변동)①M&A 바람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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