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일본 물먹인 中 `철낭자`

  • 등록 2005-05-24 오후 2:19:44

    수정 2005-05-24 오후 2:19:44

[edaily 하정민기자] "외교적 결례는 중요치 않다. 더이상 고이즈미의 신사 참배를 좌시할 수 없다" `중국의 대처`, `철낭자(鐵娘子)`로 불리는 우이(吳儀) 부총리가 또 다시 여걸의 면모를 과시했다. 우이 부총리는 23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6시간 전에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래켰다. 국가 수뇌급 인사가 일방적으로 정상 회담을 취소한 것은 외교 관례 상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전격적인 회담 취소가 중국 정부의 지시가 아니라 우이 부총리 스스로가 결정한 일이라는 점에서 사건의 여파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17일부터 일본을 방문 중이던 우이 부총리는 22일 고이즈미 총리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속하겠다는 의향을 표시한 것에 분개해 본국 지도부에 회담 중지를 요청했다. 22일 밤 중국 지도부로부터 회담 거부 동의를 얻은 우이는 이 결정을 즉시 실행에 옮겼다. 당황한 일본 정부가 중국 측에 충분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이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일본은 "다른 나라 정상과의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은 외교의 기본 매너를 무시한 일"이라며 발끈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내심 우이의 행동을 반기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쿵취안 대변인은 "유감스럽게도 우이 부총리의 일본 방문 기간에 일본 지도자들이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를 거듭 거론해 중일 관계를 해쳤다"며 회담 취소는 일본이 자초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무튼 중일 관계가 최악을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담대한 결정을 내린 우이 부총리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1938년 후베이성 우한에서 출생한 우이 부총리는 1962년 베이징석유학원(대학) 석유정제과를 졸업했다. 이후 26년 간 석유화학회사에서 근무한 뒤 베이징 부시장이 되면서 정치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굳이 이번 사건이 아니더라도 우이는 오래 전부터 자신의 별명 `철낭자(鐵娘子)`에 걸맞는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담력있고 호쾌한 무역협상을 진행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1990년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역임했던 칼라 힐스와의 담판이 대표적이다. 미국판 철의 여인 칼라 힐스가 중국 내 불법복제를 문제삼아 `좀도둑`과 교섭하려 왔다고 하자 우이는 "미국은 중국의 과거 유물을 강탈해 간 `날강도`가 아니냐"며 기선을 제압해버렸다. 우이의 이런 면모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 주룽지 전 총리 등 중국 최고 수뇌부가 그에게 전폭적인 애정을 보내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아랫 사람을 엄하게 다루기로 유명한 주룽지 전 총리마저 우이에게는 단 한번도 질책을 한 적이 없을 정도다. 결국 우이는 1998년 전인대에서 주룽지의 천거를 받아 대외경제무역합작부장으로 뽑혔다. 이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2010년 상하이 박람회 유치 등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고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동 당시에는 보건부장관 격인 위생부장을 맡아 또 한번 능력을 입증했다. 우이의 출세가도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우이는 2003년 11월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 정치국원을 맡았고 작년에는 중국 여성 최초로 부총리에 올랐다. 과거 쑨원의 부인 쑹칭링, 마오쩌둥의 부인 장칭, 저우언라이의 부인 덩잉차오 등이 고위직에 오른 바 있지만 실력자였던 남편의 후광 효과가 상당했기 때문에 자력으로 중국 최고위직에 오른 여성은 우이가 유일하다. 그녀의 성공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우이는 베이징 부시장 시절 사무실에다 야전 침대를 놓고 1년 이상 집에 들어가지 않은 채 행정 일선 업무를 챙긴 워커홀릭이다. 뿐만 아니라 왠만한 정치인 뺨칠 정도로 친화력도 뛰어나다. 가라오케에서 노래를 시키면 거절하는 법이 없으며 낚시, 골프, 볼링, 테니스 등 스포츠에도 만능이다. 독신이지만 일흔을 바라보는 지금도 결혼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낭만적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대중적 인기도 대단하다. 2002년에는 탁구스타 덩야핑을 제치고 인기 여성 1위에 뽑히기도 했으며 이번 정상회담 취소로 중국 내 우이의 인기는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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