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인력 확충+조직 체계 변경…삼성 '미래 교두보' 확보 총력전

JY, 유럽출장 귀국길…기술·인재·조직문화 강조
전문가들 "출장 방점은 결국 반도체 미래기술"
"불확실성 체감한 해외인재, imec서 연구 필요"
상반기 전략회의서 구체적인 대책 마련 나올 듯
  • 등록 2022-06-19 오후 6:05:57

    수정 2022-06-19 오후 8:53:46

[이데일리 최영지 이다원 기자] 삼성전자가 21일부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여는 건 코로나19 발발 이후 2년 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0박12일 유럽 출장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주요 경영진과 임원, 해외 법인장이 머리를 맞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에 따른 복합 위기 극복 방안과 미래기술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귀국길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콕 짚으며 “시장의 여러 가지 혼동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내는 한편,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기술의 중요성과 우수한 인재 영입을 주문한 만큼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선 삼성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먹거리 점검 및 전략 수정 등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럽 출장길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사업 점검 및 후속조치 이어갈 듯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IT·모바일·소비자 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경험(DX) 부문은 오는 21~23일 수원 본사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은 27~29일 화성 사업장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다만, 이 부회장은 재판 출석 등 취업제한 상태를 고려해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기술에 대한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엄중한 분위기 속에 이뤄질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전망이다. 무엇보다 ‘기술’과 ‘인재’를 강조한 만큼 사업 전반에 대한 점검 및 이에 대한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중휘 인천대 임베디드 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이 부회장이 세 번에 걸쳐 기술을 언급했다”며 “그 해법이 ASML과 imec(아이멕), 그리고 인재양성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차세대 반도체 기술선점을 위해선 ASML의 차세대 노광장비인 하이 NA 극자외선(EUV) 장비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 대 기업을 넘어 네덜란드 총리까지 만나고 온 것”이라며 “장비 공급뿐 아니라 그간 ASML 장비의 수율·애프터서비스(AS) 문제를 언급했을 것으로 보이며, ASML 입장에서도 삼성전자 없이 사업할 수 없으니 윈윈하는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이 아이멕을 통해 기술 선점에 대한 영감을 얻었을 공산이 큰 만큼 삼성전자가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 아이멕과의 협력을 통해 반도체연구소의 반도체(DS)부문 연구 인력 확충, 조직 체제 변경 등을 진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교수는 “반도체 선행기술을 리드하고 있는 아이멕과의 이번 미팅은 협력을 넘어 비즈니스 차원”이라며 “국내 석박사보다는 해외 인재들이 더 적합할 수 있다. 기초기술에 강점을 갖는 외국 인재들을 영입해 아이멕과의 연구 협업을 맡긴다면 현상태 미래기술 연구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담당하는 반도체연구소장을 교체하는가 하면, 파운드리사업부 핵심 임원도 바꿨고 경영진단을 통해 개선책을 마련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마르크 뤼터 총리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자동차社와 네트워크, 결국 반도체 위한 것”

이 부회장이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과 자회사 하만을 둘러본 데 이어 고객사인 독일 BMW를 찾은 것도 결국 반도체와의 연관성을 찾기 위한 발걸음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겸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배터리(이차전지)와 전장, 미래차는 결국 모두 차량용 반도체와 연결돼 있다”며 “삼성전자가 독일 자동차 회사와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면 차량용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모두 이야기할 수 있고, 결국 반도체와 연관성이 가장 깊다”고 했다. 이어 “(이 부회장이) 여러 사업을 두루 핸들링할 수 있는 건 오너이기에 가능했다”며 “또 견고한 파트너십 구축이 관건인데 단기간 내 변동 가능성이 있는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가 직접 나섰다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형 M&A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3년 내 의미 있는 M&A를 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우회적으로 M&A 작업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 바 있다. 네덜란드의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 NXP, 독일의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 인피니온, 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 ARM 등이 M&A 대상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침묵으로 일관했지만, 만약 이번 출장 기간 M&A 관련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면 구체적인 후속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루벤에 위치한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 imec CEO와 만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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