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수순' 헝다, 미국법원에 낸 파산신청 철회

청산 수순에 파산 실효성 작아져
  • 등록 2024-03-25 오전 10:10:23

    수정 2024-03-25 오전 10:10:23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중국 부동산 회사 헝다(에버그란데)가 미국 법원에 제출한 파산 신청을 철회했다. 홍콩 법원에서 청산 명령을 받은 상황에서 채무 조정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헝다그룹이 건설한 주택 단지. (사진=AFP)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헝다는 지난해 미국 뉴욕 남부 파산법원에 제출한 파산보호 신청을 철회한다고 이날 밝혔다. 헝다는 지난해 8월 190억달러(약 26조원)에 이르는 역외 채무를 우선 조정하기 위해 미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헝다는 파산 신청을 철회한 이유로 “지금까지의 방식으론 (채무 조정) 합의가 진전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신은 이것이 올 1월 홍콩고등법원의 헝다 청산 명령과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홍콩 법원은 헝다가 3280억달러(약 440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구조조정할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지 못했다며 헝다에 청산 명령을 내렸다. 회사가 청산 수순에 들어서면서 헝다가 파산 절차를 통해 채무를 조정하고 회생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더욱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분식회계 혐의로 헝다에 41억 7500만위(약 770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이를 두고 ‘도산시킬 회사는 도산시킨다는 쪽’으로 중국 정부 방침이 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1997년 설립된 헝다는 한때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부동산 개발 회사였다. 금융과 헬스케어, 레저, 전기차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2021년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그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로 채무 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2021~2022년 입은 손실만 해도 5820억위안(약 107조원)에 달한다.

카 류 도쿄재단 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 부채 사슬 내의 약자, 즉 헝다그룹의 아파트를 사서 입주하지 못하는 개인과 헝다그룹 개인 투자자를 구제해야 하는데 이들이 구제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헝다 도산을 불러온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는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계 50위권 회사였던 진후이홀딩스는 지난주 3억달러(약 4000억원) 규모 채권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졌다. 업계 2위 회사인 완커도 자금난으로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으로 강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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