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최종 생산된 제품·서비스의 합
한 나라의 경제규모를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가 GDP다. GDP는 한 국가에서 맨 마지막으로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 더해 돈으로 표시한 값이다. 한국에 빵집 하나만 있고 여기서 1년에 1000원짜리 빵 10개를 만든다면 한국의 한해 GDP는 1만원이 된다. 얼마나 만들어냈는지, 가격이 얼마인지만 알면 GDP를 계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북한에서 빵 가격이 1000원인지 5000원인지 모르고 북한 돈 1000원이 우리나라와 같은 1000원의 가치를 갖는지도 알 수 없다. 그래서 한은은 북한 GDP를 추정할 때 우리나라 가격을 그대로 가져다 쓴다. 우리나라에서 빵이 1만원이면 북한에서의 빵 가격도 1만원으로 간주한다.
그 대신 물량은 국내외 여러 기관에서 추정한 자료를 쓴다. 농촌진흥청,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에서 북한이 쌀을 얼마나 생산하고 석탄을 얼마나 캤는지 등을 조사하는데 이는 믿을 만한 자료로 평가 받는다.
한은 측은 “가격을 모르지만 물량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알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여부는 신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식으로 본 北 경제
한은은 북한민이 벌어들인 소득도 추정한다. 명목 GDP에 북한민이 개성공단에서 받은 임금, 해외 음식점 등에서 외화벌이로 번 돈 등 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해 국민총소득(GNI)를 계산한다.
추정 결과, 북한의 1인당 명목 GNI는 지난해 139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NI가 3093만5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22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북한의 명목상 지표는 우리나라 가격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통일 등을 고려했을 때 북한 경제가 어느 수준에 와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한은이 추정한 결과는 우리나라식대로 보는 하나의 참고 자료인 셈이다.
다만 남겨진 과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시장과 대외무역이 북한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더 커지는 상황에서 시장 부문을 어떻게 반영할지 여부다.
홍순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011년 이후 시장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전체 북한 경제에서 장마당 등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며 “특히 장마당은 유통마진도 높아 이를 고려하면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한은 추정치보다 소폭 높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