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부동' 대형마트 규제 완화 급물살 탈까

31일 오후 6시 현재 '국민제안 톱10' 중 최다득표…주요 정책 과제로
공정위 "대형마트 새벽배송 불가, 이커머스와 형평성 X"
대형마트 업계 반색…"늦었지만 올바른 움직임"
중소상인ㆍ노동계 반발 "새 정부가 재벌 편들어"
  • 등록 2022-07-31 오후 6:27:35

    수정 2022-07-31 오후 9:19:35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13년째 요지부동이던 대형마트 규제 완화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통시장을 살리고 중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지만 실효성 논란이 계속 불거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 국정과제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대형마트는 규제 완화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중소상공인과 마트 노동자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 또다시 험로가 예상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국민제안’ 최다득표 3위 내에

31일 오후 6시 기준 대통령실의 ‘국민제안’ 온라인 투표 현황을 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57만7323건의 동의를 받으며 10개 제안 중 가장 많은 공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대통령실은 이날까지 10가지 ‘국민제안’에 대한 투표를 실시해 최다 득표 3위 안에 드는 제안을 적극 국정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도 대형마트 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을 금지하는 영업 제한 조항 개선을 위해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이다.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영업제한을 전혀 받지 않는 상황에서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의 경쟁과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판단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유지되고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만 가능해져도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상당한 실적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월 2회 의무휴업을 폐지하면 월간 600억~800억원, 연간 약 7000억~1조원의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은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 상권보호 역할은 미미한 반면 대형마트의 영업 자유를 침해만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소비행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변했지만 오프라인 마트만 영업시간·일수를 규제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경영난에 따른 폐업조차 쉽지 않다.

지난 5월 경영악화로 폐점을 하려던 이마트 시화점은 올해 말까지 영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경기도 시흥시와 시민단체 등이 노동자의 실직 등을 이유로 폐점저지 투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경기도 모 전통시장에서는 인근 대형마트가 경영난으로 철수하려 하자 ‘손님 빠져 나가니 나가지 말라’고 상인들이 반대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를 국민제안 온라인 투표에 부치자 마트노조, 소상공인 단체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3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정기휴무일 알림판. (사진= 연합뉴스)
대형마트 “만시지탄이지만 다행…모든 영업규제 철폐해야”

대형마트 업계는 현 정부의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 너무 늦었다면서도 반색했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격주로 문 닫는 일요일에 마침 매장을 방문한 고객 중에 일요일은 계속 휴점으로 알고 마트 방문을 포기하는 경향도 있다”며 “일요일 매출이 평일보다 2.5배 더 나오는데 의무 휴업일을 없애면 실적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점포 내 온라인 향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라며 “의무휴업을 폐지하면 온라인 매출 확대 및 비용절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시간 제한도 없어지면 새벽배송이 가능한 창고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소상공인과 대형마트 노동자들의 반대가 관건이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은 이미 2018년 대형마트 7곳이 낸 헌법소원에서 합헌 결정이 나왔다”며 “적법성이 입증됐는데도 새 정부는 국민투표를 통해 골목상권 최후의 보호막을 제거하고 재벌 대기업의 숙원을 현실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트 노동자들도 “한 달에 두 번 있는 마트 노동자의 휴일을 빼앗으려는 시도”라며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 제도는 골목상권 보호 뿐만 아니라 종사 노동자의 건강권·사회권을 보장하는 차원으로 만들어낸 소중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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