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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허그 어쩌나…보증 잘못섰다 100억 날린 사연

사천 흥한 에르가 2차, 건설사 부도로 공사중단
분양보증 선 HUG, 수분양자에 707억 물어줘
공사장 매각 시도했지만…2년 동안 계속 유찰
삼정이앤씨에 603억 받고 매각
  • 등록 2021-06-04 오전 11:00:10

    수정 2021-06-06 오전 8:52:20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경남 사천에 절반도 채 짓지 못한 채 멈춰선 흥한 에르가 2차 아파트 공사장.

2018년 8월 시공사인 흥한건설의 부도 이후 3년여 방치돼온 이 사업장이 드디어 새 주인을 찾아 공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다만 분양보증을 섰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대위변제로 수분양자 등에 707억원을 물어주고 603억원에 사업장을 팔아, 100억원 넘는 손실을 입게 됐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4일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실과 HUG 등에 따르면 HUG는 지난달 말 삼정이앤씨와 흥한 에르가 2차 아파트 사업장의 매각을 위한 수의계약을 맺었다. 2년여 동안 매각을 위해 수차례 공매에 부치고 입찰가격을 낮췄음에도 응찰자가 없어 애를 먹던 HUG는 첫 감정가인 1207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603억6900만원에 사업장을 넘겼다.

이 아파트단지의 수난은 3년 전 시작됐다. 2017년 3월 분양할 때엔 2019년 7월까지 1296가구를 준공하겠단 목표였지만, 2018년 12월 공정률 44.5%에서 공사가 멈춰섰다. 수분양자들은 공사 재개만 기다렸지만 시공사의 부도로 이듬해 2월 HUG에서 사고사업장 판정을 받았다.

HUG의 보증이행 결정에 수분양자들은 그간 냈던 계약금, 중도금 등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기다렸다가 아파트를 받는 분양이행, 납부했던 분양대금을 돌려받는 환급이행이란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지만 수분양자 3분의 2 이상이 환급이행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결국 모든 이들이 분양을 포기하고 돈을 돌려받았다. 다만 2년여 동안의 이자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잃은 수분양자에게도 큰 고통이지만, HUG 역시 손실이 컸다. HUG는 시공사 대신 수분양자들에 돈을 물어준 뒤 사업장을 매각해 손실을 보전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지난해 3월 감정평가액 1297억원을 받고 온비드(온라인 공공자산처분시스템)에서 공매에 부쳤지만 응찰자가 없었다.

HUG는 올해 4월 다시 감정평가를 진행해 1207억원으로 매각을 재시도했지만 8회 연속 유찰됐다. 유찰을 거듭하면서 최저입찰가는 603억6800만원까지 떨어졌다. 감정가의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삼정이앤씨가 603억6900만원에 사들이겠단 의사를 밝히면서 수의계약 형태로 어렵사리 매각이 성사됐다.

하영제 의원은 “새 아파트 입주를 고대했던 지역민들이 오래 속앓이했고 결국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놓쳤다”며 “HUG가 분양보증 심사에 신중을 기해 또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HUG가 심사를 강화하면 주택공급이 위축되고, 완화하면 이렇듯 주택도시기금을 날리는 딜레마가 있다”며 “사회적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게 분양보증 평가 기준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사가 중단된 사천 흥한 에르가 2차 아파트 건설 현장(사진=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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